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리아인
유학생, 방문객, 워홀러, 불법체류자까지 포함하면 현재 호주땅에 발붙이고 있는 한국인의 숫자는 10만 명을 훨씬 웃돌지 않을까 예상한다. 역시 예상컨데 그들의 대다수는 호주보다 한국에서 더 오래 산 사람들로 한국 사회에서 형성된 사고방식, 경험, 지식으로 호주에서 생존 경쟁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호주의 많은 한국인들은 한국식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맹장 수술이야 세계 어느 곳에서나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될 것이나 맹장이 터진 이유에 대한 법률문제는 해당지역에서 활동하는 전문가의 소견을 구하는 것이 가장 현명할 것이다.
공사장 고층에서 낙하로 맹장이 터진 노동자, 우편 배달 중 벌에 쏘여 맹장이 터진 우체부, 못된 개에게 물려 맹장이 터진 행인, 대장제거 수술 후 몸안에 남겨진 수술가위가 몇 년 후 맹장을 터트린 암환자 등 여러 종류의 황당한 맹장 피해의 보상을 원한다면 당연히 변호사의 조언을 구해야 한다. 호주법에서는 영국에서 유래한 Common Law를 근거한 수많은 판결/판례들에 근거하여 처리한다.
NSW 주에서는 신체부상에 대한 보상을 크게 몇 가지로 구분하여 볼 수 있다. 불법행위로 인해 입은 부상(폭행),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 일터에서 당한 산재(출퇴근길에서 당한 부상은 더 이상 해당되지 않음), 공공장소에서 입은 부상, 아니면 타인의 부주의나 잘못으로 초래된 신체상의 상해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자연사를 제외하고 자신의 과실이 없는 상황에서 발생한 인체(신체적 & 정신적) 상해에 대한 보상은 받을 길이 있다.
신약성서에 등장하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예화를 현대화 해보자. 어떤 이가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이동 중 괴한을 만나 폭행을 당해 맹장이 터지는 부상을 입었다. 피해자는 경찰에 폭행을 신고하고 경찰은 수사에 나서 범인을 체포하여 검찰에 넘길 것이다. 법정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피고는 형벌을 받을 것이고 징역형을 선고 받을 것이다. 형사합의가 없는 호주에서 피해자는 누구에게서 보상을 받을 것인가? 피해자는 가해자 괴한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시작할 수 있다. 치료비는 물론 영구장애가 있다면 수입손해까지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가해자 개인으로부터. 하지만 그럴 능력이 있는 괴한이 어디 있겠는가. 음부터 괴한 활동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스토리의 주인공 사마리아인은 자신의 돈으로 피해자의 치료비와 숙박비를 은밀하게 지불하고 사라진다.
보상의 책임을 면하기 위해 보험이 필요하고 실제로 대다수의 상해 보상금은 보험회사로 부터 받는다. 자동차 보험, 고용주의 산재보험(Workers Compensation, 전문직 배상 보험(Professional Indemnity), 산업품 제조자를 위한 Product Liability 보험 등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합의금 계산 방법은 부상/손해를 계산하기에 비슷하다.
NSW 주 정부는 타인의 부주의나 실수로 인해 발생하는 상해 보상을 다루는 Civil Liability Act 2002를 입법화시킴으로써 보상금액에 제한을 두고 있다. 이 법의 55 – 58조항들은 선한 사마리아인(Good Samaritan) 조항이라 명시되어 있으며 ‘보상을 기대하지 않고 부상을 당했거나 부상당할 위험에 처한 사람에게 자발적으로 도움을 가져오는 사람’에 관한 부분들이다. 법은 이러한 사람에게 그의 행동으로 인한 법적 책임을 면제해주며 소송의 여지를 없애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천사’들도 일반적으로 납득이 안 가는 실수를 저질러 또 다른 피해를 가져온다면 법적 책임을 면하지 못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20세기 영국 총리 중 가장 긴 재임기간을 지냈던 철의 여인(Iron Lady) 마가렛 대처는 ‘No-one would remember the Good Samaritan if he had only had good intentions; he had money as well.’이라고 하면서 국가의 부를 강조했었다. 발견하기 어려운 사마리아인들의 역할을 정부가 하겠다는 것이다.
면책공고Disclai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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