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Trobe University 연구팀, 가족-친구-동료에게 미치는 과도한 음주 영향 조사
호주인의 음주 행태에 대한 최근 조사 결과, 성인 약 5분의 1이 지인의 과도한 음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라 트로보대학교(La Trobe University) ‘Centre for Alcohol Policy Research’가 가족이나 친구, 동료들에게 미치는 음주 영향을 알아보고자 진행한 설문 조사를 통해 나온 것으로, 영국 ‘Society for the Study of Addiction to Alcohol’ 발행의 동료 심사 과학저널인 ‘Addiction’(월간) 최근호에 소개됐다.
호주 각 대도시 및 지방 지역 등 전역에서 고르게 실시된 이번 조사에 따르면, 폭음을 하는 가족이나 친척을 가진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더 큰 피해를 경험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앤-마리 래슬릿(Anne-Marie Laslett) 박사는 특히 가족 구성원의 음주 행위로 피해를 입은 지방 지역 여성과 어린이를 돌보기 위해서는 정책과 서비스에 대한 긴급한 변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약 3분의 2는 한 번쯤 과음을 한 적이 있다는 답변이었다. 또 22%는 자신이 잘 아는 사람의 지나친 음주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보고했으며 6%는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알코올 관련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15%는 함께 거주하지 않는 가족 구성원, 7%는 과음하는 친구로 인해, 3%는 술 취한 동료로 인해 좋지 않은 경험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래슬릿 박사는 “이런 이들은 과음 상태의 친구나 친척을 보살펴야 하는 부담감, 스스로 통제를 하지 못하는 그들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며 “또한 감정적으로 상처를 받거나 무시당한 느낌을 받기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감정적으로 상처를 입거나 무시당한 느낌’을 보고한 이들은 남성 8%에 비해 여성의 경우 15%나 됐다. 또 ‘(통제되지 않은 과음으로 인해) 심각한 관계’를 겪고 있다고 답한 비율도 남성 7.2%인데 반해 여성은 11.5%였다.
래슬릿 박사는 “폭언이나 가족 문제 등 더욱 심각한 피해 사례도 확인됐으며 조사 대상자 중 일부는 신체적 또는 성적 피해를 입었다”며 “재산 손실, 재정적 스트레스 문제도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와 관련해 래슬릿 박사는 ‘Foundation for Alcohol Research and Education’(FARE)나 ‘Alcohol and Drug Foundation’(ADF) 등 공공보건 중심의 옹호단체들이 피해 예방과 정책 변경을 촉구해 왔다면서 “이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하는 데 필요한 서비스와 정책 변화 등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기했다.
이어 “정부가 태아 알코올 스펙트럼 장애(FASD)를 줄이기 위한 캠페인 및 해당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알코올과 관련된 다른 분야, 즉 이번 연구 결과처럼 타인의 음주 습관으로 인한 피해를 감소시키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연구원들이 시행한 유사한 연구에서는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의 음주로 영향을 받을 경우 남은 가족을 대상으로 지시적 임상요범, 인지행동 치료, 동기부여 인터뷰 및 분노 관리를 포함한 심리사회적 관행을 시행함으로써 그들이 겪는 스트레스나 긴장감을 어느 정도 감소시켰음이 확인된 바 있다.
아울러 친밀한 파트너로부터 폭력의 영향을 받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서 음주와 젠더폭력을 모두 다루었을 때 더 성공적이었다는 또 다른 연구 결과도 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