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저렴하지 않은 육아 비용, 특히 여성의 임금 및 직업에 상당한 영향 미쳐
연구원들, ‘모성 페널티’ 지적… “성 불평등 문제의 대부분은 자녀로 설명 가능하다”
카르멘 앤저러(Carmen Angerer)씨에게 있어 아이를 출산하는 것은 인생 계획의 일부였지만 직장에 다니는 동안 그 비용에 대해서도 보다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아직은 젊은 나이의 직장 여성으로 내 직업을 고려할 때, 자녀를 갖기에 가장 적절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야 했다”는 그녀는 “물론 ‘적절한’ 그 시기가 언제인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직장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를 갖게 되면 한동안 일을 떠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앤저러씨의 이 같은 생각은, 자녀를 갖는 것이 ‘개인에게 좋은 일일까’ 하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또는 출산이 ‘국가에만 이익이 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자녀를 갖는 일은 기쁘고 좋은 일이다. 다만 그 비용이 결코 저렴하지 않다. 육아, 학교, 음식, 의류 등 아이에게 소요되는 비용은 물론 부모, 특히 (거의 대부분) 육아를 담당하는 여성(어머니)의 임금 및 직업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 반면 국가적 측면을 보면, 자녀는 경제 부문에서 중요하다. 아이들은 국가가 필요로 하는 미래의 납세자이자 혁신가이며 근로자이다.
이런 점을 보면 자녀를 갖는 데에는 어머니, 가족, 나아가 더 넓은 의미에서 국가에 따라 다양한 비용과 이점이 있다.
■ 여성의 비용- ‘motherhood penalty’
지난해 연방 재무부의 연구원들은 호주의 성 불평등 대부분이 자녀로 설명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바로 ‘모성 페널티’(motherhood penalty)로 알려진 것 때문이다.
연구원들은 “여성은 자녀를 갖는 데 상당하고 지속적인 페널티가 있지만 남성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즉 여성의 소득은 부모가 된 후 첫 5년간 소득이 55% 감소하고, 그로 인한 영향은 10년 동안 지속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 재정적 페널티는 없다.
또한 연구원들은 한 명의 자녀를 가진 여성의 모성 페널티는 여러 명의 자녀를 둔 여성에 비해 적었지만 자녀가 학교에 입학했을 때, 한 명의 자녀를 둔 여성 임금은 크게 회복되지 않았음을 발견했다.
비록 여성이 부부의 주요 생계를 책임지는 위치에 있다고 해도 소득에는 동일한 타격을 입었으며 ‘여성이 남성 배우자보다 상당히 차이가 나는 수입을 가진 가정’에서도 여성이 입는 페널티가 크다는 게 확인됐다.
사실, 고학력 여성은 자신을 위해 더 많은 자본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여성들보다 자녀를 가진 이후 더 큰 소득 감소를 경험했다.
재무부 연구원들은 고소득 근로자들의 경우, 더 많은 수입을 올리는 직업에서 업무 유연성(근무 시간이나 장소 선택 등)이 덜하다는 사실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한 더 높은 소득을 가진 배우자가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정규직으로 복귀하려는 동기를 잃게 만들거나 노동시장에서 손을 떼게 할 수도 있다.

앤저러씨는 자녀를 갖는 비용이 자신의 경력 계획에 반영되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한동안 자기 사업체를 운영했지만 첫 아이를 출산할 경우, 안정적으로 육아 휴직을 갖고자 취업을 한 것이었다. 그녀는 “자녀를 갖기로 결정하기 전, 직장에서 특정 위치에 오르겠다는 동기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직업적 고려로 그녀와 파트너인 맥스 라이언(Max Ryan)씨는 30대 중반에 자녀를 가졌다.
앤저러씨는 “재정 문제를 고려하지 않았다면 조금 더 일찍 아이를 출산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가족의 비용- 일과 직장의 균형 스트레스
자녀 출산으로 인해 여성이 재정적 타격을 입는 반면 남성 또한 직장과 가정의 삶을 조화시키고자 애쓰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전국 6,204명의 부모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민간기구 ‘National Working Families’의 최근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많은 직장에서 유연한 근무와 육아 휴가를 제공하지만 남성이 가족친화적 제도를 사용하는 것은 여전히 용납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며, 유급 육아 휴가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적다.
호주는 지난 2011년 법적으로 유급 육아 휴가제도를 시행한 두 번째 OECD 국가가 됐다(미국은 아직도 이의 국가적 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유일한 OECD 국가이다).
이를 통해 호주 직장인은 최저 임금으로 지급되는 최대 18주의 육아 휴가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연방정부는 2026년까지 이를 26주로 확대할 예정이지만 모든 고용주가 자체 제도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며, 남녀 모두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고용주는 더욱 적다.
직장 내 성 평등을 추구하는 정부 기구 ‘Workplace Gender Equality Agency’에 의하면 모든 고용주의 약 3분의 2(63%)가 어떤 형태로든 유급 육아 휴가를 제공하지만 이들 중 33%만이 보편적으로 이용 가능한 휴가, 즉 부모 모두에게 동등한 휴가를 제공한다.
