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다이비치는 성형외과 의사 및 모델-사진작가, 스트라스필드에는 의료 전문가 ‘다수’
시드니 모닝 헤럴드 분석… 모스만-법조인 및 금융가, 패딩턴에는 법정 변호사 많아
모델로 일하는 이들은 본다이비치(Bondi Beach)에, IT 기술자들은 파라마타(Parramatta)에, 바리스타는 마스코트(Mascot)로 모여들며, 의사는 스트라스필드(Strathfield)에 많이 산다. 이는 인구조사 결과를 통해 드러난 광역시드니 전문직 종사자 집단(worker tribes)의 두드러진 거주지 특징 가운데 일부이다.
광역시드니의 노동 참여 인구가 300만 명 이상이라는 기록적인 수에 이른 가운데, 최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분석한 직업별 거주 데이터는 어느 교외지역(suburb)에 가장 많은 근로자가 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현재 시드니 전역에는 8만9000명의 판매 보조원(sales assistant)이 있어 이 도시에서 가장 대중적인 직업으로 꼽히며, 이들 가운데 가장 많은 수가 블랙타운(Blacktown)에 살고 있다.
회계-세무 관련 종사자,
에핑 거주 가장 많아
두 번째로 많은 직종은 일반 사무직(general clerk) 종사자로 4만9,000명에 달하며, 이들 또한 가장 많은 수가 블랙타운에 거주한다. 일반 회계사(general accountant)는 4만4,000명으로 세 번째 많은 직종이며, 이들 중 가장 많은 수가 거주하는 교외지역은 에핑(Epping)이다.
동부, 본다이비치(Bondi Beach)에는 시드니의 다른 교외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수의 모델(model)이 있다. 흥미롭게도 이 교외지역에는 성형외과 의사 수가 가장 많으며, 이웃인 본다이(Bondi)에는 사진작가들이 두드러진다. 일의 특성을 감안하면 성형외과 의사나 모델, 사진작가는 연결되는 점이 많다고 할 수 있다.
4년 전, 뉴질랜드에서 호주로 건너온 모델 시안 헨더슨(Sian Henderson)씨는 모래, 서핑, 지역 공동체 분위기에 매료되어 본다이 비치를 거주지로 선택했다. “여기에서는 계속해 활동적인 사람들과 마주치게 된다”는 그녀는 “집을 나서 카페 거리를 지나도 좋고, 그러면 같은 일을 하는 몇몇 친구들이 카페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이런 점이 좋다”면서 “이곳에서는 모델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헨더슨씨는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고 싶지 않다”며 “일을 할 때에는 도심 지역에 있다가 이곳으로 돌아와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다음 일을 준비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그녀가 속한 모델 에이전시는 이 지역 이름을 차용했다. ‘Bondi Model Management’라는 이 회사는 5년 전 현지 거주자 나탈리 빌러(Natalie Biller)씨가 설립한 에이전시이다.
젊은층 많은 본다이 해변,
모델 캐스팅에도 이점
빌러씨는 모델들이 라이프스타일 때문에 본다이에 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 지역은 약간 트렌디한 것 같다”는 그녀는 “누구나 그렇지만 모델들 또한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모델뿐 아니라 유명한 해변인 만큼 많은 젊은이들을 만날 수 있다. 빌러씨는 본다이 해변에서 ‘잠재적’ 모델을 찾아내기도 하고, 그들에게 (자기의) 모델 에이전시에 합류하고 싶은지를 묻기도 한다. 많은 젊은이들이 본다이 비치를 찾는 만큼, 그야말로 ‘길거리 캐스팅’을 하기에도 좋은 지역이라는 것이다.
빌러씨는 “매일, 본다이 해변에는 수천 명의 멋진 사람들이 모여들기에 (모델로서의 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정찰’하기에 좋다”며 “종종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직감을 받고 우리 에이전시로 끌어들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수의 한인 사업자 기반인 스트라스필드는 의료 관련 종사자들, 특히 의사들의 거주지로 관심을 받는 곳이다. 이곳에는 일반의(GP)는 물론 심장 전문의(cardiologist), 마취 전문의(anaesthetist)가 다른 어느 지역보다 많이 살고 있다. 뿐 아니라 치과의사(dentist), 병원 약사(hospital pharmacist), 검안사(optometrist) 거주 비율이 높으며, 소매업 종사자 또한 많은 편이다.
