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베란다-‘Good dogs’와 시원한 맥주… 현지 조달 식재료의 최고 요리까지
내륙 각 지역의 펍(pub)은 지방 여행산업을 지탱하는 중추이다. 바이런 베이(Byron Bay) 북쪽의 빌리너젤(Billinudgel)에서 시드니 남서부 내륙 사우스웨스트 슬로프(South West Slopes) 지역의 주기옹(Jugiong)까지… 지방 지역을 여행한다면, 해당 계획에 포함시킬 만한 펍들이 있다.
시원한 맥주와 다양한 요리, 오래된 베란다에 마련된 식탁, 꿀맛 같은 핫도그는 ‘good dog’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 듯하다. 특히 현지에서 조달한 식재료로 만들어내는 최상의 음식들(가령 튀긴 상태의 수입 오징어가 아닌)은 여러 세대를 거쳐 해당 지역사회의 사랑방 역할에 충실했음을 말해주고, 이런 요소들이 여행자들의 입소문을 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도시의 펍들이 변하는 것처럼 작은 규모의 시골에 있는 선술집 역시 그 추세를 따르고 있다. 여전히 2~3개의 탭(tap) 가운데서 맥주를 고를 수밖에 없는 펍들이 있지만 시골의 호텔리어들도 점차 투위스(Tooheys. 호주 최대 맥주 양조회사 중 하나) 만큼이나 다양한 수제 맥주와 칵테일을 제공한다.
내륙 여행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10개의 펍을 소개한다.
■ Billinudgel Hotel

시드니에서 브리즈번까지 자동차로 여행하는 이들이 거쳐 가는 빌리너젤(Billinudgel)은 브리즈번에서 약 150km 거리이며 바이런 베이에서는 승용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작은 마을(거주인구 약 260명)이지만 여행자들이 이곳에서 잠시나마 시간을 보내는 이유는 빌리너젤 호텔 펍 때문이다. 호텔 스스로 ‘아주 오래된 마지막 시골 펍’(last of the good ol’ country pubs)이라 묘사하듯 삐꺽거리는 마루바닥, 벽을 장식한 퇴색된 사진, 체스터필드 라운지, 오래된 통나무 가구가 색다른 운치를 주기 때문이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이곳의 야외 비어가든(beer garden)은 지역민과 M1 도로를 지나는 여행자들이 어우러져 이 작은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이 펍에서 주조한 수제맥주 Nudgel’s Easy Ale 또한 이 호텔을 대표하는 상징이다.
-Best for: 뒷마당의 비어가든에서 만들어지는 술 취한 이들의 허풍.
-주소: 1 Wilfred Street, Billinudgel
-billinudgelhotel.com.au

■ Budgewoi Hotel

시드니 북쪽 센트럴코스트(Central Coast)에 있는 해안 마을 벗지워이(Budgewoi)에 있는 호텔 펍으로, 지난 2021년 시드니 기반의 레스토랑 그룹 운영자 드라코폴로스(Drakopoulos) 가족이 기존 ‘Coast Hotel’을 인수한 뒤 이 지역 이름을 따 호텔 이름을 변경했다. 인수 이후 넓은 비어가든을 조성하고 이탈리아 감성의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인근에서 잡은 오징어 프라이 요리(calamari fritti)는 이곳을 찾는 술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 자리잡았다. 또한 이탈리아식 돼지고기 구이인 포르케타(porchetta)와 소고기 파스타인 비프 라구 라가토니(beef ragu rigatoni)는 여느 고급 이탈리아 레스토랑 못지않은 맛으로 미식가들을 만족시킨다.
-Best for: 센트럴코스트 하루 여행(day trip)의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이탈리아 요리.
-주소: 169 Budgewoi Road, Budgewoi
-budgewoihotel.com.au

