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P 경제학자의 REIA 데이터 분석… 전국 주택 가격, 적정 가치에 비해 34% 높아
시드니, 47%로 가장 과대 평가, 브리즈번 45%-캔버라 38%… 퍼스, 12%로 적은 차이
호주 주택 가격이 3분의 1 이상 과대 평가 되어 있으며 대다수 지역에서 악화되고 있다는 새로운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상당한 수의 신규 주택이 건설되지 않는 한 현재의 시장 가격은 공정 가치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투자은행 AMP 수석 경제학자인 셰인 올리버(Shane Oliver) 박사가 ‘Real Estate Institute of Australia’(REIA)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전국 단독주택 가격은 공정 가치에 비해 34%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올해 3월 이후 5%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다.
이 조사는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시리즈로, 호주 각 수도권 평균 임대료와 주택 중간가격을 비교한다.
분석 결과 시드니는 32.8%에서 47%로 가장 높게 과대 평가되었으며, 브리즈번(Brisbane)이 33%에서 45%로 치솟아 시드니의 뒤를 이었다. 캔버라(Cabberra)와 애들레이드(Adelaide) 또한 각각 38%, 33%로 높게 평가되었으며, 퍼스의 주택 시장 가격은 공정 가치보다 12% 높아 가장 적은 차이를 보였다.
멜번의 경우 3월까지 25% 이상이었으나 이후 17%로 떨어져 전국에서 공정 가치 대비 시장 가격이 하락한 유일한 수도였다.
이번 조사에서 올리버 박사는 1983년 12월 이후 데이터가 부족한 다윈(Darwin)과 호바트(Hobart)를 제외한 각 수도의 평균 임대료와 중간가격을 비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임대료가 급격히 치솟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격차는 지속되고 있다.
올리버 박사는 이번 분석에 대해 “올해 초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주택 가격은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은 약간 하락했지만 기본적인 그림은 여전히 너무 높게 평가된 것으로, 특히 전반적으로 단독주택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는 올리버 박사는 “시드니 주택의 시장 가격이 공정 가치로 돌아가려면 약 32% 하락해야 하고 퍼스는 약 11% 떨어져야 하며 다른 모든 도시들이 그 사이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더 많은 주택 공급이 전반적인 가격 과대 평가를 줄이고 다른 도시들 또한 가격을 낮추는 데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분석은 연방정부가 지난달 마지막 주,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계층의 주택 소유를 촉진하고(‘Help to Buy scheme’) 또한 부동산 개발회사들로 하여금 저렴한 임대주택을 더 많이 공급하도록 하고자 상정한 법안(‘Build-to-Rent’)이 상원에서 통과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현재 주택 가격은 높은 이자율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올해 들어 다소 약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일반적인 호주 주택 가격은 호주 중간 가계소득의 8배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만약 현재 처음 주택을 구입한 이들이라면 담보대출(mortgage) 상환으로 가계소득의 절반 이상을 지출해야 한다.
컨설팅 회사 ‘SMQ Research’의 루이스 크리스토퍼(Louis Christopher) 대표는 시드니 주택이 시장 평가 측면에서 높아졌다는 데 동의하면서 “꽤 오랫동안 그렇게 되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 가격을 명목 GDP와 비교해 결정한 지표를 보면 시드니 주택 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20% 조금 넘는 과대 평가를 받은 가운데, 흥미로운 점은 1986년 이후 평균적으로 20% 이상 높게 평가되었다는 것”이라며 “1994년과 95년처럼 호주 주택이 공정 가치로 돌아온 짧은 시기가 있었지만 일반적으로는 항상 공정 가치에 비해 높게 거래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크리스토퍼 대표는 “공정 가치에 비해 시장 가격이 덜 높아진 도시로 애들레이드와 멜번이 있다”면서 “하지만 멜번의 주택 가격도 약 15% 높다”고 보았다. “다만 장기적으로 과대 평가된 것은 약 9%인데 1990년대 초반에서 중반 사이 과소 평가된 시기가 있었던 반면 최근 멜번 주택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조정이 이루어져 공정 가치로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애들레이드의 부동산 시장 또한 공정한 가치를 제공한다고 보는 배경 “시드니에 비해 애들레이드의 경제 및 인구 증가가 적고 생활비가 더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리버 박사는 유닛의 경우 호주 수도권에서 5% 정도 과대 평가되었다면서 하지만 유닛은 다른 것을 전한다고 설명했다. “유닛 가격의 과대 평가는 극적이지 않으며 수도권 시장 가격은 예상보다 5% 높지만 퍼스의 경우 10% 과소 평가되었고 호바트는 팬데믹 당시의 주택 붐으로 인해 거의 40%가 높게 평가됐다”는 것이다.
이어 올리버 박사는 멜번의 경우 단독주택과 유닛 모두에서 두 번째로 저평가 되었음을 언급하며 “이처럼 약한 가격 성과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팬데믹에서의 더딘 회복, 2022년부터 시작된 높은 이자율로 팬데믹 사태 이후 최고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런 한편 크리스토퍼 대표는 시장 가격과 공정 가치의 결과가 앞으로는 도시마다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시드니 주택 시장에 대해서는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보지만 가까운 시일 내 저평가된 도시로 바뀔 가능성은 낮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브리즈번의 경우 그는 “2032년 올림픽이 개최될 때까지 과대 평가가 계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