로워노스쇼어(lower north shore region)의 교외지역으로, 시드니 최고 프리미엄 지역 중 하나인 모스만(Mosman)에는 고소득 직종(또는 고소득으로 추정되는) 종사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법조인 집단 거주지역으로 500명 가까운 변호사(solicitor), 12명의 판사(judge)가 정착해 있는 ‘lawyer huddle’이며, 또한 경영 컨설턴트management consultant, 340명 이상), 인재 발굴 전문가(Human Resources Manager), 금융투자 자문가(financial investment adviser)들의 거주지가 되고 있다.
법률-금융 종사자,
모스만 거주 선호
법조인 가운데 법정 변호사(barrister)가 가장 많이 사는 교외지역은 패딩턴(Paddington)이다. 또한 이곳에는 주식 중개인(stockbroker), 홍보 분야 종사자(public relations manager), TV 저널리스트 및 화가들의 수가 가장 많다(예술품 매매 종사자 거주 비율은 Auburn이 가장 높다).
컨설팅 회사 KPMG의 도시경제학자 테리 론슬리(Terry Rawnsley) 연구원은 시드니의 주택 비용이 도시 전역에 걸쳐 각 직업군을 배치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각 직업별 다수 거주 지역을 보면 소득과 주택가격이 핵심 요소로, 소득이 높은 근로자는 (주택) 가치가 더 높은 교외지역에 끌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산업 부문의 지리적 위치 또한 중요한 동인이다. 론슬리 연구원은 “사람들은 자기 일자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고용 클러스터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사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교외지역의 평판이나 특성 또한 거주지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론슬리 연구원에 따르면 일부 지역은 특정 전문 브랜드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변호사라면 모스만에 거주한다는 것이 자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광역시드니 제2의 도심인 파라마타(Parramatta)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software engineer), 프로그래머(developer programmer), 웹 디자이너(web developer) 등 IT 분야 종사자들이 집중되어 있다.
이런 이들 중 한 명이 파라마타 기반의 IT 서비스 회사 ‘Chill IT’ 사의 네트워크 엔지니어이자 시스템 관리자인 데방 체다(Devang Chheda, 28)씨이다. 그는 파라마타의 IT 산업 성장세와 함께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가 IT 종사자들을 이 지역으로 끌어들였다고 생각한다.
인도 뭄바이(Mumbai)에서 성장하여 청년이 된 후 호주로 이주한 그는 파라마타에 대하 “IT산업 및 관련 분야의 허브가 되고 있다”면서 “이 지역에는 인도뿐 아니라 아시안 레스토랑도 많다”고 덧붙였다.
매릭빌, 문화예술가
다수 거주지역으로 부상
물류창고 등 산업 시설이 많았던 매릭빌(Marrickville)은 도심 인근의 주택가격이 빠르게 치솟는 상황에서 도심 지역에 직장을 갖고 있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저렴한 주택가격의 이 교외지역으로 몰림에 따라 최근 수년 사이 새로운 주거지가 속속 개발되고 있는 곳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심 전문직 종사자들뿐 아니라 뉴타운에 기반을 두고 활동했던 예술가들도 속속 주거비용이 더 저렴한 매릭빌에 자리 잡으면서 새로운 문화 타운이 되어가고 있다.
실제로, 매릭빌에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그 어느 지역보다 많이 살고 있다. 작가(author), 사서(librarian), 음악가(musician), 그래픽 디자이너(graphic designer), 영화나 TV 드라마 연출가, 무대감독, 조각가(sculptor)들이 집중되어 있다.
이 교외지역은 또한 뚜렷한 정치적 색채를 갖고 있다. 정치평론가, 선거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패션 산업 허브로 알려진 서리힐(Surry Hills)은 실제로 패션 디자이너들이 집중되어 있으며, 건축가 거주 비율 또한 높은 편이다.
시드니 서부의 가장 큰 교외지역인 블랙타운(Blacktown)은 운송 및 물류 부문 근로자들의 중심지가 됐다. 이 지역에는 트럭, 버스 운전기사, 배달 차량 기사, 택배 근로자(courier), 철도 보조원(railway assistant), 지게차 기사(forklift driver), 점원(storeperson), 창고 관리자(warehouse administrator) 등이 가장 많이 거주한다. 이는 블랙타운이 주요 운송 및 물류 분야 고용 클러스터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 교외지역은 돌봄 서비스 근로자들의 거주지로 노인돌봄 근로자(aged care worker), 보육 근로자(childcare worker), 이밖에 재활 및 커뮤니티 보건 서비스(rehabilitation and community health) 종사자 비율도 높다. 미용 부문 테라피스트(beauty therapist), 미용사 및 미용 관리자(hair or beauty salon manager)가 많이 거주하는 것도 블랙타운의 지역적 특성 중 하나이다.
