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주요 기업들이 남성과 여성 직원 간 임금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기업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45% 이상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성별임금평등기구(WGEA-Workplace Gender Equality Agency)가 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7,800개 고용주와 1,700개 기업 그룹을 분석한 결과, 72%의 고용주가 남성에게 더 높은 급여를 지급하고 있었다.
콴타스(Qantas), 버진 오스트레일리아(Virgin Australia), 텔스트라(Telstra), 우드사이드(Woodside), 맥쿼리 그룹(Macquarie Group), 산토스(Santos) 등 호주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전국 평균인 19% 이상의 성별 임금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버진 오스트레일리아(Virgin Australia)의 성별 임금 격차는 45.2%에 달했으며, 콴타스(Qantas) 41.2%, 헬리우스(Healius Ltd) 41%, 프리미어 인베스트먼츠(Premier Investments) 36.8%, 소닉 헬스케어(Sonic Healthcare) 36.2%, 맥쿼리 그룹(Macquarie Group) 30.3%로 집계됐다.
업종별 성별 임금 격차 현황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평균 25%의 임금 격차를 보이며 가장 높았고, 금융·보험업(22.2%), 임대·대여·부동산업(21.2%), 광업(19.8%) 순이었다. 반면, 성별 임금 격차가 비교적 낮은 기업으로는 울워스(Woolworths, 10.5%), 콜스 그룹(Coles Group, 6.1%), 웨스파머스(Wesfarmers, 11.8%), BHP 그룹(11.2%) 등이 있었다.
WGEA에 따르면, 전체 고용주의 절반은 성별 임금 격차가 12.1% 이상이었으며, 평균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연간 28,425달러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1,204달러는 기본급 외 추가 보너스, 초과근무 수당, 퇴직연금(superannuation) 등의 항목에서 발생했다.
성별 임금 격차 1주일에 $1bn
또한, KPMG와 호주 다양성위원회(Diversity Council of Australia), WGEA가 공동으로 발표한 별도 보고서에 따르면, 성별 임금 격차는 호주 전체 경제에서 매주 약 10억 달러, 연간 518억 달러가 차이 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보고서는 시간당 평균 2.56달러의 성별 임금 격차를 분석했으며, 그 원인 중 36%가 성별에 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경력이 시작되는 시점에서부터 6%의 성별 임금 격차가 발생하며,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이 격차는 18%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건·사회복지(11.3%)와 교육·훈련(13.8%) 업종에서는 성별 임금 격차가 국가 평균(6.5%)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여성은 저임금 직군에서 일할 확률이 1.5배 높았고, 남성은 상위 임금 직군에서 일할 확률이 1.9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KPMG의 앨리슨 키친(Alison Kitchen) 회장은 “공공과 민간 부문에서 성차별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고착화된 차별이 존재한다”며 “기업들이 성별 임금 격차의 원인을 더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 고객 대상 브랜드의 역설
한편, 여성 고객을 주요 타겟으로 하는 브랜드에서도 성별 임금 격차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액티브웨어 브랜드 로나 제인(Lorna Jane)은 36.3%, 수영복 브랜드 시폴리(Seafolly)는 44.5%, 주얼리 브랜드 로비사(Lovisa)는 26.4%의 성별 임금 격차를 기록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자유당(Liberal Party)의 수잔 레이(Sussan Ley) 부대표는 “여성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브랜드가 내부적으로는 성별 임금 평등을 실현하지 못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비판했다. WGEA의 메리 울드리지(Mary Wooldridge) 최고경영자는 “고용주들이 점점 더 성별 임금 격차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분석과 노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 장관 케이티 갤러거(Katy Gallagher) 또한 “이 보고서는 기업들이 변화를 이끌어나가는 데 있어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라며 “여성들의 리더십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기업들이 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및 정치권 반응
한편, 일부 정치권에서는 정부가 성별 임금 격차가 큰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녹색당(The Greens)은 정부가 성차별을 조장하는 기업들에 세금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며, 이에 대해 케이티 갤러거 장관은 “검토할 가치가 있는 제안”이라고 밝혔다.
보수 성향의 국가당(Nationals)의 맷 카나반(Matt Canavan) 상원의원은 이번 보고서를 두고 “앤드류 테이트(Andrew Tate) 팬 모집 행사와 같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젊은 남성들이 이제는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으며, 이런 이유로 앤드류 테이트 같은 인물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회복지 장관 아만다 리쉬워스(Amanda Rishworth)는 “이번 보고서를 성차별적 발언을 일삼는 인물과 연결 짓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WGEA 보고서는 앞으로도 매년 공개될 예정이며, 기업들의 성별 임금 격차 개선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한국신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