■ Buds Tavern

시드니 남부 휴양지 저비스베이(Jervis Bay) 해안지역에 자리한 허스키슨(Huskisson)은 1840년대 개발된 오랜 타운이다. 허스키(Husky. Huskisson의 애칭) 중심가에 있는 ‘Buds Tavern’이 사우스코스트(South Coast) 여행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은 폴 호건(Paul Hogan. 영화 ‘Crocodile Dundee’ 시리즈로 대표되는 호주 배우)이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펍 분위기, 여기에다 이 호텔의 젊은 운영팀이 선보이는 색다른 칵테일, 천연 와인, 미트파이, 카바노시(cabanossi. 가늘고 향이 진한 이탈리아 소시지)와 치즈가 담긴 요리(메뉴에는 ‘nan’s plate’라고 되어 있다) 때문이다.
-Best for: 향수를 자극하는 미트파이와 다크한 맛의 ‘Melbourne Bitter’ 맥주
-주소: 68 Owen Street, Huskisson
-budstavernhusky.au

■ The Eltham

시드니 북부, 노던 리버스 지역(Northern Rivers region)의 리스모어(Lismore)와 바이런 베이(Byron Bay) 중간쯤에 있는 엘섬(Eltham)은 해안에서 다소 떨어진 한적한 곳이지만 이곳에 있는 호텔 ‘The Eltham’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곳의 비어가든에서는 정기적으로 컨트리 록이 라이브로 공연되며 실내는 야생화와 빈티지 장식품이 이 한적한 마을과는 다른 분위기를 준다. 이곳의 레스토랑은 오리알과 렌즈콩을 곁들인 화이트 푸딩과 같은 고급 펍 요리를 선보이며 스타일리시한 5개의 단기 여행자 객실도 마련되어 있다.
-Best for: 라이브 록 음악과 컨트리 요리
-주소: 441 Eltham Road, Eltham
-elthampub.com.au

■ The Globe Hotel

블루마운틴 지역의 리스고(Lithgow)를 지나 멋지(Mudgee)로 이어지는 B55 도로를 따라가다 바일롱 밸리 웨이(Bylong Valley Way)로 방향을 바꾸어 달리다 보면 만나게 되는 라일스톤(Rylstone)은 월레미 국립공원(Wollemi National Park)을 찾는 여행자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으로 여러 와이너리와 카페, 펍이 자리해 있다. 이곳의 글로브 호텔은 ‘좋은 펍이 지역사회에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꼽힌다. 이 호텔은 야외 비어가든을 지역민들에게 공개해 현지인들이 만든 케잌 판매, 자선기금 마련을 위한 다트 시합, 이 지역(Central West region)에서 나오는 정기 와인시장을 연다. 지역 아이들을 위한 채소 정원도 마련되어 있어 부모들이 맥주를 즐기는 사이 아이들은 이곳에서 키우는 ‘Gin’과 ‘Tonic’이라는 이름의 오리들과 놀 수 있다.
-Best for: 이 지역의 오랜 이야기와 ‘Young Henrys’ 브랜드의 수제 맥주
-주소: 46-50 Louee Street, Rylstone
-theglobehotel.com.au

■ The Imperial at Clifton

시드니에서 남쪽 울릉공(Wollongong)으로 가는 중간 지점의 해안 마을인 클리프턴(Clifton)은, 지난 2005년 해안가, 바다 위로 새로운 도로 ‘Sea Cliff Bridge’가 만들어짐으로써 해안 드라이브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난 곳이다. 영국 백인들이 식민지를 위해 들어온 직후 이곳에서 석탄이 발견, 광산이 만들어졌으며 약 100년간 운영됐던 곳이기도 하다. 오늘날 이 마을은 예술가들이 다수 거주하는 교외지역이 되었으며, 웅장한 바다 전망으로 인해 시드니사이더들이 주말을 즐기는 여행지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곳의 오래된 임페리얼 호텔이 늘 활기를 띠는 이유는 시드니에서 금세 접근할 수 있어 굽이치는 해안도로와 바다 전망을 보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Best for: 맥주에 새우 롤을 곁들이며 짙푸른 바다 보기
-315 Lawrence Hargrave Drive, Clifton
-theimperialclifton.com.au

