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개발업체 세금 인센티브 등… 집권당, 원할 경우 내년 1월 선거 치를 수도
11월 마지막 주 처리… 선거 기부금-도박 광고 금지-환경보호 관련 법안은 밀려나
노동당 정부가 지난 11월 28일 밤, 그야말로 하룻밤 사이에 수십 개의 법안을 처리했다.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정부가 상정한 법안 가운데 선거 기부금, 도박 광고 금지, 국가 환경보호 기관에 대한 법안은 목록에서 제외됐지만 집권당은 원할 경우 내년 1월에라도 연방선거를 치를 여유를 갖게 됐다.
■ 저렴한 비용의 임대 주택 건설에 대한 세금 혜택
저렴한 임대료의 주택을 포함, 아파트 단지 건설사에 제공하는 세금 인센티브 제공 법안이 통과됐다. 세금 혜택을 받으려는 부동산 개발회사는 임대형 아파트를 세입자에게 5년의 임대계약으로 제공해야 하며 아파트단지의 최소 10%는 현 임대시장 비용보다 낮은 ‘저렴한 임대료’로 제공되어야 한다.
이는 노동당 정부가 저소득 및 중간소득 계층의 내집 마련을 위한 ‘Help to Buy scheme’(11월 27일 상원에서 승인)과 함께 내놓은 ‘Build-to-Rent’ 법안으로, 임대형 주택개발 업체는 일부 세금에 대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정부는 이를 통해 8만 채의 신규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 11월 28일(목) 밤, 이 법안 처리에 대한 협상의 일환으로 녹색당은 새 에어컨, 단열재, 태양광 패널 및 온수 시스템 등을 통해 공공 주택의 에너지 효율성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한 추가 자금으로 5억 달러를 확보했다.

■ 어린이 및 청소년 대상의 소셜미디어 사용 금지
다수의 법안을 처리하던 지난 11월 28일 밤,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16세 미만 어린이 및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 금지’였다.
이는 현 노동당 정부가 취한 엄청난 조치로, 법안을 상정하기 이전, 이를 시행했을 경우의 상황을 시험해보지 않았으며 해외에서도 사례가 없는 것이었다. 소셜미디어 기업은 이 ‘금지’에 따라 연령 보장 기술을 개발하기까지 1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 법원에서의 성폭력 피해자 보호
성폭력 관련 소송에서 원고 또는 증인이 되는 취약계층은 성적 경험과 관련된 증거를 제시하는 방법에 대한 더 큰 제한을 포함해 강력한 보호를 받게 된다.
여기에는 증거 심리가 기록되고, 이 기록은 후속 재판에서 피해자가 또 다시 받을 수 있는 정신적 외상 피해(traumatising victim)를 피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
이 법률은 또한 원고가 자신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게시하거나 다른 사람이 그렇게 하는 데 동의하도록 명시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한다. 이는 성폭력 대응 활동가로 지난 2021년 ‘Australian of the Year’를 수훈한 그레이스 테임(Grace Tame)씨에 의해 부각됐던 문제이다.
■ 슈퍼마켓의 의무적 행동 강령
앞으로 슈퍼마켓은 농장주 또는 기타 공급업체와 공정하게 거래하도록 하는 의무적 행동강령(a mandatory code of conduct)을 준수해야 한다. 내년 4월부터 이 행동강령을 위반하는 슈퍼마켓은 수백만 달러의 벌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

