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컹엄 국 공식 발표… 시드니 및 캔버라 방문 이어 영연방 지도자 회의 합류 예정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이후 군주로서는 첫 호주 방문, 건강 고려해 짧은 일정 계획
찰스 3세(King Charles III) 국왕이 왕위에 오른 이후 처음으로 호주를 방문한다. 오는 10월 계획된 방문에는 카밀라 왕비(Queen Camilla)도 함께 할 예정이다.
지난 7월 15일(영국 시간) 공식 성명에서 버킹엄 궁은 “찰스 3세 국왕의 호주 방문은 현재 진행 중인 암 치료가 점차 진전됨에 따른 결정으로, 주치의들의 조언에 의해 애초 계획했던 것보다 짧은 일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1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에 따라 왕위를 계승한 후 첫 호주 방문에서 찰스 국왕은 캔버라(Canberra)와 시드니만 방문할 것으로 보이며, 호주에 이어 매 2년마다 열리는 56개 영연방 국가 정부 수반 회의(Commonwealth Heads of Government Meeting. CHOGM)를 위해 사모아(Samoa)로 향하게 된다.
올해로 75세인 찰스 국왕은 남성 전립선 비대증과는 관계없는 다른 시술을 위해 3일간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암이 발견되어 지난 2월 ‘정기 치료 일정’(schedule of regular treatments)을 시작했다. 버킹엄 궁은 국왕에게서 발견된 암이 어떤 종류인지, 또 어떤 치료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궁 대변인은 ‘국왕이 지속적인 회복을 우선하려면 무리한 일정을 피해야 한다’는, 국왕 주치의들의 조언이 있었다고 전했다.
대변인은 이어 “이에 따라 호주 및 뉴질랜드 총리들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시간 및 이동의 압박을 감안해 호주 및 사모아 방문으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며 “국왕께서는 지속적인 지원과 이해에 대해 모든 당사자들에게 따뜻한 감사와 행운을 기원했다”고 말했다.
영국 언론들 보도에 따르면 찰스 국왕이 CHOGM 참여를 결정한 것은 첫째 아들인 윌리엄 왕자(Prince William)가 아내 캐서린(Catherine, Princess of Wales)의 건강 문제로 이 회의에서 국왕을 대신할 수 없게 된 때문이다.

찰스 국왕은 왕세자 시절 15차례에 걸쳐 호주의 모든 주 및 테러토리를 방문했었으며, 가장 최근의 호주 방문은 2018년 브리즈번(Brisbane)에서 열린 커먼웰스 게임(Commonwealth Games) 개막식 참석을 위한 것이었다. 청소년 시절, 당시 찰스 왕세자는 빅토리아(Victoria)에 있는 ‘Geelong Grammar School’, 팀버톱 캠퍼스(Timbertop Campus)에서 6개월간 재적했었으며, 이로 인해 호주에 대한 특별한 기억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아들인 윌리엄과 해리 왕자(Prince Harry)는 최근 몇 년 사이 가족과 함께 호주를 방문했었다.
오는 10월 호주 일정에서 찰스 국왕은 입법의회(Legislative Council, 상원, Upper House) 개원 200주년을 맞아 2,200만 달러의 보수 공사를 마친 시드니 및 캔버라 의회를 방문하며, 캔버라에서 열리는 왕실 부부 만남 행사에는 총리(Prime Minister)와 각 주 총리(Premier 및 chief minister)들이 초청된다.
버킹엄 궁은 국왕의 건강 문제로 공식적인 호주 방문 날짜와 보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내놓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10월 21일부터 시작되는 CHOGM 참석(올해 회의는 10월 21일부터 25일까지)이 예상되기에 호주 방문은 그 며칠 이전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궁 대변인은 “영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호주에서의 폐하의 일정 또한 주치의들의 조언과 건강상 필요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앤서니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총리는 찰스 국왕에 대해 “우리 조국 호주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고 있으며, 호주에서 보낸 시간과 우리 대륙의 놀라운 아름다움을 따뜻하게 말해 왔다”면서 “국왕과 왕비의 호주 방문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