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고혈압 환자 평균 나이 55.8세… 유병기간 늘수록 뇌졸중 등 위험, 크게 증가
고혈압은 심뇌혈관질환을 부르는 대표적인 선행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고혈압 보고서를 통해 허혈성 심장질환과 뇌졸중 사망자의 53%, 만성 신질환 사망자의 62%는 고혈압이 원인이며, 고혈압으로 인해 해마다 1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피할 수도 있었던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고혈압은 심뇌혈관질환의 트리거(방아쇠)인 셈이다.
■ 고혈압, 증상 없어 방치하면 더 위험해진다.
고혈압은 심각한 질병으로 진행되기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쉽기에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한국인이 고혈압을 앓는 기간은 평균 약 30년에 달한다. 한국인 고혈압 환자의 평균나이는 55.8세로, 평균수명이 83.5세임을 감안하면 약 30년간 고혈압을 앓는 셈이다. 이 질환을 앓는 기간이 5년씩 늘어나면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심뇌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이 약 30%씩 증가한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연구팀에서 성인 4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고혈압 유병률 및 유병기간에 따른 심뇌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분석한 결과, 고혈압 유병 기간이 5년 늘어날 때마다 뇌졸중 위험도는 29% 증가하고, 허혈성심질환과 심근경색, 협심증의 위험도는 각각 31%, 32%, 31% 높아졌다.
■ 고혈압 합병증 1위는 관상동맥질환
관상동맥은 심장근육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해주는 혈관으로, 대표적인 관상동맥질환은 협심증과 심근경색이다. 혈압이 높아지면 혈관은 지속적으로 손상을 입게 되는데 손상 부위에 콜레스테롤과 칼슘, 노폐물 등이 더 쉽게 쌓여 혈관이 좁아지고 막히게 된다. 관상동맥이 좁아져 혈류장애가 일어나면 협심증이, 완전히 막히게 되면 심근경색증이 발생한다. 한국인 약 29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수축기혈압이 20mmHg 높아질 때 심혈관질환 위험이 약 2배씩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 고혈압은 뇌졸중의 핵심 위험인자
고혈압은 뇌졸중의 핵심 위험인자 중 하나이다. 뇌 조직과 세포는 혈관들을 통해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기 때문에 혈관이 손상되거나 막히면 신경기능의 빠른 상실과 세포사멸, 뇌졸중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연령대별로 뇌졸중 발병에 얼마나 많은 비중으로 기여하는지를 평가하는 기여위험도(population attributable risk, PAR)를 분석했을 때, 중년기(55세~74세) 뇌졸중의 가장 핵심적인 위험인자는 고혈압으로 기여위험도가 31%에 달했으며, 뇌졸중 환자 100명 중 67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 고혈압은 치매 위험 높인다.
고혈압은 치매 발병률도 높인다. 미국 연구팀에서 1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약 32년 동안의 진료기록을 관찰 분석한 결과, 중년(45~64세) 및 초기 노년기(65~74세)에 높은 혈압(120mmHg이상)을 갖고 있을 경우 80세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정상혈압인 사람들에 비해 약 30% 더 높았다. 특히, 혈압이 높을수록 치매 위험은 더 증가해 전단계 고혈압(수축기혈압 130-139mmHg)은 치매 위험이 23~33% 증가했고, 고혈압(수축기혈압 140mmHg이상)은 치매 위험이 41~47% 더 높았다.
■ 좋은 콜레스테롤 HDL 높이면 고혈압 &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
콜레스테롤은 고혈압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콜레스테롤이 혈관내막에 쌓여 혈관이 좁아지면 혈압이 높아진다. HDL은 혈중 콜레스테롤 또는 혈관 플라크 속 콜레스테롤을 싣고 간으로 되돌려 보내거나 몸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고혈압을 예방하고, 심뇌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HDL콜레스테롤의 정상범위는 남성 40mg/dL, 여성 50mg/dL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