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대형마트에 대한 신뢰가 크게 하락한 반면, 공구와 원예 용품을 판매하는 버닝스(Bunnings)는 여전히 가장 신뢰받는 브랜드로 자리하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로이 모건(Roy Morgan)이 실시한 분기별 설문조사에 따르면, 버닝스는 2024년 6월 분기에도 호주에서 가장 신뢰받는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2,000명 이상의 호주인을 대상으로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불신을 평가했다.
버닝스, 꾸준한 신뢰 획득
버닝스는 지역 사회를 위한 기금 마련 바비큐 행사와 같은 활동으로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팬데믹 이전부터 높은 신뢰도를 유지해온 버닝스는 올해에도 1위를 기록하며 그 입지를 굳혔다. 특히, 인기 어린이 TV 프로그램 ‘블루이(Bluey)’와의 협업을 통해 더욱 친숙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블루이에는 버닝스를 연상시키는 가상의 철물점 ‘해머반(Hammerbarn)’이 등장해 호주인들의 공감을 얻었다. 작년에는 울워스(Woolworths)와 콜스(Coles)가 신뢰도 1, 2위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두 브랜드 모두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버닝스만이 상위 3위 내에 남았다.

삼성, 신뢰받는 기업 10위 기록
이번 조사에서 삼성도 높은 신뢰도를 기록, 10위를 차지했다. 삼성은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받는 기업으로 연이어 인정받고 있다. 삼성SDS, 삼성전자 등이 신뢰도 및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지난해, 삼성SDS는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Newsweek)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기업’ 조사에서 2년 연속 업종 내 1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는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20여 개 국가의 매출 5억 달러(약 6,700억 원) 이상의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금융, 소비재, 가전, 헬스케어 등 23개 산업 부문에서 총 1,000개의 기업이 선정되었다. 삼성SDS가 속한 ‘소프트웨어 & 통신(Software & Telecommunications)’ 부문에서는 SAP,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을 포함해 48개의 기업이 신뢰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선정됐다. 뉴스위크는 기업의 고객, 투자자, 임직원으로부터의 신뢰도를 다각적인 설문조사를 통해 평가하고, 다양한 온라인 매체에서 언급되는 키워드를 분석하는 ‘소셜 리스닝(Social Listening)’ 기법을 활용해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삼성SDS는 디지털 비즈니스 혁신, 고객 정보 보호 및 서비스 품질 향상, 투명한 기업문화 구축,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추진 등의 노력이 대외적으로 높은 신뢰도를 인정받은 배경으로 분석된다.
또한, 삼성전자는 글로벌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YouGov)가 발표한 ‘2025년 최고의 글로벌 브랜드’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43.0점을 기록하며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에서 최상위를 유지했다. 이는 2022년 같은 조사에서 1위에 오른 이후 두 번째 수상이며, 2023년과 2024년에는 유고브가 해당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유고브는 세계 28개 시장에서 100만 건 이상의 소비자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브랜드 인상, 품질, 가치, 고객 만족도, 평판, 추천도 등 6가지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순위를 매긴다. 삼성전자는 품질 부문에서 48.8점을 받았고, 인상(47.8점), 추천도(44.1점), 평판(42.3점) 등에서도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세계적으로 강력한 브랜드 가치를 입증했다.
이처럼 삼성은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 신뢰도와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으며 세계적인 기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지속적인 혁신과 고객 중심 전략이 글로벌 소비자와 투자자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워스·콜스, 신뢰도 급락
로이 모건의 CEO 미셸 러바인(Michele Levine)은 “불신이 빠르게 확산되면 브랜드의 명성이 순식간에 추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울워스와 콜스는 최근 높은 물가 상승 속에서도 과도한 이윤을 추구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호주 경쟁 및 소비자 위원회 ACCC(Australian Competition and Consumer Commission)는 콜스와 울워스가 소비자들에게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할인 정보를 제공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법적 검토를 진행 중이다. 위원회는 울워스가 2021년 9월부터 2023년 5월까지 266개 제품의 가격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를 제공했으며,콜스 또한 2022년 2월부터 2023년 5월까지 245개 제품의 가격에 대해 동일한 방식으로 소비자를 오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두 슈퍼마켓 업체 모두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지난해 발표된 266페이지 분량의 ACCC 중간 보고서에서는 많은 호주 소비자들이 대형 슈퍼마켓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 지적됐다.
울워스는 지난 분기보다 194계단 하락하며 이번 조사에서 다섯 번째로 신뢰받지 못하는 브랜드로 전락했다. 콜스도 지난 3월 조사에서 비슷한 하락세를 겪으며 현재 네 번째로 불신을 받는 브랜드가 되었다. 1년 전만 해도 울워스와 콜스는 호주에서 가장 신뢰받는 브랜드 1, 2위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불신 순위 최상위권에 오르는 상황이 되었다.
신뢰받는 브랜드 TOP 3
이번 조사에서 버닝스에 이어 신뢰받는 브랜드 2위는 독일계 할인마트 알디(Aldi), 3위는 가성비 좋은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케이마트(Kmart)였다. 특히, 13위에 오른 독립 마트 체인 IGA 역시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미셸 러바인은 “소비자들은 대형마트 업계 전체를 불신하는 것이 아니라, 울워스와 콜스가 ‘가격 조작, 높은 이윤, 기업 탐욕’ 등의 이미지로 부정적으로 인식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호주에서 불신받는 브랜드는?
호주에서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브랜드 1위는 통신사 옵터스(Optus)였다. 옵터스는 호주에서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브랜드로 4분기 연속 1위를 기록하며 국민들로부터 또다시 불명예스러운 평가를 받았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평가가 아니라,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불신이 반영된 결과다. 옵터스가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데는 최근 몇 년간 발생한 연이은 사고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 2022년 대규모 고객 데이터 유출 사건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불안을 느꼈고, 이어서 2023년 말 발생한 대규모 통신 장애로 1,000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불편을 겪었다. 한 번의 사고가 아니라 지속적인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불신을 더욱 심화시키며, 소비자들은 옵터스를 믿기 어려운 브랜드로 인식하게 됐다.
로이 모건의 보고서에 따르면, 옵터스는 업계 최고의 5G 속도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단순히 서비스 품질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 이미지와 신뢰도 자체가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술적 우수성만으로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되찾기에 충분하지 않으며, 보다 근본적인 신뢰 회복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옵터스만이 유일하게 불신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호주 최대 통신사인 텔스트라(Telstra) 역시 국민들의 신뢰를 잃으며 호주에서 가장 불신받는 브랜드 6위에 올랐다. 통신 업계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항공사 콴타스(Qantas)는 팬데믹 기간 동안의 불법 해고, 서비스 품질 저하, 항공권 크레딧 처리 문제 등으로 여전히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
이외에도 페이스북/메타(Facebook/Meta), 엑스(X, 구 트위터), 틱톡(TikTok)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불신 순위에 포함되었으며, 온라인 쇼핑 플랫폼 테무(Temu) 역시 신뢰받지 못하는 브랜드 안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신문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