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8일(금) 저녁, “호주 정치道 아시나요? 2025 Do You Know Australian Politics?”를 주제로 한 정치 포럼이 에핑클럽(Epping Club)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2025년 연방 선거를 앞두고 한인 커뮤니티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VoKAB(Voice of Korean-Australian Businesses)이 주최했다.
현직 노동당의 정치인들이 참석해 정책을 발표하고, 교민들과 질의응답을 통해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젊은 세대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한인 사회의 목소리를 정치권에 반영하기 위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
한인 사회의 정치 참여 독려
주최측 VoKAB은 호주에서 투표권을 가진 한인들이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단순히 벌금을 피하기 위해 투표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번 포럼은 한인 사회가 정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되었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가 유권자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것은 물론,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할 정당과 후보자를 올바로 선택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 전통공연과 함께 시작
포럼은 한국무용가 장정희의 삼고무 공연으로 시작되었다. 박진감 넘치는 북소리가 포럼의 서막을 열었고, 이어서 테너 김재우의 ‘Granada’ 독창 무대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공연이 끝난 후 참석자들은 호주 국가를 함께 제창하며 공식적인 포럼을 시작했다.

사진: 이경미 기자

사진: 이경미 기자
자유당 불참, 노동당 단독 토론
원래 이날 포럼에는 노동당 (Labor Party)의 Ms. Sally Sitou MP, Mr. Jerome Laxale MP, Mr. Andrew Charlton MP와 자유당 (Liberal Party)의 Mr. Scott Yung, Ms. Katie Mullens가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자유당 측 의원들은 공적·사적인 이유로 행사 직전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포럼은 노동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고, 사회자가 질문을 던지고 노동당 의원들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 경쟁 정당과의 토론이 성사되지 못한 점이 모두에게 큰 아쉬움을 남기며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자유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인해 노동당 의원들은 보다 자유롭게 정책을 설명할 기회를 얻게되었다.
정치인들의 유쾌한 답변
한편, 정책 토론 속에서도 가벼운 질문을 통해 정치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공적·사적으로 가장 후회되는 일’을 묻는 질문에 제롬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숙소에서 보이는 한강이 가까운 줄 알고 하이킹을 나섰다가 12km를 걸어야 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다음 날 하루 종일 걷지 못했다고 말해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샐리는 한국을 방문하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답해 또 한 번 좌중을 폭소케 했다.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앤드류(Andrew)가 자신의 형이 한국에서 입양되어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고 밝히며 감동적인 순간을 만들었다. 그의 진솔한 이야기에 많은 참석자들이 공감을 표하며 한층 따뜻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노동당의 주요 정책 발표
이날 포럼에서 노동당 의원들은 다양한 정책을 설명하며 유권자들에게 자신들의 비전을 제시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세금 감면과 에너지 요금 인하를 통해 생활비 부담을 줄이고, Medicare 투자를 확대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즉각 자산 공제(Instant Tax Write-off) 축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으나, 이에 대해서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서는 재생 가능 에너지를 확대하고, 원자력 발전 도입에는 반대한다는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또한,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에 대한 노동당의 기조를 강조하며, “We are stronger together”(우리는 함께할 때 더 강하다)라는 메시지를 내세웠다.
다문화 사회는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특히 지도자들이 노력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과거 호주는 단일 문화 중심의 사회였지만, 현재는 성공적인 다문화 국가로 자리 잡았으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미 있는 토론과 교류
이날 포럼에서는 향후 선거와 정책 변화가 한인들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한인 사회의 정치 참여를 촉진하고, 다양한 정책 이슈에 대해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참석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주최 측은 앞으로도 이와 같은 포럼을 통해 한인 커뮤니티가 호주 정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며, 참석자들은 포럼이 단순한 토론의 장을 넘어 한인 사회의 미래를 위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경미 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