물류 중심지 블랙타운,
운송업 종사자 비율 높아
서부 펜리스(Penrith) 인근의 글렌모어 파크(Glenmore Park)는 법 집행 담당자들의 대표적 중심 거주지역이다. 일반 경찰, 강력반 형사가 가장 많이 거주하며 또한 배관 및 목공 기술자(plumber and carpenter) 거주 비율도 높다.
남서부, 캠시(Campsie)는 일반 청소 근로자(domestic cleaner)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카브라마타(Cabramatta)에는 양장이나 재단사(dressmakers or tailor), 재봉틀 기술자(sewing machinist)가 집중되어 있다.
숫자에 능숙한 이들이 모여 있는 교외지역도 있다. 에핑에는 회계사(accountant), 보험계리사(actuary), 세무조사관(tax inspector)이 가장 많이 거주하며, 또한 종교 지도자들(ministers of religion) 거주 비율도 높다.
시드니 남부 서덜랜드 샤이어 지역(Sutherland Shire region)은 항공 분야 근로자들을 유치하고 있다. 크로눌라(Cronulla)에는 가장 많은 항공기 조종사와 승무원이 살고 있으며 키라위(Kirrawee)는 항공기 급유(aircraft refueller) 근로자 다수 거주 지역이다. 또한 이곳은 연방 이민부 직원이 가장 많 살고 있는 교외지역이기도 하다. 시드니 남부 일부 교외지역에 항공 분야 관계자들이 다수 모여 있는 것은 시드니공항과 인접헤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서부, 카슬힐(Castle Hill)에는 다른 어느 교외지역보다 부동산 중개인(real estate agent) 거주 비율이 높다는 특징을 보인다. 또한 스포츠 관련 종사자를 끌어들인다. 현재 카슬힐에는 스포츠 경기 심판(sports umpire), 테니스 코치, 스포츠 센터 매니저, 수영 코치 및 강사(coaches/instructor)의 거주 비율이 가장 높다.
카슬힐이 포함된 시드니 북서부 지역은 또한 학교 교사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카슬힐은 교장(school principal) 거주 수가 74명으로 가장 많으며, 이웃해 있는 버큼힐스(Baulkham Hills)는 초등 및 하이스쿨 교사의 주요 거주지이다. 버클힘스는 또한 화웨 근로자(florist) 거주 비율이 가장 높다.
카슬힐-버클힐스, 교사 및
부동산 에이전트 다수 거주
시드니 도심에 많은 카페가 문을 열고 있다는 점에서 다수의 관련 종사자들이 도심 지역에 거주하는 있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가장 많은 이들이 살고 있는 교외지역은 마스코트(Mascot)이다. 마스코트에는 161명의 바리스타(barista)가 거주, 가장 많은 수가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자들이 도시의 대학 인근에 모이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NSW대학교가 있는 켄싱턴(Kensington)은 가장 많은 대학 강사(university tutor) 거주지역이며 인근 랜드윅(Randwick), 시드니대학교와 UTS 인근의 글리브(Glebe)와 뉴타운(Newtown) 또한 대규모의 대학 강사 클러스터 지역이다.
주요 경마장이 있는 지역은 말(horse)과 연관이 있다. 워윅팜(Warwick Farm)에는 경주마 조련사(horse trainer)가, 랜드윅에는 마권 종사자(bookmaker) 거주가 압도적이다.
그런 한편 남서부 외곽 잉글벌(Ingleburn)은 시드니 어느 해변을 가든 거의 30km를 달려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해변인명구조대원(beach lifeguard)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는 매 5년마다 실시되는 인구조사가 8월, 즉 겨울에 진행되기 때문인 듯하다. 대부분의 인명구조대원의 경우 바다 수영객이 거의 없는 겨울시즌에는 다른 일에 종사한다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만약 센서스가 여름시즌에 실시됐다면, 이들의 다수 거주지역은 달라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 시드니의 가장 일반적인 직업 및 종사자
Sales Assistant (General) : 89,248
General Clerk : 48,980
Accountant (General) : 44,284
Sales and Marketing Manager : 38,434
Storeperson : 36,188
Retail Manager (General) : 34,009
Aged or Disabled Carer : 33,904
Primary School Teacher : 31,259
Secondary School Teacher : 31,047
Marketing Specialist : 25,451
Source: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