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배리 윌모어(Barry Wilmore)와 수니타 윌리엄스(Sunita Williams)가 9개월간의 우주 체류를 마치고 19일(현지시간) 지구로 귀환했다. 두 사람이 탄 스페이스X(SpaceX) 캡슐은 이날 오후 6시(미국 동부시간 기준) 플로리다 해안 인근 바다에 착수했다. NASA에 따르면,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285일을 머물며 지구를 약 4600회 선회했다. 이번 귀환은 NASA가 최근 수년간 겪은 가장 큰 우주비행 난제 중 하나로 꼽힌다. 원래 이들의 임무는 8일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예상치 못한 문제로 인해 9개월 가까이 연장되면서 가족과도 장기간 떨어져 있어야 했다.
윌리엄스는 귀환 전 기자회견에서 “ISS에서 보내는 마지막 비행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아쉽다”고 말했다. 올해 59세인 그녀와 62세인 윌모어는 예기치 않게 ISS에서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새해를 맞았고, 각자의 생일까지도 우주에서 보냈다. NASA의 우주비행사 닉 헤이그(Nick Hague)와 러시아 연방우주공사(Roscosmos) 소속 알렉산더 고르부노프(Alexander Gorbunov)가 지난가을 스페이스X 캡슐을 타고 ISS에 도착하면서 두 사람을 위한 빈 좌석이 마련됐다.
이들이 ISS에 도착한 후,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드디어 지구로 돌아올 수 있었다. NASA는 기상 상태가 악화되기 전에 두 사람을 일찍 지구로 귀환시키기로 결정했다. 두 사람은 귀환 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NASA 존슨우주센터(Johnson Space Center)에서 며칠 동안 의학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9개월 체류 중 무슨 일이 있었나
윌모어와 윌리엄스의 원래 임무는 지난해 6월 5일 보잉(Boeing)의 신형 우주선 ‘스타라이너(Starliner)’를 타고 ISS로 향해 약 8일간 체류한 후 지구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주선의 여러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면서 스타라이너는 결국 빈 상태로 지구로 귀환했고, 두 사람은 귀환 수단을 잃었다. NASA는 이후 스페이스X의 우주선을 이용해 이들을 귀환시키기로 했으나, 이 과정에서도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면서 귀환 일정이 2월로 미뤄졌고, 추가적인 지연 끝에 3월에서야 지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들의 체류 연장은 단순한 대기 상태가 아니었다. 두 사람은 기존 ISS 승무원에서 정식 승무원으로 역할을 바꿔 연구 실험, 장비 수리, 심지어 우주 유영까지 수행했다. 윌리엄스는 이번 임무를 통해 9차례의 우주 유영을 진행하며 총 62시간의 우주 유영 기록을 세웠고, 이는 여성 우주비행사 중 가장 긴 기록이다. 또한 3개월 동안 ISS 사령관 역할을 수행하며 우주정거장의 운영을 이끌었다.
우주 체류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장기간 우주 체류는 인간의 신체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과거 우주비행사들의 연구에 따르면, 무중력 상태에서는 척추가 확장되면서 키가 커지고, 체액이 다리에서 상체로 이동하며 시력 이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2016년, 1년간 우주에 머물렀던 스콧 켈리(Scott Kelly)는 지구로 돌아온 직후 키가 5cm 더 큰 것으로 측정되었다가, 다시 원래 키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주에서는 뼈 밀도가 감소해, 일부 우주비행사는 지구 귀환 후에도 골밀도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지난 11월, 일부 온라인에서는 윌리엄스의 얼굴이 야위어 보인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우주에서는 체액 이동과 근육 증가로 인해 외모가 변할 수 있다”며 “체중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우주정거장은 지구보다 높은 수준의 우주 방사선에 노출되는 환경이므로, NASA는 우주비행사들에게 방사선 노출량을 측정하는 장치를 착용하게 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방사선을 흡수한 경우 NASA는 해당 우주비행사가 다시 우주로 나가는 것을 제한한다.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귀환 후 45일간의 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NASA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매일 2시간의 운동과 의료 검사, 신체 능력 테스트 등이 포함되며, 대다수 우주비행사는 이 기간 내에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된다.
귀환 과정에 정치적 논란도
이들의 귀환은 과학적 관심뿐만 아니라 정치적 논란도 불러일으켰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Elon Musk)에게 이들의 귀환을 서두르라고 요청했으며, 바이든(Joe Biden) 전 행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NASA는 귀환 일정은 정치적 논의와 관계없이 기술적, 기상적 요소를 고려해 결정된다고 해명했다.
한편, NASA는 우주 왕복선(Shuttle) 프로그램이 종료된 이후 보잉과 스페이스X 두 민간 기업과 계약을 체결해 우주비행사 수송을 맡기고 있다. ISS는 2030년까지 운영될 예정이며, 이후에는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우주정거장으로 대체될 계획이다.

가족과의 재회
오랜 우주 생활 동안 윌모어와 윌리엄스 두 사람은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했다. 윌모어는 둘째 딸의 고등학교 마지막 학기를 함께하지 못했고, 첫째 딸은 대학에 진학한 상태였다. 윌리엄스 역시 우주에서 어머니와 인터넷 통화로만 소통해야 했다. 두 사람은 스페이스X 구조선에서 내려 휴스턴으로 이동한 후 가족들과 재회할 예정이다. 긴 우주 체류를 마친 이들의 감격적인 순간이 기대된다.
한국신문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