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부의 4월 ‘호흡기 감시 보고서’, 지난해 같은 기간 비해 20% 이상 증가 ‘확인’
NSW 주의 독감 시즌이 일찍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주 보건당국은 이를 전망케 하는 최신 데이터를 통해 인플루엔자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이달 둘째 주 NSW 보건부가 내놓은 호흡기 감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4월), NSW 주 전역에서는 약 5,160명이 독감 진단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0% 증가한 수치이다. 지난해의 경우 거의 200명에 가까운 환자가 매주 인플루엔자 및 관련 질병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호주 감시 보고서(Australian Influenza Surveillance Report)를 보면 인플루엔자 사례는 일반적으로 5월에 증가하여 7월 및 8월, 질병 순환이 최고점에 이른다.
올해 NSW에서는 4월에 환자가 증가하고 6월과 7월 최고점에 달했던 2019년과 유사한 독감 시즌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NSW대학교 보건학과 부교수인 홀리 실(Holly Seale) 박사는 ‘초기’ 독감 시즌 자체가 깊은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수년에 걸쳐 변화하는 최고점과 최저점이 있다”는 실 박사는 “COVID 팬데믹 이전에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9월과 10월에 인플루엔자 활동이 최고조에 달하는, 늦은 계절이 더 흔했다”고 설명했다.
독감 시즌 시기가 조금씩 변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올해의 경우 독감 발생이 일찍 시작되면서 보건정책 및 의료 전문가들은 거주민들에게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NSW 보건부 라이언 파크(Ryan Park) 장관은 독감에 대해 “사람들이 흔히 착각하는 일반 감기에 비해 훨씬 더 심각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가능한 백신을 접종받을 것을 지역사회에 촉구했다.
장관은 “이는 일반적인 감기나 독감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한 뒤 “이로 인해 병원에 입원하거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면서 “불행하게도 올해는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독감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루엔자 타격,
어린이에게 가장 커
주 정부 감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4월), 10세 미만 어린이 1,458명이 인플루엔자 진단을 받았다. 이는 전체 진단의 28%를 차지한다.
예방접종 관련 기구 ‘Immunisation Coalition’ 의장인 로드 피어스(Rod Pearce) 박사는 “COVID-19 팬데믹 기간에는 독감에 노출되지 않았기에, 현재 5세 미만 어린이는 특히 인플루엔자에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지금 3~4세인 유아의 경우 자연적 면역을 통해 인플루엔자를 경험한 적이 없는 연령으로, 아직 몸이 반응하지 않았던 질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호주 예방접종 등록 당국 ‘Australian Immunisation Register’ 데이터를 보면 NSW 주에서는 생후 6개월 이상 모든 어린이에게 백신이 제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5세 미만 어린이 14명 중 1명만이 인플루엔자 접종을 받은 상태이다.
인플루엔자로부터의 보호,
무엇을 예방하나
실 박사는 감염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지만, 인플루엔자에 대한 오해와 백신의 효과로 인해 사람들이 이 과정(접종을 받아야 한다는 믿음)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백신접종은 비활성화되거나 약화된 바이러스 버전을 사용해 신체가 인플루엔자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백신의 항원은 면역체계를 자극하여 바이러스를 인식하고 감염과 싸우는 항체를 생성한다. 이 과정이 효력을 발휘하기까지는 약 2주가 소요되는데, 실 박사는 “이 기간에 백신을 접종받는 이들은 여전히 인플루엔자에 감염되기 쉽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독감 백신이 효과가 없다거나 예방접종을 받은 해에 최악의 독감을 겪었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인플루엔자의 심각성과 대체 치료법에 대한 근거 없는 믿음도 문제로 지적된다. 실 박사는 “항생제가 인플루엔자 증상을 치료하지 못한다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이를 통해 치료 효과를 보고자 시도한다”면서 “사람들은 ‘매년’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는 좌절감으로 인해 인플루엔자 감염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Australian Immunization Register 데이터를 보면, 지난 4월 28일 호주 인구 10명 중 1명만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받은 상태이다.
인플루엔자 백신의
‘획기적 변화’ 전망
올해 인플루엔자 시즌의 시작은 이에 대한 ‘매년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바꿀 수 있는 획기적 발견과 일치한다.
현재는, 해마다 새로운 종류의 인플루엔자가 발생함에 따라 바이러스로 인한 위험에 맞춰 새로운 백신이 출시되어야 하므로, 매년 독감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또한 연령과 건강 상태가 다른 이들에게는 다양한 백신이 제공된다.
지난달 말, 멜번 기반의 유명 감염병 연구소 ‘Peter Doherty Institute for Infection and Immunity’ 연구원들은 모든 역사적 바이러스 변이에 존재했던 9개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조각을 발견했다.
이 9개의 단편은 안플루엔자와 맞서는 데 있어 중요한 체내 세포독성 T세포의 일종인 킬러 T세포를 활성화하는 핵심이다.
동 연구소 측은 이 발견을 계기로 보편적인 인플루엔자 백신을 개발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