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RE ‘Australian CBD retail vacancy’ 보고서, 주요 쇼핑몰 소매 계약 늘어나
전염병 대유행에 따른 제한 조치로 고스트타운(ghost town) 양상을 보였던 각 대도시 도심 상권이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CBD(Central Business District) 지역에 기반한 사무실로의 근로자 복귀, 유학생들이 돌아오고 여행자 또한 점차 증가하는 가운데 도심 소매점들이 확연하게 늘어난 주말 쇼핑객들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각 대도시 CBD 상가 공실률도 팬데믹 사태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멜번(Melbourne) 도심 소매점 공실은 지난해 12월 7.4%에서 올해 6월 현재 6.9%로 각 수도 CBD 가운데 가장 낮다. 시드니 또한 작년 12월 8.1%에서 현재 약 7.4% 수준을 보이고 있다.
‘Westfield’ 브랜드의 쇼핑센터 기업 ‘Scentre Group’와 소매 부동산 회사 ‘Vicinity Centres’도 소매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년 가운데서 현재 각 도시 CBD 소매점 임차인이 가장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의류와 신발 등 전통적 부문에서 레스토랑, 펍(pub), 고급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소매점 임대 계약이 속속 체결되고 있다. 시드니 도심 유명 쇼핑가인 피트 스트리트 몰(Pitt Street Mall)의 Lego, 멜번 도심 럭셔리 쇼핑센터 엠포리움(Emporium)의 Fortress 매장 또한 점차 늘어나는 쇼핑객으로 즐거운 비명을 터드린다.
호주의 양대 도시뿐 아니라 브리즈번(Brisbane, Queensland)과 퍼스(Perth, Western Australia) 도심에서도 고급 브랜드 소매점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브리즈번의 대형 쇼핑센터들은 약 10% 가까이를 유명 브랜드에 할애하고 있으며, ‘QueensPlaza’ 상권은 에드워드 스트리트(Edward Street)까지 확대되었다는 진단이다. 퍼스 중심가 핵심 상권으로 꼽히는 ‘Raine Square’ 일대 또한 럭셔리 브랜드 매장 비율이 5.3%로 늘어났다.
이달(8월) 셋째 주,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및 투자사 ‘CBRE Australia’의 ‘Australian CBD retail vacancy’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올해 6월까지 반년 사이, 각 대도시 상가 공실률은 39베이시스포인트(basis point)가 감소, 12.1%를 기록했다. CBRE의 소매 부문 조사 책임자 케이트 베일리(Kate Bailey) 연구원은 “전국적으로 상가 공실률이 감소했다”면서 그 배경으로 “재택근무를 하던 근로자들의 사무실 복귀, 해외 관광객 증가, 국제학생들의 재유입으로 각 도시 CBD 보행자들이 다시 많아지면서 소매 매장 입주 수요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CBRE는 이번 보고서를 위해 전국 도시 CBD에 있는 총 5,646개의 소매점을 조사했다. 조사 도시는 멜번(1,720개), 시드니(1,553개), 브리즈번(1,335개), 퍼스(673개), 애들레이드(365개)였다.
시드니의 핵심 상가 구역 중 하나인 마틴 플레이스(Martin Place)에서는 남성 의류 브랜드인 ‘MJ Bale’(1 Martin Place), ‘Rodd & Gunn’(14 Martin Place)을 비롯해 등 유명 고급 브랜드들이 임차권을 확보하는 등 호주 현지 및 글로벌 브랜드 매장 유입이 활발해지고 있다.
멜번 도심 쇼핑가 중 하나이자 주요 럭셔리 브랜드가 밀집된 콜린스 스트리트(Collins Street)도 주요 쇼핑 스트립으로서의 명성을 공고히 하는 상황이다.
시드니 타운홀 앞의 Queen Victoria Building, 피트 스트리트 상의 Strand Arcade와 The Galeries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소매 부동산 그룹 Vicinity Centres는 연간 실적에서 CBD 소매점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Vicinity Centres 피터 허들(Peter Huddle) 최고경영자는 “주목할 점은 CBD 상가 점유율이 99.6%로 팬데믹 사태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이라며 “이는 CBD 미래에 대한 소매점주들의 확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BRE Australia의 리테일 책임자 리프 올슨(Lief Olson)씨는 “CBD의 핵심 상권 지역 소매 수요가 여전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는 입주자들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제품 판매를 촉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메트로 시티 라인 개통에 따른 개선된 교통 연결망 및 편리한 접근성으로 인해 CBD 보행자가 더욱 늘어나리라 본다”며 “이로써 도심 소매 공간 공실률은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드니 마틴 플레이스 일대의 리테일 공실률은 올해 상반기, 6.9%로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이는 부분적으로 MJ Bale 브랜드의 주력 상품 매장을 포함해 임대 계약이 증가한 ‘The General Post Office’ 빌딩의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Scentre Group은 시드니 마켓 스트리트와 캐슬리 스트리트 코너(Cnr of Market and Castlereagh street)에 새로운 Westfield Sydney 럭셔리 공간을 개장할 예정이다.
Scentre Group의 엘리엇 루사노(Elliott Rusanow) 최고경영자는 “샤넬(Chanel) 브티크를 포함해 하이엔드(high-end) 브랜드 5개 층을 추가로 오픈할 것”이라며 “시드니 웨스트필드의 확장된 소매 공간에는 입점할 예정인 브랜드로는 Moncler, Omega, Canada Goose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전국체인 부동산 중개회사 ‘Ray White’의 바네사 레이더(Vanessa Rader) 연구원은 “도심 지역의 리테일 브랜드는 프리미엄 세입자를 유치하고 도시 활력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면서 “도시 거주민은 물론 해외에서 방문하는 여행자 모두에게 주목받는 공간을 만들고 주중 근무 인력을 확충하면 리테일 매장의 장기적 생존 가능성 보장은 물론 팬데믹 이후 시대의 소규모 지역 기업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