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인구 3,400만 명…인구통계학자, “삶의 방식-가족에 대한 정의 변화 보여준다” 진단
호주인의 생활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며 자녀 출산을 미루는 경향이 짙어진다. 또는 출산을 하지 않겠다는 이들도 많아지고 이혼, 별거 등으로 한부모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변화를 감지하게 하는 새로운 보고서가 나왔다. 지난달 마지막 주, 통계청(ABS)이 발표한 2046년 호주 가구 및 가족 전망에 대한 새 통계가 그것이다.
ABS는 “이 전망(projections)은 예견(또는 예측, prediction)이나 예보(forecast)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호주 인구의 미래 생활방식에 대한 특정한 가정(assumptions)이 예측 기간 동안 지속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보여주는 예시(illustration)”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호주국립대학교(ANU) 인구통계 학자인 리즈 앨런(Liz Allen) 박사는 “ABS의 이 전망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뿐 아니라 가족의 정의(definition)에 대한 개념 또한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국가의 모습을 보여준다”면서 “이제 ‘가족’은 더 이상 우리가 고려하던 것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ABS가 내놓은 보고서 내용을 요약하면, △(2046년까지) 호주 총인구는 3,4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1인 가구(lone-person household)는 전체 가구의 약 25%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전체 가구는 약 700만에서 약 950만 가구로 늘어날 전망에다, △파트너와 함께 사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생활 형태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전의 가족 형태, 변화할 것…
이제까지 그러했던 것처럼 ‘가족’으로 구성된 가구(household)는 여전히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남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녀가 없는 가구(부부 둘만 살아가는)가 두 번째 유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편부모 가족(lone-parent families)은 2046년까지 전체 가구의 약 4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남성 편부모 가족은 40%에서 69%사이로 ‘가장 빠르게’(fastest rate)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ABS는 싱글 여성 편부모 가구(single-female-parent households)는 전체 편부모 가구의 약 80%를 차지하며 지배적인 비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앨런 박사는 “이제 우리는 가족(가족 구성원)이 파트너만이거나 자녀를 가진 편부모로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있으며, 성별(gender)과 성적 성향(sexual orientation)을 통해 부모의 다양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다양화(diversification)로 인해 가족의 형태(또는 성격)가 변화한다는 것은, 우리가 항상 존재해 왔던 것들을 수용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그러나 이제 우리는 (호주) 인구의 모든 다양성을 지원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갖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즉, 다양성으로 인한 가족 형태나 개념이 변하고 있고, 이는 전통적인 가족의 성격뿐 아니라 여러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이런 변화를 지원하기 위한 사회적-제도적 장치가 준비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앨런 박사는 남성 편부모(lone male parent)의 증가가 예상되는 것은 다양한 요인을 반영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우리는 아버지들이 부모 역할을 더 많이 맡는 것을 보고 있는데, 이는 특히 (파트너와) 별거하게 되는 상황에서 더욱 그러하다”는 앨런 박사는 “또한 남성이 (자녀 양육 능력을) 인정받고 (이혼이나 별거시) 한부모 역할을 맡게 되는 경우도 있다”며 “우리가 보고 있는 것처럼 여성은 선택에 따라 편부모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부부만 있는’ 가구 증가
2001년에서 2021년까지의 통계를 보면, 호주 인구의 약 절반은 자녀가 있는 부부 가정이었다. 하지만 이제 더 많은 이들이 자녀 출산을 미루거나 부모 역할을 거부함에 따라 자녀를 가진 가구는 감소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01년에서 2021년 사이, 부부만 있는 가구는 일부 연령층에서 증가한 반면 다른 연령층에서는 감소했다. 이에 대한 데이터를 보면 △25-34세 연령층에서는 23%에서 28%로 증가, △45-59세 연령층에서는 30%에서 21%로 감소, △75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38%에서 45%로 증가했다. 고령층에서의 ‘부부 가구’가 늘어난 것에 대해 ABS는 남성의 수명이 길어진 때문으로 풀이했다.
앨런 박사는 부부만 사는 가구의 증가는 인구 고령화와 그에 비례하여 노년층 인구가 더 많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에 호주는 출산 능력이 가장 좋은 시기임에도 부부만 살아가는 가구가 더 많아지는 것을 보고 있다. 앨런 박사는 “(ABS의) 이 전망에서 고려되지 않은 것은, 총출산율 부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면서 “우리는 부부나 젊은이들이 일반적으로 자녀 출산을 미루는 것을 보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호주인들이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앨런 박사는 부부가 자녀 출산을 연기하면서 가족의 중심(heart of family)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도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선택 또는 상황에 따라 아이가 없는 가정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그녀는 “(개인적으로) 이제 사람들이 파트너와 가족을 구성하고, 자녀를 갖고자 하는 꿈과 열망을 실현하기에는 열악한 사회적-경제적 환경에 맞닥뜨린 상황이라는 사실이 걱정”이라고 전했다.
이런 점에서 그녀는 ‘정부가 향후 호주인의 주택 수요를 고려할 때 이런 예측(ABS의 전망)이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우리(호주)는 모든 가족 구성에 관계 없이 불안정한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앨런 박사는 “호주는 인구학적-경제적 역풍 상황에 있지만 우리는 이들을 안내하고 미래 계획에 대해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서 “이 통계(ABS의)를 분석할 때 모든 형태의 가족, 가구의 수요를 고려해 주택 계획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