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호주 중앙은행(RBA)의 금리 결정 발표를 앞두고 많은 주택담보대출자들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지만,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금리 인하는 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지만, 금리가 당장 내려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많은 전문가들은 RBA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3% 목표 범위 내에 도달하며 인플레이션이 안정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파인더(finder.com.au)에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37명의 경제 전문가 중 3분의 2가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그레이엄 쿡(Graham Cooke) 파인더의 소비자 리서치 책임자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목표 범위 내에 도달한 이후, 금리를 인하해야 할 압박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전문가들도 있다. 퀸즐랜드 대학교의 노엘 휘태커(Noel Whittaker) 교수는 “건설업에서의 물가 상승, 심각한 노동력 부족, 그리고 여전히 강한 고용 시장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유지하고 있어, 금리 인하는 성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UNSW의 리차드 홀든(Richard Holden) 교수 역시 “핵심 인플레이션이 3.3%로 여전히 목표 범위를 벗어나 있다”며 “가격 안정과 RBA의 신뢰를 고려하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우려는 서비스 부문에서의 높은 인플레이션이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션 랭케이크(Sean Langcake) 경제학자는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노동 시장이 여전히 과열 상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RBA가 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노동 시장의 상황을 좀 더 지켜보려는 이유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호주 달러의 약세도 금리 인하 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달러와 주요 교역국 통화에 비해 호주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수입 물가가 상승하고, 이는 다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 패스파인더 컨설팅의 피터 보엠(Peter Boehm) 대표는 “금리를 인하하면 수입 물가 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어, 현재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적절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호주 정부는 금리 인하를 촉구하고 있지만, 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정부는 물가 상승 완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장관 짐 찰머스(Jim Chalmers)는 “물가 상승은 여전히 정부의 주요 초점이 될 것”이라며 “RBA의 독립적인 결정을 존중하지만, 정부는 계속해서 가계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리 인하가 이루어질 경우, 주택담보대출자들의 월 상환액에 일부 경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 대출 잔액 64만1416달러를 기준으로, 금리가 0.25% 인하되면 월 약 100달러의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주택을 구매한 사람들은 그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시드니에서 평균 집값이 113만 달러인 경우, 대출자의 월상환액은 145달러가량 절감될 수 있다.
그러나 금리가 동결된다면, 그동안 금리 인하를 기다려온 주택담보대출자들은 여전히 높은 이자 부담을 안고 살아가야 할 가능성이 크다. RBA는 4년 동안 금리를 13차례 인상하며 현재 4.35%에 이르는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금리 결정은 많은 이들에게 중요한 전환점을 의미하지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 시점에서 금리를 내리는 것에 대한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다.
은행들의 금리 조정, 실질적인 혜택은 언제?
RBA가 금리 인하를 발표한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대출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주요 은행들은 금리 인하 후, 약 10일에서 14일 정도의 기간을 두고 새로운 금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ANZ는 평균 9일, NAB는 12일, CBA는 18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들의 금리 반영 속도에 따라 대출자들의 월상환액 조정 시점이 달라지므로, 대출자들은 금리 인하 발표 후 즉각적인 효과를 보기 어렵다. 이처럼 금리 인하 발표 후에도 은행들의 반응 속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대출자들은 자신이 속한 은행의 금리 인하 적용 시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CANSTAR의 데이터 인사이트 책임자 샐리 틴달(Sally Tindall)은 “은행들은 금리 인하가 발표된 후 자동으로 금리를 조정하지만, 새로운 금리가 적용되는 날짜가 실제로 적용되는 날짜는 은행별로 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늘의 금리 결정은 주택담보대출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금리 인하가 이루어진다면 다소나마 이자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그러나 금리가 동결된다면, 그동안 고금리에 시달려온 대출자들의 상황은 계속해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경미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