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라보 평원 상의 일정 구역, ‘Eucla time’으로 불리는 ‘Central Western Time’ 존재
호주에는 다섯 개의 시간대가 있다. Australian Eastern Standard Time(AEST. Daylight Saving을 기간에는 Australian Eastern Daylight Time/AEDT라 칭함), Australian Western Standard Time(AWST. 동부 시간보다 2시간 늦음, WA 주는 Daylight Saving을 시행하지 않으므로 동부 주의 이 시기, 즉 WEDT 시간으로는 3시간 차이), Norfolk Island Daylight Time(동부 시간보다 1시간 빠름), Christmas Island Time(동부 시간보다 4시간 늦음), 그리고 Australian Central Standard Time(동부 시간보다 30분 늦음)이 그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AWST이다. 이 타임존(time zone)의 동쪽에 45분의 차이가 있는 또 하나의 시간대인 중서부 시간대(Central Western Time Zone. CWT)가 있는데, 이로 인해 서부호주(Western Australia)에 두 개의 시간대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CWT는 종종 호주 방송 퀴즈 프로그램에서 참가자에게 제시되는 문제(question)이기도 하다.
Central Standard(또는 Daylight) Time Zone과 Australian Western Standard Time Zone 사이의 시간대인 중서부 시간대(CWT)는 서부호주 카이구나(Caiguna. 남부호주와 서부호주 경계 지역에 펼쳐진 Nullarbor Plain의, Eyre Highway 상에 있는 로드하우스. 거주인구는 4명이다) 인근에서 남부호주(South Australia) 주 경계 가까이에 있는 유클라(Eucla, WA. SA와의 경계에서 서쪽으로 11km 지점)까지의 일부 구역을 포함한다. 이 때문에 이곳의 다른 시간을 ‘Eucla time’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WA와 SA를 가르는 주 경계 사무소(border checkpoint)에는 애들레이드(Adelaide, SA), 퍼스(Perth, WA), 그리고 중서부 시간대, 즉 유클라 타임을 보여주는 세 개의 시계가 있다.
유클라 시간은 WA의 나머지 지역보다 45분이 빠르다. 또 SA 시간에 비해서는 45분이 느리다. SA는 NSW, 빅토리아(Victoria) 주 등과 함께 Daylight Saving을 시행하므로, 이 기간(매년 10월 첫 주 일요일 오전 2시에서 4월 첫 주 일요일 오전 3시 사이)에는 SA보다 1시간 45분이 늦는 셈이다.

WA와 SA 주 경계 사무소에서 약 11km를 가면 만나는 유클라 마을의 모텔(‘Eucla Motel’) 입구에도 세 개의 시계가 중부시간 및 서부, 중서부 시간을 알려준다.
이 모텔을 운영하는 라사 파투피스(Rasa Patupis)씨는 유클라 시간대에 대해 “퍼스와 애들레이드 중간에 위치해 있기에 이해가 되며, 태양의 움직임에 맞춘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이곳에 텔스트라(Telstra) 전신국 타워가 있지만 퍼스 시간에 맞춰져 있으므로 수동으로 유클라 시간으로 변환하지 않는 한 휴대전화의 시간 알림도 퍼스 시간으로 작동된다”며 “이로 인해 이곳을 여행하는 이들이 약간 혼란스러움을 느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파투피스씨의 말처럼 눌라보 평원을 지나는 일부 여행자들은 시간 변화에 어리둥절하곤 한다. NSW 주 헌터벨리(Hunter Valley)에서 퍼스까지 자동차 여행을 하던 에바(Eva)씨는 점심 식사를 위해 유클라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휴대전화를 보니 중서부 시간이 아닌, 자동으로 WA 시간에 맞춰 표시되어 있었다. 그녀는 “유클라의 시간이 다른지 몰랐다”며 “사실 이는 어리석은 시간 구분”이라고 말했다.

에바씨와는 반대 방향, 퍼스에서 동쪽으로 여행 중인 롭(Rob)씨는 가족과 함께 유클라 근처에서 밤을 보냈다. “에어 하이웨이 상의 한 표지판에서 45분 앞당겨 시계를 조정하라는 알림을 보았다”는 그는 “우리 모두 시간을 바꾸어두지 않았지만,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우리 가족 중 아침에 가장 일찍 일어나는 아들의 시계만 앞당겨 놓았다”며 “여기서 한 10분을 달리면 SA 주로 접어드는데, 그러면 아들의 시계를 45분 앞으로 다시 바꾸어 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클라 시간으로 인해 혼란을 겪는 이들은 유클라 거주민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이곳에 사는 40여 명의 주민 가운데 약 절반만이 ‘유클라 시간’을 따른다. 이 때문에 누군가와 저녁 약속을 하게 되면 서로가 시간을 다르게 생각하여 제시간에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곳 경찰서 프론트 데스크에서 일하는 자원봉사 응급서비스 코디네이터인 시몬 코클린(Simone Conklin)씨는 “유클라 시간을 적용하는 것은 모든 것을 혼란스럽게 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유클라와 서쪽 발라도니아(Balladonia) 사이에 위치한 양 목장 ‘Arubbidy Station’(Central Western Time Zone에 속함)은 시간을 단순화하고자 WA 시간에 맞춰 업무를 진행한다.

이 목장 소유자인 매튜 루이스(Matthew Lewis)씨는 “(동쪽에서) 카이구라를 지나면 시간이 45분 뒤로 이동한다고 도로 표지판의 안내문이 있는데, 이 구역을 벗어나면 1시간 차이이기에 WA 시간을 그대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요즘은 스마트폰이 매번 정확한 시간으로 변경해 주는데, 우리가 자체적으로 사용하던 시간이 있어(45분 느린) 종종 혼동을 일으키곤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