컨설팅 회사 ‘Deloitte Access Economics’와 ‘UNICEF Australia’가 공동 실시한 노동가족 보고서를 보면, 직장과 가족의 요구를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직장에 다니는 부모의 웰빙은 계속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3분의 2가 ‘경쟁적 직장과 가족의 요구가 모든 가족관계에서 스트레스나 긴장이 상당히 기여한다’는 답변이었으며, 이 비율은 2019년 이전 조사와 비교해 두 배로 증가했다.
육아비용은 이 같은 압박감을 가중시킨다. 현재 호주는 부모의 소득 대비 육아비용이 OECD 국가 중 8번째로 높은 국가이다.
파리(Paris) 기반의 한 싱크탱크에 따르면 두 명의 자녀를 양육하는 풀타임 프랑스 부모의 경우 정부에서 지원되는 보조금을 제외하고 육아에 소요되는 순비용은 가계소득의 약 17%이다. 이는 뉴질랜드(37%), 영국(25%)에 비해 훨씬 낮지만 OECD 국가 평균인 11%보다 높다.
민간기구 ‘The Parenthood’의 조지 덴트(Georgie Dent) 최고경영자는 보조금이 지급되는 보육시설 접근성 확대 등 연방정부가 부모들을 위해 중요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일하는 가족의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기구의 조사를 보면 부모 모두 일하는 가정의 절반 이상(60%)는 ‘업무 장소와 시간에 대한 유연성 제고가 부모 및 보호자의 육아를 지원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답했으며 51%는 ‘업무량과 압박 강도가 줄어들면 더 많은 육아 시간을 가질 것’이라는 반응이었다.

또한 4분의 3은 ‘다른 직장을 찾는 경우 유연한 근무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지원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했으며, 여성의 3분의 1과 남성 4분의 1은 ‘직장이 유연한 근무조건을 채택하거나 이것이 가능하다면 10%의 급여 인하를 감수할 수 있다’는 답변이었다.
디지털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했던 앤저러씨는 아들을 출산하고 육하 휴가에서 복귀한 지 약 반 년 만에 해고됐다. 6개월 된 둘째 딸을 출산하고 육아 휴가 상태인 그녀는 아들을 낳은 뒤 해고된 후 다시 직장을 구할 때, 가족친화적 근무여건을 제공하는 회사를 찾고자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내 커리어에 대한 야망보다는 엄마로서 내가 필요한 유연성에 따라 직장을 결정해야 한다는 분명한 압박감을 느꼈다”는 게 앤저러씨의 말이다.
■ 국가적 비용- 인구감소 위험
여성과 가족에게 발생하는 자녀 육아비용과 혜택은 더 광범위한 문제와 관련이 있다. 세계 경제는 거의 2세기 동안 인구학적 물결과 함께 성장해 왔다.
과학적 발전, 의학 혁신(페니실린은 2차 세계대전 직전에 발견됨), 가정과 직장에서의 안전 개선, 하수(sewerage) 시스템 및 냉장 시스템 출현, 육체노동에서 벗어나려는 기술 변화는 오늘날 태어나는 아이가 80년 넘는 수명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1900년 당시 호주인의 평균 수명은 50세 미만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아지고 더 부유해진 소비자가 경제 발전을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 인구학적 물결은 이제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들과 극소수 빈곤한 아프리카 국가를 제외하고 나머지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지난해 나온 세대간 보고서(intergenerational report)는 ‘인구 고령화가 국가 미래를 형성할 주요 요인 중 하나’임을 언급하면서 “고령화 인구는 장기적으로 경제-재정 문제를 야기하며 취업 연령 인구가 감소하는 반면, 양질의 돌봄 및 지원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고령 연금은 연방정부 예산 지출 중 단일 항목에서 가장 큰 규모이며, 내년 회계연도(2025-26년)에는 61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고령층을 위한 돌봄 서비스는 3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고령 연금과 노인돌봄 비용을 합하면 정부 총지출의 5분의 1 규모이며, 이 비율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는 더 줄어든 노동인구가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하여 세금을 내지 않는 고령 인구 비용을 충당해야 함을 뜻한다. 향후 40년 동안 예상되는 정부의 추가 지출 증가 중 약 40%는 인구 고령화에 의한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와 관련된 비용 외에도 많은 경제학자들은 생산성과 혁신의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미국 경제학자 니콜 매스타스(Nicole Maestas), 캐슬린 멀렌(Kathleen Mullen), 데이빗 파월(David Powell)의 2022년 발표 논문은, 미국의 60세 이상 인구 비율이 10% 증가할 때마다 1인당 GDP는 5.5% 감소한다는 분석을 담고 있다. 이 감소의 3분의 1은 고용성장 둔화에 의한 것이며, 나머지는 생산성 성장 저해 때문이라는 게 이 경제학자들의 진단이다.

