
빼어난 절경, 한적하게 즐길 만한 드라이브 코스는…
자동차로 떠나는 드라이브 여행은 우선, 여정에서 만나는 빼어난 절경이나 독특한 볼거리, 아니면 번잡한 일상을 말끔히 씻어주는, 한적함이 주는 평온을 기본으로 한다. 황량한 내륙과 달리 90% 이상의 인구가 분포해 있는 호주 해안가 곳곳에는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수많은 코스가 있다.
호주 여행작가 중 여러 권의 여행 관련 서적을 출판한 바 있는 리 앳킨스(Lee Atkins)씨는 본지에서도 몇 차례 언급한 바 있는 유명 작가 중 하나이다. 앳킨스씨는 주로 호주 전역을 자동차로 여행하면서, 그 여정에서 만나는 독특하고 흥미로운 것들을 집어내는 작가로, 이색적인 도로 표지판 또는 그 외 사적인 알림판(signbord)은 그런 대표적 예라 할 수 있다. 그녀는 여전 안내 책자는 물론 호주 전역의 드라이브 코스를 안내하는 스마트폰용 앱(App)을 선보인 바 있다.
최근 그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즈넉하게 즐길 수 있는 호주 전역의 10개 드라이브 선정했다. 시드니 모닝 헤럴드 여행섹션을 통해 소개한 이들 코스는 사실, 각 주(state)에서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이기도 하다.
■ Summerland Way, New South Wales
휴가 시즌, 시드니에서 브리즈번(Brisbane)까지 연결된 퍼시픽 하이웨이(Pacific Highway)는 아주 짜증나는 도로가 되어버린다. 시드니 북부 센트럴 코스트를 지나 북으로 가면서 휴양도시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이 하이웨이에 지친 이들이라면 사우스 그라프톤(South Grafton)에서 서머랜드 웨이(Summerland Way)를 이용하는 것은 아주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이 길을 따라 카지노(Casino), 카이오글(Kyogle)을 거쳐 퀸즐랜드로 가거나 아니면 카지노에서 우회전하여 바이런 베이(Byron Bay) 쪽으로도 나갈 수 있다. 서머랜드 웨이를 이용해 퀸즐랜드로 가는 길이 상당히 돌아가는 여정이기는 하지만 이 도로가 주는 멋진 풍경과 고즈넉함은 호주의 광활한 시골 풍광을 만끽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 Old Grafton Road, New South Wales
지난 1962년 귀디어 하이웨이(Gwydir Highway)가 건설되기 이전, 올드 그라프톤 로드(Old Grafton Road)는 NSW 북서부 그라프톤(Grafton)에서 서부 내륙 글렌 인스(Glen Innes)를 연결하는 유일한 도로였다. 올드 그라프톤 로드는 1860년대 만들어진 도로로, NSW 북부 그레이트 디바이딩 산맥(Great Dividing Range) 내륙 쪽 곳곳의 바위 절벽을 일일이 손으로 깎아내 도로를 건설했다. 보이드 강(Boyd River)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코스가 멋진 경관을 보여주며 금광 개발 당시 많은 인구가 거주했으나 금광이 문을 닫으면서 이제는 고스트 타운(ghost town)이 된 달머튼(Dalmorton), 역시 이제는 사람이 살지 않는 뉴타운 보이드(Newtown Boyd)와 거기에 남아 있는 제1차 세계대전 기념비 등을 만날 수 있다.


■ Grand Central Road, Western Australia
서부 호주(Western Australia) 레이버튼(Laverton)에서 동쪽으로 내륙을 거쳐 북부 호주(Northern Territory) 울룰루(Uluru) 인근 율라라(Yulara)까지 이어지는, 장장 1,126킬로미터에 이르는 비포장 도로이다. 호주 내륙의 붉은 황토 사막 풍경을 간직한 이 도로 상에는 인적도 거의 없으며, 그 긴 도로 상에 마을이라 해야 몇 개에 불과하다. 사막지대의 이색적인 풍경, 지구상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독특한 풍광을 만날 수 있는 코스로, 비포장 도로이지만 굳이 4륜구동 차량이 필요치 않으며 2WD 차량으로도 충분히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많은 비가 내려 도로가 진흙뻘이 될 경우 곤란하겠지만,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기에 이 문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 Skull Springs Road, Western Australia
서부 호주(Western Australia) 북부의 작은 항구도시인 포트 헤드랜드(Port Hedland) 동쪽 내륙에 있는 철공석 광산타운인 필바라(Pilbara) 지역에서 약간 북쪽에 위치한 널리가인(Nulligine)에서 시작되는 비포장 도로는 아주 멋진 4WD 트랙으로 꼽힌다. 오크오버 강(Okeover River)을 끼고 이어지는 길로, 이 강변에는 멋진 캠핑장소도 있어 오지에서의 모험을 즐기는 이들이 사이에서는 잘 알려진 코스이기도 하다. 일반 승용차로는 갈 수 없는 길이며, 145킬로미터 길이의 코스 중간 중간에는 다리가 없어 직접 자동차로 강을 건너야 한다. 도시와는 워낙 멀리 있는 떨어져 있어 1년 내내 찾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것도 이 코스를 아는 이들만의 즐거움이다.