■ The Milton Hotel

시드니 남부, 저비스 베이(Jervis Bay) 남쪽의 밀턴(Milton)은 프린세스 하이웨이(Princes Highway)를 따라 사우스코스트(South Coast)를 여행하는 이들이 잠시 차를 멈추는 곳이다. 그 배경에는 이곳의 밀턴 호텔(Milton Hotel)에서 제공되는 요리가 한몫을 한다. 펍 요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슈니티(schnitties. 얇게 썬 고기 튀김)도 있지만 지역에서 나오는 신선한 식재료로 선보이는 다양한 해산물 요리가 돋보이는 호텔이다.
-Best for: 현지에서 공급받은 해산물 요리와 밀턴의 수제맥주 회사 ‘Dangerous Ales Brewery’가 선보이는 신맛의 맥주.
-74 Princes Highway, Milton
-themiltonhotel.com

■ New Ivanhoe Hotel

블루마운틴의 카툼바(Katoomba)와 마운트 빅토리아(Mount Victoria) 사이, 해발 1,065m 지대에 자리한 블랙히스(Blackheath)는 각 분야의 작가들이 다수 거주하는 예술가촌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또한 철학과 관련한 주제의 공개 포럼을 위해 2002년 설립된 ‘Blackheath Philosophy Forum’ 또한 학술 모임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지난 2022년, 아르데코 풍의 ‘Ivy’ 호텔이 새 주인에게 넘어가면서 ‘New Ivanhoe Hotel’로 이름이 바뀌었고 대대적인 개조 작업을 통해 새로운 분위기로 재탄생됐다. 블루마운틴 주말 여행자들이 찾아가기에 좋은 펍 가운데 우선 꼽히는 곳이다.
-Best for: 여성 방문자라면, 이곳의 여성 라운지에서 약간은 달콤한 맛의 레드와인을 즐겨보라.
-주소: 231 Great Western Highway, Blackheath
-thenewivanhoehotel.com

■ The Sir George

시드니에서 멜번까지 자동차로 여행한다면, 시드니 남부 해안을 따라 이어진 A1도로 또는 더 내륙에 만들어진 M31 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두 번째 도로를 따라 간다면, 캔버라 인근 야스(Yass)를 지나 만나게 되는 작은 마을 주기옹(Jugiong)을 둘러볼 것을 권한다. 1820년대 양 목장이 만들어지면서 형성된 전형적인 농촌 마을인 이곳에는 Sir George라는 이름의 오래된 펍이 있다. 1850년대 지어진 이 펍은 몇 차례의 개조 작업을 통해 오늘날에는 인구 약 230명의 작은 마을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근사하게 변모했으며, 이곳 객실은 하룻밤에 400달러 이상의 비용을 내야 할 만큼 부티크한 멋을 자랑한다. 이곳 레스토랑에서 선보이는 돼지고기 코톨레타(cotoletta)가 일품이며 Canberra District wine region의 피놋(pinot) 와인은 이 요리와 잘 어울린다.
-Best for: 이곳 베이커리 장인이 구워낸 빵으로 선보이는 여행자용 버거
-주소: 320 Riverside Drive, Jugiong
-sirgeorge.com.au

■ Southern Railway Hotel

시드니 남쪽 서던 테이블랜드 지역(Southern Tablelands region)의 중심도시인 골번(Goulburn) 약 2만5,000명의 인구에 맞게 많은 펍들이 있다. 이 가운데 Southern Railway Hotel은 다양한 요리로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특히 주말에 선보이는 특별 메뉴인 양고기 등심(lamb saddle), beef cheek hotpot, 감자를 곁들인 구운 꿩고기(roast pheasant)가 인기이며, 영국에서 온 셰프의 로스트 요리법이 이 호텔의 명성을 더해준다. 그가 제공하는 피시앤칩스(fish and chips) 또한 어느 곳에서나 맛볼 수 있는 호주의 가장 흔한 메뉴 중 하나이지만 일부러 이곳에 들러 맛볼 가치가 있다.
-Best for: 일요일에 제공하는 다양한 로스트 요리들
-주소: 188 Sloane Street, Goulburn-thesouthernrailwayhotel.com.au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