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C 조사, 생활비 상승-수입감소로… 대출기관 지원 요청 대신 부업-자산매각 선택
수백 만 명의 호주인이 재정적 고통에 직면하고 있지만 금융기관을 통한 도움 요청은 ‘일단’ 회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호주 증권투자위원회(Australian Securities and Investment Commission. ASIC)의 Moneysmart program 조사에 따르면 약 500만 명이 지난 12개월 사이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었다.
ASIC의 ‘YouGov’ 설문에 참여한 1,061명의 응답자들은 생활비 상승, 수입 감소, 예상치 못한 지출을 재정적 고통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또한 일자리 상실, 지나친 대출, 건강상태 등도 지난 1년 사이 부채 상환 날짜를 놓친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조사 결과 부채가 있는 성인 47%(580만 명에 해당)가 지난 12개월 동안 상황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답변이었으며, 밀레니엄 세대의 절반 이상은 앞으로 재정 문제로 곤란한 상황이 예상된다는 답변이었다.
호주의 관련 법은, 부채 상황에 어려움이 있는 이들은 누구나 대출기관에 지원을 요청할 자격이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조사 대상자 10명 가운데 3명은 대출기관에 지원을 요청하기 전, 본인이 갖고 있는 귀중품이나 자산 매각 또는 부업을 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ASIC의 알란 커클랜드(Alan Kiekland) 위원장은 “많은 이들에게 있어 도움을 구하는 길이 어렵고 혼란스러우며 도전적으로 느껴지는 듯하다”며 “대출금 상환이 불가능할까 걱정된다면 은행이나 대출기관에 도움을 청할 권리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해당기관의 응답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불만을 제기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금융불만처리 당국(Australian Financial Complaints Authority)에 문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SIC가 지난달(5월) 내놓은 별도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마지막 3개월 동안 주택담보대출(mortgage) 미상환 통지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54%가 많았다. 하지만 대출기관에서 도움을 받기가 어려워 이를 시도했던 이들 가운데 3분의 1이 중도에 포기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재정상 고통을 겪고 있다는 응답자들은 수면부족, 스트레스, 불안, 신체적 건강 이상을 토로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