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까지의 임금 인상은 전년동기 대비 4.1%, 주택가격은 두 배 이상 올라
주택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반면 임금 상승은 아주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구입 경제성 측면에서 그 어느 시기보다 안 좋은 상황(as bad as it’s ever been)이라고 말한다.
현재 내집 마련을 이루려는 구매자 수요는 주택공급 속도를 크게 앞지른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년 사이 크게 높아진 기준금리로 예비 구매자의 주택 구입 예산은 2년 전의 낮은 이자율 당시에 비해 훨씬 늘어났다. 최근 임금인상률이 약간 반등하기는 했지만 주택가격 상승 비율보다는 아주 낮은 수준에서 정점을 찍은 상태이다.
통계청(ABS)의 가장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올 3월까지 임금은 전년동기 대비 4.1% 상승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12월까지, 이전 1년 기간에 비해 훨씬 적은 수치이다. 그런 반면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Domain) 집계를 보면, 전국 수도의 주택가격은 올 3월까지 지난 1년 사이 8.4%가 올랐다. 도시들 가운데 멜번(Melbourne)의 상승폭은 다소 낮지만 시드니는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돈다.
장기적으로 보면 그 격차(주택가격과 임금 상승)는 더 극명해진다. 올해 3월까지, 지난 12년간의 수도 전역 주택가격은 93.5%가 높아진 반면 임금은 34.7% 성장에 그쳤다.
커먼웰스 은행(Commonwealth Bank) 국내경제 책임자인 가레스 에어드(Gareth Aird) 연구원은 지난 몇 년 동안 기준금리가 구조적으로 하락해 왔다고 말했다. 즉 “주어진 소득 수준에 비해 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대출 능력이 높아지면서 주택가격이 장기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높은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이 임금보다 더 빠르게 상승했는데, 이는 공급에 비해 높은 인구 성장과 재정 여유를 가진 이들의 공격적인 부동산 구매, 즉 부모의 지원(bank of mun and dad)을 받을 수 있는 세대의 시장 진입에서 기인한다. 최근의 한 관련 자료는 이미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통해 높은 자본이익을 거둔 부모의 도움을 받아 주택을 구매하는 사례가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에어드 연구원은 맞벌이 가구의 증가로 가계소득이 임금보다 빠르게 증가한 것이 주택가격 성장의 또 다른 순풍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노동시장에서 여성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는 것이다.
그는 “(예비 구매자 입장에서) 현재 주택 중간가격 수준은 여러 주요 수도에서 그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며 “보통 사람들의 부동산 시장 진입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현재의 주택 구입자들은 더 많은 대출 보증금(mortgage deposit)을 적립해야 하고, 이를 상환하기 위해 가계소득의 더 많은 부분을 지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상황에서 내집 마련을 이룬 30년 전의 부모 세대가 구입할 수 있었는 주거지에 비해 훨씬 적은 부동산을 마련할 수 있을 뿐이다.

에어드 연구원은 “호주 근로자 평균 임금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이들조차도 오늘날 주요 도시에서 중간가격 규모의 주택 구입은커녕 부동산 시장 진출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알했다. 이어 이런 문제에 대해 에어드 연구원은 “신규 주택건설 증가, 투자자 수요 감소 등 정책 변화 없이는 격차(주택가격과 임금성장)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 체인 부동산 중개회사 ‘PRD Real Estate’ 사 수석 경제학자 디아스와티 마디아스모(Diaswati Mardiasmo) 연구원 또한 구조적인 금리 하락과 신규 주택건설 부족을 그 원인으로 언급했다. 그녀는 “전염병 대유행 이전에도 우리는 건축 승인을 받은 주택 수가 감소하고 있음을 보았다”며 “그린필드 개발에 많은 비용이 들어갔고 대부분의 개발업자들, 특히 도심이나 수도권에서는 부지가 많지 않기에 대개의 주택건축이 유닛에 쏠렸다”고 덧붙였다.
마디아스모 연구원은 “이제 임금상승률과 부동산 가격 격차가 너무 커 이를 해소하는 데에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임금이 계속 오르더라도, 또 주택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해도 (이미 크게 높아진 부동산 가격으로 인해) 임금이 장기간에 걸쳐 인상되어야 하고 주택은 그 기간 이상으로 안정적이어야 하기에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녀는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에서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이는 예비 구매자가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듯 (내집에 대한) 기대치를 조정하고 가격이 높은 단독주택 대신 아파트를 선택해야 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모기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Shore Financial’의 테오 챔버스(Theo Chambers)씨는 지난 5년 동안 구매자들이 기존의 생활 패턴을 바꾸려는 의지가 커졌음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내집 마련을 목표로 자동차 리스를 끊거나 신용카드 사용을 중단하는 등 가능한 부채를 없이고 이를 주택구입 능력으로 돌리려 한다”는 것이다.
챔버스씨는 “하지만 대부분 구매자는 손쉽게 가족의 도움을 받고 있다”며 “부모로부터 모기지 보증금이든 일정 금액의 현금을 받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부모의 재력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