최근 연방 재부무 짐 찰머스(Jim Chalmers) 장관 및 야당 내각 재무 담당인 앨거스 테일러(Angus Taylor) 의원 모두 호주 출산율 감소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두 정치인 모두 과거 존 하워드(John Hpward) 정부 당시 더 많은 자녀를 갖도록 장려한 ‘베이비 보너스’(baby bonus. 자녀를 출산하는 가정에 3,000~4,000달러 지급)의 재도입은 배제했다.
당시 이 제도가 시행되면서 출산율은 일시 증가했다. 호주 출산율은 2001년, 1.71명이라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2005년까지 이 수준이 이어졌다. 그리고 베이비 보너스가 지급된 이후 2006년에서 2008년 사이에는 2.02명에 도달했다. 인구 대체 수준인 2.1명에는 못 미치지만 2001년에 비해서는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인구학자들은 이 같은 출산 증가가 보너스 때문인지, 아니면 X세대 젊은층의 인구학적 메아리와 같은 다른 요인 때문인지에 대해 여전히 논쟁 중이다.
하지만 호주의 이 같은 출산율 증가 추세는 2008년 세계 금융 위기와 함께 사라졌고, 2010년대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해 현재는 여성 1인당 출산 자녀 1.63명에 머물고 있다.
출산율 감소는 비단 호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중국에서 진행되는 인구 감소는 호주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자랑하던 중국의 현재 출산율은 1.1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중국 인구는 220만 명이 감소했다. 이는 이전 해의 80만 명이 줄어든 것보다 훨씬 많은 수치이다. 이런 와중에 이 나라 인구의 중간 연령도 빠르게 높아져, 현재 40세를 넘어섰다.
향후 10년 동안, 지금 50대가 된 최대 3억 명의 중국 근로자가 노동시장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1970년대 초, 너무 많은 인구를 감소시키고자 공산당 당국이 시행했던 ‘later, longer, fewer’ 캠페인(늦은 나이의 결혼, 더 긴 출산 간격-두 자녀를 가질 경우 최소 3년 간격, 출산 제한-2명 이하), 여기에 악명 높은 ‘1자녀 정책’(one-child policy) 이전에 출생한 이들은 현재까지 중국의 가장 큰 연령대 집단이다.
중국 인구는 훨씬 더 고령화될 뿐 아니라 훨씬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dir 13억 명의 인구를 가진 이 나라는 2100년까지 7억 명 정도로 감소해 역사상 가장 큰 국가적 인구 감소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기가 바뀌면서(2,000년대 들어) 호주 원자재에 대한 중국 수요가 없었다면, 지난 20년 동안 호주의 경제적 성과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직접적으로, 호주는 이전보다 더 가난해졌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인구 감소 상태인 중국은 천연자원(호주산 철광석, 석탄, LNG 등)을 덜 필요로 한다. 수요 감소는 가격 하락을 의미하며, 이는 호주 기업 이익과 정부 세금 수입 타격으로 이어진다.

출산율이 대체율 이하로 급락함에 따라 각 국가는 여성이 더 많은 자녀를 갖도록 장려하고자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앤저러씨는 유사한 정책이 자신의 가족계획을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더 많은 노동력과 납세자를 필요로 하기에 많은 자녀를 갖도록 하는 정부 정책은 좋지만 궁극적으로… 그 아이들이 잘 성장하도록 가족들의 양육을 지원하고 또한 유연한 근무 시스템으로 이들(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을 돕지 않는다면 정부 정책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호주 최고 출산율 지역
(2022년 기준. Region : 출산자녀 수 평균)
▲ Victoria
Brookfield : 2.43
Stawell : 2.43
West Wimmera : 2.44
Nhill region : 2.51
Mildura : 2.57
▲ NSW
Inverell region : 2.86
Coonambale : 2.96
Nyngan-Warren : 2.97
Narrabri region : 2.99
Gilgandra : 3.63
▲ Queensland
Rockhampton region : 2.75
Kingaroy region : 2.81
Far south west : 2.86
North Stradbroke Island : 2.96
Tara : 2.98
▲ Western Australia
Katanning : 2.44
Moora : 2.53
Geraldton-east : 2.54
Cunderdin : 2.59
Morawa : 2.97
■ 호주 최저 출산율 지역
(2022년 기준. Region : 출산자녀 수 평균)
▲ Victoria
Melbourne CBD : 0.36
Toorak : 0.55
Southbank : 0.63
Docklands : 0.72
St Kilda : 0.75
▲ NSW
Sydney South/Haymarket : 0.45
Ultimo : 0.59
Chippendale : 0.6
Potts Point : 0.68
Darlinghurst : 0.72
▲ Queensland
Brisbane City : 0.53
Fortitude Valley : 0.56
South Brisbane : 0.63
Spring Hill : 0.63
Eagle Farm-Pinkenba : 0.69
▲ Western Australia
East Pilbara : 0.55
Perth (west)-Northbridge : 0.78
East Perth : 0.86
Perth (north)-Highgate : 0.88
Nedlands-Dalkeith : 1
Source : ABS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