■ Western Explorer Highway, Tasmania
타스마니아(Tasmania) 서쪽 스트라한(Strahan)은 마운트 던다스 보호구역(Mount Dundas Regional Reserve)과 웨스트 코스트 산맥 보호구역(West Coast Range Regional Reserve) 사이에 있는, 잘 알려진 여행지이기도 하다. 스트라한 북부, 지한(Zeehan)에서 북쪽 마라와(Marrawah)까지는 호주 최대 열대우림이 펼쳐져 있다. 웨스턴 익스플로어러 하이웨이(Western Explorer Highway)는 바로 이 지역의 야생 자연을 탐험하는 코스로, 비포장 길을 따라가는 길이지만 밀림 속에 펼쳐진 풍경은 호주의 다른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



■ Great Inland Way, Queensland
시드니에서 퀸즐랜드 북쪽 끝, 케언즈(Cairns)까지 이어지는 2천700여 킬로미터의 도로이다. 불루마운틴, 배서스트, 더보, 오팔 관산타운 라이트닝 릿지 등 NSW 내륙을 북쪽으로 관통해 가는 이 도로의 끝까지 주행하기로 결심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장기간의 여행 일정을 세우고 떠난다면 이 긴 여 정 안에서 크고 작은 도시와 시골 풍경, 와인 산지, 광산타운, 강과 열대 우림, 때 묻지 않은 야생 등 호주가 담고 있는 모든 풍경들을 만나게 된다.


■ Gove Peninsula, Northern Territory
북부 호주(Northern Territory) 북동부 쪽, 파푸아 뉴기니 방향으로 자리잡은 고브 반도(Gove Peninsula)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호주 방어의 전초기지였다. 오늘날 ‘안헴랜드 원주민 보호구역’(Arnhem Land Aboriginal Reserve)이 된 곳으로, 이 반도를 여행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사실 북부 호주 카카두 국립공원(Kakadu National Park)의 관문이랄 수 있는 도시 캐서린(Katherine)에서 고브 반도 널런바이(Nhulunbuy)까지는 황량한 흙먼지 길을 자동차로 이틀간 달려야 한다. 게다가 이 지역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허가가 필요하다. 이 허가는 온라인을 통해 쉽게 받을 수 있다. 널런바이로 이어지는 센트럴 안헴 로드(Central Arnhem Road) 상에는 캐러밴, ‘그레이 노마드’(grey nomad. 레저 차량을 이용해 이곳저곳을 여행하는 은퇴자들)들의 출입은 제한되어 있으나(도로 안전 문제로) 오프로드용 캠핑 차량은 가능하다. 리 앳킨스씨는 “막상 널런바이에 도착하면, 사람들이 왜 이런 곳을 발견하지 못했을까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말로 이 지역의 멋진 풍경을 대신했다. 그야말로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것과 같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 원색의 바다와 하얀 백사장, 이르칼라(Yirrkala)에 남아 있는 원주민 ‘욜릉구’(Yolngu) 부족의 미술, 암각화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 Beyond the Great Ocean Road, Victoria
빅토리아 주 토키(Torquay)에서 워남불(Warrnambool) 지역에 이르기까지 약 300킬로미터에 이르는 그레이트 오션로드(Great Ocean Road)는 파도에 침식된 바위와 절벽, 구불구불 이어진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자동차 도로이다. 호주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코스로, 바다에 솟아 있는 12 사도상(12 Apostles. 이제는 11개가 남아 있다)을 비롯해 주변의 국립공원은 해변만큼이나 뛰어난 절경을 갖고 있다. 바다와 산, 여기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스포츠 액티비티, 한적한 분위기의 작은 마을들, 원주민 예술에 이르기까지 여행의 맛을 만끽할 수 있는 요소들은 더없이 풍성하다.


■ Lake Gairdner, South Australia
게어드너 호수(Lake Gairdner)는 남부 호주(South Australia) 에어 반도(Eyre Peninsula) 북쪽에 자리한, 호주에서 가장 큰 호수 중 하나이며, 바다와 연결되지 않은 내부 유역(endorheic)의 소금 호수이다. 포트 어거스타(Port Augusta)에서 출발한다면 북쪽으로 스튜어트 하이웨이(Stuart Highway)를 따라가거나, 서쪽의 에어 하이웨이(Eyre Highway)를 타고 킴바(Kimba)에서 북쪽으로 이어진 비포장 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스튜어트 하이웨이를 벗어나면 포장되지 않는 길이지만 굳이 4WD 차량이 필요하지는 않다. 드라이브 여정에는 다양한 아웃백(Outback) 풍경을 만날 수 있다.


■ Eyre Peninsula, South Australia
남부 호주(South Australia) 애들레이드 북서쪽 와얄라(Whyalla)에서 반도의 남쪽 끝 포트 링컨(Port Lincoln)까지, 에어 반도(Eyre Peninsula)의 동쪽으로 링컨 하이웨이(Lincoln Highway)를 따라가는 745킬로미터의 해안 드라이브는 빅토리아 주의 그레이트 오션 로드 만큼이나 다양하고 멋진 풍경을 갖고 있다. 링컨 하이웨이를 따라 이어진 해안 마을, 내륙 쪽의 자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코스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