■ 중앙은행에 대한 새 규정 및 새 이사회
정부는 중앙은행(Reserve Bank of Australia)의 결정을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을 유지했다. 이는 정부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으며 폐지하기로 했던 것이다.
이제 RBA 이사회는 통화정책과 거버넌스를 담당하는 두 개의 별도 이사회로 분할됐다. 과거 연립(자유-국민당) 야당은 이를 지지했지만 집권당이 이사회 임명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도 의심하면서 이 지지를 철회했다.
이에 따라 이번 법안 상정에서 녹색당과 무소속 의원을 설득해야 했던 정부는 RBA가 이자율을 인상하거나 인하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때 인플레이션율과 고용률 등을 동등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새로운 요구사항을 추가해야 했다.
■ 대규모 호주 투자자 위한 ‘one-stop-shop’
노동당 정부가 재생에너지 활용을 위해 구상한 ‘Future Made in Australia’가 법률로 제정됐다. 이 법은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고 주요 자본가의 호주 투자를 보다 용이하게 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설정한다.
아울러 정부는 앞으로 생산된 수소 1kg에 대해 2달러의 세금 공제와 중요 광물을 추출하기 위한 처리 및 정제 비용의 10%를 지원한다.
■ 시드니 공항 새 규칙
호주 최대 공항의 항공기 운항 공간 부문에서 어떤 항공사가 얼마나 많은 자리를 확보할지 결정하는 시스템이 보다 공정하고 경쟁력 있게 변경됐다.
그 동안 호주 주요 항공사인 버진(Virgin Australia Airlines)과 콴타스(Qantas Airways Limited)가 시드니 공항에서 슬롯(slots.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을 비축하고 경쟁 항공사를 차단한다는 비난이 있었다.
새 규정에 따라 이의 결정이 더 독립적이 되며, 항공사가 운항 항공편을 반복적으로 취소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슬롯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 정부기관의 결제 추가 비용 금지
연방정부는 일부 기관이 불법적으로 판매자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음을 알게 된 이후 앞으로 국세청(ATO)과 사회복지부(Services Australia. 각 복지혜택을 제공하는 ‘Centrelin’ 관리)가 비용 결제시 이용자에게 전가하는 추가 요금을 차단했다.
이 변경 법률에 따라 일부 정부 기관은 기존의 결제 수수료를 합법적으로 계속 부과할 수 있지만 검토가 진행되는 동안 ATO와 Services Australia의 직불카드 수수료 요금은 이용자에게 전가되지 않는다.
아울러 전반적인 검토 후 정부는 2026년부터 정부 기관의 모든 직불카드 결제에 대한 카드 수수료 비용 부과를 금지할 계획이다.
■ Buy Now, Pay Later 규정 변경
‘Afterpay’, ‘Zip’ 등 ‘선구매 후지불’(Buy Now, Pay Later) 서비스 업체는, 이 서비스 이용을 허락한 소비자의 신용 상태가 적합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포함해 신용카드 발급과 유사한 규칙을 따라야 한다.

■ ‘국가 학생 옴부즈맨’ 설립
성 기반의 폭력, 학업 부정행위 처리 절차, 학사 인력 수준 등 대학의 학생 안전에 대한 불만과 조사 처리를 위한 국가 학생 옴부즈맨(national student ombudsman)이 설립된다.
■ 기업 합병에 대한 보다 엄격한 규정
어떤 기업이 합병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규정은 식료품이나 항공 부문처럼 고도로 집중된 시장에서 더 많은 조사를 받게 되며, 논란이 적은 기업 합병에서는 더 빠른 절차를 통해 더 많은 기업이 합병된다.
또한 독점 시장(monopoly markets) 또는 복점 시장(duopoly markets. 2개 업체에 의한 시장 독점)을 방지하기 위한 추가 조치로 기업 합병이 경쟁을 크게 감소시킬지 여부를 평가하는 새로운 절차가 마련된다.

■ 왕실에 대한 언급
군주였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Queen Elizabeth II)이 사망한 지 2년이 지났지만 호주의 일부 법률에는 여전히 여왕에 대한 언급이 있다. 이 리스트에는 호주의 2개 준주인 Australian Capital Territory와 Northern Territory 통치와 관련된 법률이 있는데, 호주 정치인이 이미 사망한 군주(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선서를 해야 하는지(그렇지는 않다)에 대해 흥미로운 의문이 제기됐었다. 이번 법률 변경에 따라 이런 내용들이 바뀌게 된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