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속도는 둔화… 전국 평균 0.5% 올라 중간가격 80만 달러, 일부 도시 ‘하락’
부동산 시장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시장 상황이 확연하게 바뀌었으며, 성장 속도 또한 둔화 양상을 보인다.
이달(9월) 첫 주, 부동산 컨설팅 회사 ‘코어로직’(CoreLogic)이 매월 추적하는 주택가격 지수에 따르면 지난달(8월) 전국 주택가격은 평균 0.5%가 올랐다. 이는 19개월 연속 상승을 이어온 것이다.
전국 주택 중간가격은 7월 79만8,207달러에서 8월에는 80만2,357달러로 높아졌지만 성장 속도는 이전에 비해 느려진 것이다. 또한 각 수도권 주택시장은 성장과 하락으로 고르게 나뉘었는데, 이는 코어로직이 ‘다중 속도 시장’(a multi-speed market)이라고 설명한 현상이다.
지난달 시드니(+0.3%), 브리즈번(Brisbane. +1.1%), 애들레이드(Adelaide. +1.4%), 퍼스(Perth. +2%)의 주택가격이 성장세를 보인 반면 멜번(Melbourne. -0.2%), 호바트(Hobart. -0.1%), 다윈(Darwin. -0.2%), 캔버라(Canberra. -0.4%)는 가격 하락을 보였다.
코어로직 조사 책임자인 엘리자 오웬(Eliza Owen) 연구원은 전국적으로 주택가격은 1년 이상 상승세를 이어 왔으며, 이는 지금의 호주 경제 환경(침체 조짐을 보이는)을 ‘거부하는 것처럼 보이는’(seemingly defying) 상황이라고 말했다.
팬데믹 사태 이후 사상 최저의 0.1% 기준금리를 이어오던 중앙은행(RBA)이 치솟은 인플레이션 대처를 위해 2022년 5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온 이후 호주 가계는 높은 생활비와 이자율로 상당한 압박을 받아왔다. 오웬 연구원은 “하지만 궁극적으로 (주택가격 상승 추세가) 완화되고 있으며 지난달(8월)까지 3개월 간의 성장률은 1.3%로, 작년 같은 기간의 2.7%에 비해 확연하게 낮아진 것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웬 연구원은 이 같은 가격 성장 완화가 주택시장 침체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면서 “우선 가계 재정에 잠재적 이점이 있는데, 3단계 세금 감면이 시작되고 실질소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인플레이션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내년에는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호주 주요 은행과 경제학자 일부는 현재 4.35%인 현금 금리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웬 연구원은 “그렇다 하더라도 여전히 저렴한 구매 가격과 전국의 실제 주택가격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고 또한 구입 가능성 제약이 있기에 실제로 주택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진단했다.
멜번 주택가격, 지속 하락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되는 도시는 멜번이다. 이 도시의 중간가격 하락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멜번의 한 부동산 에이전트는 특히 투자자 수요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현재 멜번의 중간가격은 전체 대도시 가운데 세 번째로 낮아 퍼스와 애들레이드에도 뒤쳐졌다.
오웬 연구원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부동산 시장에서 현재 ‘진행 중인’ 또는 ‘더 뿌리 깊은’ 침체”라고 묘사하면서 “멜번의 매물 물량은 전년 이맘 때와 비교해 25% 더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시드니는 여전히 가장 높은 가격을 이어오고 있으며 단독주택 및 아파트 모두를 포함한 중간가격은 7월 대비 0.3% 성장한 118만463달러에 달한다.
시드니에 이어 브리즈번이 87만5,040달러로 두 번째 높은 중간가격을 보이며 캔버라가 84만5,875달러로 뒤를 이었다.
퀸즐랜드(Queensland) 수도의 주택시장은 올해 초 약간의 추진력을 얻어 지난 5월, 호주 대도시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중간가격을 보였다.
반면 코어로직 데이터를 보면 브리즈번은 5월(4.1% 성장)과 8월(2.9% 성장) 사이의 분기별 성장이 현저하게 둔화됐다. 이는 구입을 원하지만 매물이 부족한 데 따른 수요 완화를 시사한다는 게 코어로직의 설명이다.
주택 임대료는…
한편 코어로직의 월별 임차인 데이터는 ‘임대료 증가 추세가 정지 상태를 보이는’ 양상을 드러낸다. 코어로직의 전국 ‘헤도닉 임대 지수’(hedonic rent index. 임대료가 임대시장에 의해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는 7월에 이어 8월에도 변동이 없었다.
오웬 연구원은 “월별로 보면, 전국 임대료는 두 달 연속 변동이 없다”면서 “시드니는 2개월(7월과 8월) 사이 하락했으며 연간 성장률은 여전히 높지만(7.2%), 그 추세는 확연히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어로직은 2023년 3월에서 12월까지, 해외에서의 순이주가 감소한 것을 포함해 임대료 성장 둔화의 배후에 몇 가지 요인이 있다고 분석한다. 중앙은행(RBA)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 규모(한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 수)가 약간 증가했는데, 이는 쉐어 거주(share housing) 또는 다세대(multi-generational) 가구가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 8월 호주 주택가격
(도시 : 8월 상승률 / 분기 상승률 / 연간 상승률 / Total return / 중간가격)
Sydney : 0.3% / 0.8% / 5.0% / 8.3% / $1,180,463
Melbourne : −0.2% / −1.2% / −1.0% / 2.8% / $776,044
Brisbane : 1.1% / 2.9% / 15.0% / 19.6% / $875,040
Adelaide : 1.4% / 4.0% / 14.9% / 19.4% / $790,789
Perth : 2.0% / 5.7% / 24.4% / 30.1% / $785,250
Hobart : −0.1% / −0.4% / −1.2% / 2.9% / $655,114
Darwin : −0.2% / −0.3% / 1.6% / 8.1% / $504,367
Canberra : −0.4% / −0.2% / 1.5% / 5.6% / $845,875
Combined capitals : 0.5% / 1.3% / 7.1% / 11.2% / $885,877
Combined regionals : 0.5% / 1.1% / 7.0% / 11.7% / $637,660
National : 0.5% / 1.3% / 7.1% / 11.3% / $802,357
Source: CoreLogic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