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Logic 분석… Castle Cove, 23.7년, Werrington County-Alfords Point도 20년 이상
40여 년 전, 호주 왕립해군(Royal Australian Navy. RAN)의 가이 그리피스(rear admiral Guy Griffiths) 소장이 시드니 노스쇼어 지역(north shore region)의 카슬 코브(Castle Cove)에 주택을 구입했을 때, 그는 이 지역이 마음에 들어 가족들에게 “더 이상 다른 지역으로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직업 군인으로 복무하는 동안 제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을 지켜봤으며 전투에도 참여했던 몇 안 되는 RAN 군인 중 한 명으로, 직업상 다양한 지역으로 이동하며 군 생활을 해야 했던 그는, 카슬 코브에 새로운 주거지를 마련하면서 ‘마침내’ 자신이 생의 마지막을 보낼 낙원을 찾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44년이 지난 올해 3월, 101세의 나이로 사망하면서 그는 자신이 생각했던 이 낙원의 지배권을 포기했다. “그는 카슬 코브라는 이 교외지역과 거기에 있는 자신의 집을 정말 좋아했다.” 교사로 일하는 그리피스 예비역 해군 소장의 딸인 에리카 그리피스(Erica Griffiths, 60)씨는 부친이 이 지역을 결코 떠나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의 부친뿐 아니라 “해안과 가깝고 나무가 울창한 교외지역에다 커뮤니티 분위기가 좋아 모든 가족들도 이곳에 사는 것을 만족해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군에서 은퇴한 이후 아버지는 집에서 쌍안경을 들고 바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는 것을 좋아했고, 매우 사교적인 분이었다”는 에리카 그리피스씨는 “매일 빵과 우유, 신문을 사고자 밖에 나갔고, 이웃과 만나면 그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면서 “이 교외지역에는 필요한 모든 것이 있다”고 소개했다.
카슬 코브를 좋아했던 거주민은 비단 은퇴한 그리피스 예비역 소장만이 아니다. 최근 부동산 컨설팅 회사 ‘코어로직’(CoreLogic) 조사에 따르면 광역시드니 600개가 넘는 교외지역(suburb) 가운데 카슬 코브는 주택 소유자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곳으로, 이곳에 내집을 마련한 이들이 판매하기까지 거주한 중간 기간은 23.7년이었다.
카슬 코브에 이어 주택 소유자가 장기간 거주하는 교외지역은 시드니 서부, 펜리스(Penrith)와 세인트 메리스(St Marys) 사이에 있는 웨링턴 카운티(Werrington County)로, 이 지역 주택 소유자의 중간 거주기간은 21.2년이었다. 또한 시드니 남부 알포드 포인트(Alfords Point, 20.3년), 북부 킬너니 헤이츠(Killarney Heights, 18년), 세인트 메리스 인근의 어스킨 파크(Erskine Park, 17.9년) 또한 장기간 거주하는 상위 교외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코어로직의 팀 로리스(Tim Lawless) 선임연구원은 “사람들이 오래 거주하는 교외지역은 대체로 시드니 도심에서 10km 이상 거리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들은 대개 부동산 시장의 ‘블루칩’(blue-chip)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주택가격이 저렴한 편도 아니다”면서 “이들 지역은 또한 단독주택이 우세하기에 싱글이나 커플보다 대가족 가구에 선호되며 실제로 자녀가 있는 가족들이 가장 오래 머문다”고 설명했다.
로리스 연구원은 이어 “장기간 거주하는 교외지역은 대체로 도시의 번잡함에서 다소 벗어나 있으면서도 대중교통이나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임차인보다는 내집을 장만하려는 이들에게 주목받는다”고 덧붙였다.
카슬 코브를 기반으로 하는 부동산 중개회사 ‘McGrath Castle Cove’의 크레이그 이레손(Craig Ireson) 에이전트는 중간가격 392만 달러에 이르는 카슬 코브가 가장 오래 거주하는 지역 목록 맨 위에 오른 이유는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외지역은 완전히 목가적이고 가족친화의 교외지역이며, 이곳을 지나는 교통량 또한 매우 적은 편”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오래 거주한 이들이 많다 보니 대부분 거주민들이 서로 알고 지내는 등 좋은 커뮤니티 정신이 있으며 중심가를 가로지르는 기차역이나 대형 쇼핑센터가 없다는 것도 또 다른 특징”이라면서 “그런 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약 15분 이내 시드니 도심에 갈 수 있고 채스우드(Chatswood) CBD와 가까우면서 한적한 교외 분위기를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두 번째로 주택 소유자가 오래 거주하는 교외지역인 웨링턴 카운티(시드니 도심에서 서쩍으로 약 50km 거리)의 주택 중간가격은 86만 달러로 상당히 저렴한 편이며, 다른 장기 거주 지역과 마찬가지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지난 33년 동안 이 지역에 살다가 얼마 전 주택을 판매한 비앙카 로세토(Bianca Rossetto)씨는 “지역 쇼핑센터가 있고, M4까지는 10분 이내 진입할 수 있으며, 서부에서 큰 도시인 펜리스 또한 인접해 있다”면서 현재 중간가격은 낮은 편이지만 웨링턴 카운티에서 중간 규모의 주택을 구입하고자 한다면 이보다 더 많은 예산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어로직은 이번 조사 데이터를 내놓으면서 주택 소유자들이 오래 거주하는 지역이라는 사실이 가격 상승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가령 지난 20년 사이 광역시드니 전체 주택 중간가격은 163%가 올랐지만 같은 기간, 카슬 코브의 가격 상승폭은 144%에 머물렀다. 이에 반해 웨링턴 카운티는 190% 상승을 보였다.
로리스 연구원은 “(주택 소유자가 장기간 거주하는 지역이라는 게) 잠재적으로는 해당 지역 주택시장에 큰 영향은 없는 것 같다”며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기복이 완화되고 있는 점을 보면, 광역시드니 중간가격과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 주택 소유자의 장기 거주 교외지역
(2024년 6월까지. Suburb : 주택 소유 중간 기간 / 중간가격 / 20년 사이 가격 상승률)
Castle Cove : 23.7 / $3,922,891 / 143.5%
Werrington County : 21.2 / $860,287 / 189.7%
Alfords Point : 20.3 / $1,768,231 / 159.8%
Killarney Heights : 18.0 / $2,586,957 / 188.4%
Erskine Park : 17.9 / $1,065,390 / 152.2%
Bonnyrigg Heights : 17.4 / $1,151,996 / 184.7%
North Turramurra : 17.1 / $2,905,314 / 166.3%
Cheltenham (NSW) : 16.9 / $2,596,228 / 162.8%
Abbotsbury : 16.7 / $1,505,561 / 196.0%
Concord West : 16.7 / $2,543,725 / 185.3%
Glen Alpine : 16.7 / $1,146,244 / 171.3%
Cecil Hills : 16.6 / $1,355,587 / 134.1%
Lansvale : 16.5 / $1,085,285 / 209.2%
Emerton : 16.5 / $743,947 / 146.9%
Wareemba : 16.4 / $2,451,508 / 191.5%
Yarrawarrah : 16.0 / $1,520,204 / 153.7%
Cambridge Gardens : 16.0 / $883,479 / 219.0%
Wattle Grove (NSW) : 15.8 / $1,170,835 / 169.2%
Cherrybrook : 15.7 / $2,288,915 / 199.4%
Wakeley : 15.6 $1,158,205 199.6%
-최소 20채 이상 판매가 이루어진 교외지역만 집계에 포함
Source: CoreLogic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