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 일부 개정… 임신 22주까지만 허용-성별 선택 낙태는 금지
지난 2개월 이상 NSW 정계의 정치적 뜨거운 감자였던 낙태허용 법안이 지난주(9월25일) 결국 주 상원을 통과했다. 투표 결과는 찬성 26, 반대 14 였으며, 이로써 NSW 주에서는 낙태는 더 이상 범죄가 아니고 그로 인해 형사 처분을 받는 일은 없어지게 됐다. 그동안 NSW 주에서는 낙태로 처벌을 받지는 않았지만 형법상으로는 분명한 불법이었다.
앞서 지난 7월 말, NSW 여야 의원 15명이 낙태허용 법안을 공동 발의하고 이를 무소속 알렉스 그린위치(Alex Greenwich) 의원 명의로 상정하여 하원을 통과한 후 이번에 상원마저 통과한 것인데, 그동안 보수 의원들이 강한 반대로 주 의회에서 찬반 논쟁이 계속 이어져 왔다. 특히 집권 여당인 자유-국민 연립 소속의 보수파 의원들은 법안을 지지하는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Gladys Berejiklian) 주 총리에게 반발했는데, 자유당의 타냐 데이비스(Tanya Davies) 의원은 당권 도전까지 언급했다가 후에 철회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당 대표이자 연립 여당 부총리인 존 바릴라로(John Barilaro) 의원은 법안 통과 다음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밤 우리는 NSW 주의 또 하나 역사를 만들었다. 낙태를 합법화함으로써 여성들로 하여금 건강을 도모하게 하고 낙태 여성이 범죄자 취급을 받지 않도록 했다”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번에 승인된 법안은 지난 7월 말 발의한 원래 내용에서 다소 보수적으로 변경됐지만, 원안의 세가지 핵심 내용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는 △NSW 주 형사법에서 낙태를 기소 대상에서 제외하고 △임신 22주 이전까지만 허용하며 △임신 22주 이상인 경우 2명의 ‘전문의’(specialist medical practitioners)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전문의’는 산부인과 의사 또는 이 분야 경험이 있는 의사여야 한다. 승인된 낙태법은 지난해 처리된 퀸즐랜드(Queensland) 주 관련법을 모델로 한 것으로, 빅토리아 주와 유사하지만 퀸즐랜드 주의 경우에는 임신 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발의 원안에서 변경된 부분은…
반대 의원들, 특히 타냐 데이비스 및 케빈 코널리(Kevin Connolly) 의원이 제기한 4가지 내용이 포함됐다. 법의 명칭이 발의 당시 ‘출산 보건 의료 개혁안'(Reproductive Health Care Reform)에서 ‘낙태법 개혁안'(Abortion Law Reform bill)’으로 바뀌었다. 또한 낙태 강요 행위에 대해서는 최대 2년의 징역형 처벌 내용이 들어갔다. 성별을 선택하기 위한 목적의 낙태를 금지하는 내용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양심상 낙태를 거부하는 의사들의 부담을 줄이는 조항이 포함됐다. 원래 법안에는 ‘양심적 낙태 수술 거부 의사는 임신여성을 다른 의사에게 소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었지만, 개정안은 양심상 낙태 수술을 하고 싶지 않은 의사는 해당 환자에게 NSW 보건 핫라인(NSW Health hotline) 또는 웹사이트 정보를 알려주고 환자로 하여금 대체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김지환 객원기자 /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