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버크, 내무-이민부 장관에… 주택부 줄리 콜린스 의원은 농업부로
집권 3년차에 접어든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총리가 내년도 연방선거를 대비해 내각 일부를 교체했다.
2022년 노동당 정부가 들어서면서 클레어 오닐(Clare O’Neil) 의원이 맡아 왔던 내무부와 앤드류 가일스(Andrew Giles) 의원의 이민부 장관 자리는 현 고용 및 노사관계부 토니 버크(Tony Burke) 의원이 담당하게 됐다.
지난 7월 28일(일) 저녁, 알바니스 총리는 새 장관 지명을 발표하면서 고용 및 노사관계 관련 업무에서의 버크 의원의 성과를 언급하면서 새로운 업무에 대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리는 “버크 의원은 다양한 포트폴리오에 집중해 고용과 노사관계 분야에서의 역할에 충실해 온 장관”이라며 “과거에도 유사한 업무를 이어온 그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에서도 좋은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소개했다.
버크 의원이 자리를 옮김에 따라 퀸즐랜드 기반의 머레이 와트(Murray Watt) 상원의원이 고용 및 노사관계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아울러 알바니스 총리는 주택부 장관인 줄리 콜린스(Julie Collins) 의원을 농업부로, 말란디리 매카시(Malarndirri McCarthy) 의원을 원주민부 장관에 지명했다. 알바니스 정부 이후 이 부서를 담당해온 린다 버니(Linda Burney) 의원은 내각 교체에 앞서 장관직을 사임하며, 내년 연방선거를 기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날 뜻을 밝힌 바 있다.
캔버라 정계에서는 이번 내각 교체에 앞서 오닐 및 가일스 장관이 현 직책에서 손을 놓게 될 것이라는 추측이 있어 왔다. 오닐 의원은 주택부로 자리를 옮기며, 가일스 의원은 버니 의원과 함께 기술훈련부 장관직을 사임한 브렌든 오코너(Brendan O’Connor) 의원의 자리를 맡게 된다.
아울러 현재 국제개발부 장관직에 있는 팻 콘로이(Pat Conroy) 의원은 방위산업부를 추가로 담당하게 됐다.
알바니스 총리는 이번 내각 일부 개편에 대해 “노동당 정부의 중요한 발전을 가져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닐 및 가일스 의원의 성과를 옹호하며 “이전 연립(자유-국민당) 정부 당시 부실했던 이민 관련 업무를 복구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번 내각 개편에 대해 야당의 피터 더튼(Peter Dutton) 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이전의 트위터)를 통해 “의자 바꾸기”(shuffling of deck chairs)라고 조롱했다. 더튼 대표는 “현 총리는 자기 내각의 절반에 대해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있는데, 그의 문제는 수백만 호주인이 인정하는 리더십, 근성, 판단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이번 개편은 가라앉고 있는 현 내각의 갑판 위 의자를 뒤섞어 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개편의 또 다른 변화로는 제니 맥알리스터(Jenny McAllister) 상원의원의 도시 및 비상사태 관리 장관 임명이다. 또한 매트 시슬스웨이트(Matt Thistlethwaite) 의원은 이민부 차관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그는 이전까지 호주의 공화제 전환 관련 업무를 맡아 왔지만 이번 개편에서 이 부서는 폐지됐다. 이는 지난해 알바니스 총리가 추진한 ‘Voice’ 국민투표(연방 의회에 원주민 자문 상설기구를 두고자 헌법 내용을 변경하기 위한 국민투표)가 실패한 이후 현 정부에서 헌법 변경에 대한 추가 의지(공화제 전환)가 없음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팀 에어스(Tim Ayres) 상원의원은 알바니스 정부의 주요 예산 계획인 ‘Future Made in Australia fund’ 운용 차관에, 앤서니 치솜(Anthony Chisholm) 상원의원은 조기교육부 장관에, 케이트 트웨이츠(Kate Thwaites) 의원이 사회보장 및 여성부 차관에, 백벤처였던 줄리안 힐(Julian Hill) 의원은 시민권 및 다문화 차관에 임명됐다.
내무 및 이민부 수장 교체는 지난해 말 고등법원이 불법 난민의 무기한 구금을 종료하고 150여 명을 석방하라고 판결함에 따라 정부는 지난 수개월 동안 정치적 논란에 휩싸여 왔다. 특히 석방된 이들 가운데 일부가 범죄에 연루된 것이 확인되면서 야당은 “비록 ‘무기한 구금이 불법’이라는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계속 구금해 두기 위한 더 많은 조치가 있어야 했다”며 정부를 공격했다.
야당 내각 내무부를 담당하는 제임스 패터슨(James Paterson) 의원은 알바니스 총리의 내무 및 이민부 장관 교체는 정부가 관련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