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역 투자자들이 가격 상승 주도, 중간가격 64만6,301달러
타스마니아 주도인 호바트(Hobart, Tasmania) 주택가격이 지난 1년 사이 무려 28.4%가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호주 전역에서 두 번째 높은 성장률이다.
이는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Domain)이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 결과로, 현재 호바트의 주택 중간가격은 64만6,301달러에 이른다. 특히 호바트 주택가격은 6월 분기(4월~6월)에만 6.6%가 상승했으며, 가격으로 환산하면 올 2분기(6월 분기) 하루에 440달러씩 오른 셈이 된다. 이로써 불과 몇 년 전만해도 호주 전역에서 주택가격이 가장 저렴했던 호바트의 중간가격은 퍼스(Perth, Western Australia)와 애들레이드(Adelaide, South Australia)를 앞질렀다.
최근 ‘Domain House Report’를 내놓은 ‘도메인’ 사의 통계분석 전문가 니콜라 파월(Nicola Power) 박사는 “올 6월 분기의 하루 평균 주택가격 상승률은 타스마니아 근로자들의 하루 평균 소득의 두 배에 이르는 것”이라며 놀라워했다.
“지난 12개월 사이 호바트의 가파른 주택가격 상승 속도는 17년 만에 처음이며, 가장 큰 호황을 보였던 2017-18년의 성장률을 뛰어넘은 것”이라는 파월 박사는 “내집 마련을 원하는 호바트 현지인 및 첫 주택구입자들로서는 빠르게 오르는 가격으로 인해 주택구입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박사에 따르면 6월 분기에만 호바트에서 거래된 주택 규모는 호주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보였던 2014년 이후 가장 많았으며, 이 같은 거래는 다른 주(State)의 투자자들이 주도했다.
물리치료사로 일하다 은퇴한 제니퍼 홀(Jennifer Hall)씨는 호바트 주택가격이 급등하기 전인 지난해 초, 1880년대 사암으로 지어진 주택을 구입했다. 그녀는 현재 호바트 주택시장 상황을 보면서 “지난해 이 주택을 구입한 것은 큰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지금, 홀씨는 시드니와 멜번은 물론 호주 전역에서 보다 조용하고 바이러스에 덜 영향을 받는 호바트로 이주하는 이들의 수에 놀랐다는 반응이다.
“내가 사는 바로 옆집은 최근 시드니에서 이주해 온 엔지니어”라는 그녀는 “내가 구입한 이 집을 수리하러 왔다가 호바트에 거주하기로 결심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시드니 북부, 뉴트럴베이(Neutral Bay)에 거주하던 홀씨는 약 5년 전 시드니의 여름을 견딜 수 없어 호바트로의 이주를 결심했다. 건설노동자인 남편 찰리(68)와 함께 은퇴 후의 삶을 즐기는 그녀는 “처음에는 시드니의 여름 기후를 피하려는 생각이었고, 지금 돌이켜보면 시드니의 교통체증까지 벗어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홀씨를 따라 약사와 발 치료사(podiatrist)로 일하는 두 아들도 호바트로의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다른 지역에서 이주하는 이들의 주택 수요가 빠르게 높아지는 반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이것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도메인’ 조사 결과 지난 12개월 사이 캔버라(Canberra)는 호바트를 약간 상회한 29.2%가 상승했으며 시드니 24%, 멜번 16.2%, 애들레이드 16.3%, 브리즈번 13%, 퍼스는 12.3%가 올랐다. 호주 전체로 보면 가격 성장은 18.8%이다.
파월 박사는 “최근의 분기별 성장세는 다소 둔화 양상을 보이지만 호바트의 주택가격은 지속적인 상승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하면서 “이미 너무 높은 수준으로 가격이 올라 첫 주택구입자들로서는 내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호바트로 이주하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홀씨는 “지역민을 위한 일자라가 부족한 편이어서 이곳에 정착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홀씨에 따르면 근래 다른 주에서 호바트로 이주하는 이들의 상당수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재택근무가 가능해진 이들이다.
호바트의 높은 주택 수요에 대해 현지 부동산 에이전트들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Roberts Real Estate Glenorchy’ 사의 토니 바치치(Tony Bacic) 에이전트는 최근 경매를 통해 호바트 이너시티의 아가일 스트리트(Argyle Street) 상에 있는 3개 침실 주택을 94만2,500달러에 판매했다. 본래 이 주택의 잠정가격은 74만9천 달러였다.
바치치 에이전트는 이 같은 가격에 “이해하기 어렵다”며 “최대 80만 달러에 거래된다면 잘한 거라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호바트에서 24년째 에이전트로 일하며 이런 상황을 경험한 적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그는 “근래에는 호주 전역에서 주택구매 문의를 받고 있다”며 “코로나 바이러스의 안전지대로 호바트를 주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호바트 도심 북쪽, 더웬트 파크(Derwent Park)의 해안가에 자리한 2개 침실 주택은 최근 55만 달러의 잠정가격으로 경매가 진행돼 63만 달러에 낙찰됐다. 이 주택 매매를 진행한 ‘Blue Edge Property Hobart’의 스테파니 휘징(Stephanie Huizing) 에이전트는 “현재 너무 만은 투자자들이 호바트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최근 주택 구입과 관련해 여러 제안을 받고 있는데, 이는 벤더가 바라는 가격에 비해 더 높은 거래가격을 만들고 있다”며 “이들 대부분은 다른 주(State)의 투자자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휘징 에이전트는 “아마도 올해 말까지는 급등하는 주택가격 성장세가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