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문법상 동사에 ing를 덧붙이면 현재진행형이 된다. Eat, Eating, Sleep, Sleeping, Run, Running. You get my drift. 중학교 1학년 첫 영어수업시간에 읊었던 “I am a boy” 다음으로 배웠을 문법이다. 그러나 영어단어 Dare와 Daring 의 경우는 예외다. Daring은 Dare의 현재진행형이 아니다. Daring이란 단어는 ‘대담한’, ‘용감한’, ‘과감한’이라는 긍정적 표현인 반면 Dare는 위험소재가 다분한 무모한 행동을 무작정 해 보겠다는 약간의 어리석음을 내포한다. ‘맞장 한번 떠 봐?’ 같은 식으로…. 많은 평론가들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맞장을 떠서 이길 확률이 적다고들 한다. 여기서는 트럼프를 명철하고 치밀한 역사적 위인(Daring)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예측불허 동네 깡패 수준(Dare)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트럼프가 정작 누구였는지는 훗날 역사가 판명해주겠지만.
정치뉴스가 가장 흥미로운 엔터테인먼트라는 한국에 비해 ‘심심한 천국’ 호주에서는 연방정부 및 각 주정부에서 Keeping the crazy decisions to a minimum [Crazy (미친) Decisions (결정) to a Minimum (최소화)] 행정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 않았으면 시드니 Macquarie Street나 멜번 Collins Street에서 광화문 앞, 홍콩에서와 같이 연일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을 것이다. 현재 일본과 한국 정부간의 관계는 Daring보다는 Dare 양상을 띠고 있다. 누가 이길까?
법이란 사람(국회의원들과 판사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라 시대와 상황이 바뀌면 법도 바뀌게 된다. 20세기 초 미국의 금주령(Prohibition)은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법이다. 여성에게 투표권을 준다는 법 역시 21세기에서 돌아볼 때 한심한 법이 아닐 수 없다.
호주법은 영국식 법 Common Law 시스템에 근거한다. 즉 지난 수백 년간 수많은 탁월한 판사들이 고심해서 결정한 판례들을 바탕으로 조금씩 조금씩 발전시켜온 법적 개념들에 의해서 현재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역사 속에서 Magna Carter같은 획기적인 대변동은 더러 있었으나 일반적으로 crazy decision들은 없었다. 소법원이나 고등법원 판결은 대법원 항소심에서 걸러내어 정리되고 원칙이 재확인 되거나 새로 성립된다.
지난 반세기 호주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던 판결은 1992년의 Mabo v Queensland(No 2) 판결이다. 영국인들은 호주에 첫 상륙하여 terra nullius라는 17세기 독트린을 호주에 적용했었다. 즉 “이 땅은 법적으로 Unoccupied 이거나 Uninhabited 이다”라는 호주 원주민(Aboriginals)들을 완전 무시했던 원칙이었고 호주내 모든 땅을 자동으로 영국왕의 영토가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직도 Crown Land라는 표현이 사용되는 것이다. 이것을 200여년이 지난 1992년에 Mabo 판결이 뒤집은 것이다. 호주와 파푸아 뉴기니 사이에 위치한 Torres 해협의 섬 Mer에 거주했던 원주민 Meriam 그룹의 5명이 10년간의 법적 소송을 통해 섬의 땅 소유권을 가지려고 애썼던 케이스이다. 소송을 시작했던 5명 원주민 중 원고 일원이었던 Eddie Mabo는 판결 발표 5개월 전에 불행히 암으로 사망했지만 그의 이름을 딴 Mabo 케이스는 호주를 뒤엎는 역사적 판결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돈, 학벌, 끈(인맥) 없이 막노동으로 시작해서 퀸즐랜드 타운즈빌 James Cook University의 정원사로 일했던 Eddie Mabo가 퀸즐랜드 정부를 상대로 시작했던 Land Rights 소송이 호주 연방대법원(High Court)까지 올라가 최종 승소한 역사적 이벤트는 가히 Daring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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