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틱톡(TikTok)은 호주에서 급격히 성장하며 문화적 트렌드를 형성하는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호주의 공식 틱톡 계정(@australia)은 76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며 호주의 자연경관, 문화, 라이프스타일 등을 소개하는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틱톡이 단순한 소셜미디어를 넘어 정보 통제와 안보 우려의 대상으로 부상하면서 각국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틱톡이 만들어낸 스타들
틱톡은 새로운 스타를 배출하는 플랫폼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가수 고조(Go-Jo)가 있다. 그는 틱톡에서 인기를 얻은 후 2024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Eurovision Song Contest)에서 호주 대표로 선정되었다.
유로비전 무대는 그가 글로벌 음악 시장에 진출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호주의 음악적 역량도 세계에 널리 알려질 전망이다.
호주 정부의 틱톡 규제 강화
틱톡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호주 정부는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호주는 이미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이 법안에 따라 틱톡, 페이스북, 스냅챗, 레딧, X(구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16세 미만 사용자의 계정 생성을 금지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4950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에 따라 틱톡을 포함한 주요 플랫폼에 대한 청소년들의 접근이 제한되었으며, 이는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또한, 2023년 4월에는 호주 연방 정부 기기에서 틱톡 사용이 금지되었다. 이는 국가 안보상의 우려에 따른 조치로,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의 바이트댄스(ByteDance)와 관련된 보안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차별적인 조치라며 반발했다.
호주의 일부 주 정부도 추가적인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빅토리아주와 뉴사우스웨일스주는 공무원들의 업무용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의 틱톡 규제 상황
미국에서는 틱톡에 대한 보안 우려로 인해 다양한 논의와 조치가 이루어졌다. 2020년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 시절, 틱톡 금지 행정명령이 발효되었으나, 법적 분쟁과 행정 변경으로 인해 실제 금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2021년 조 바이든(Joe Biden) 행정부는 이전 행정명령을 철회하고, 틱톡을 포함한 외국산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새로운 검토를 지시했다. 이후 미국 정부는 틱톡의 보안 문제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일부 주에서는 공무원들의 업무용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인도의 틱톡 금지 조치
인도는 2020년 6월, 중국과의 국경 분쟁 이후 틱톡을 포함한 59개의 중국산 애플리케이션을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금지했다. 당시 인도 내 틱톡 이용자는 약 1억 5천만 명에 달했으며,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 수 중 하나였다. 이 조치는 현재까지 유효하며, 인도 내에서 틱톡의 사용은 공식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기타 국가들의 대응
미국과 인도뿐만 아니라 캐나다, 영국, 호주 등 여러 국가도 틱톡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국가들은 정부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기기에서 틱톡을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틱톡이 사용자들의 개인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는 우려에서 비롯되었다.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중국 기업이라는 점이 보안상의 위협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의 틱톡 대응
한국 정부는 현재 틱톡에 대한 공식적인 사용 금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우려로 인해 틱톡을 포함한 해외 플랫폼의 개인정보 처리 방식을 감시하고 있다. 2020년에는 틱톡이 아동 개인정보 6,000여 건을 무단으로 유출한 혐의로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이후 2023년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이용자 수가 많은 5,000개 앱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국외 이전 실태를 집중 점검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 조치 역시 틱톡과 같은 플랫폼의 개인정보 처리 방식을 검토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보 조작 논란과 틱톡 금지
틱톡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청소년 보호나 보안 문제를 넘어선다. 40년 전 미국 저술가 닐 포스트먼(Neil Postman)은 그의 저서 죽도록 즐기기(Amusing Ourselves to Death)에서 기술 기반 오락이 대중을 지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빅 브라더가 우리를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빅 브라더를 지켜본다”는 말로 오락을 통한 통제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는 2025년 틱톡 현상과 맞닿아 있다.
미국 정부는 틱톡이 중국 정부의 정보 통제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2025년 초, 미국 의회(U.S. Congress)는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원은 이를 ‘외국 세력이 국민의 사고방식을 조작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행위’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이에 반발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젊은 층의 상당수가 틱톡을 주요 뉴스 소스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자유시장 원칙을 내세운 반대론자들은 정부의 개입을 비판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조사에 따르면, 30세 이하 미국인 10명 중 4명이 틱톡을 통해 뉴스를 접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틱톡이 차단되자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틱톡 난민(TikTok refugees)’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정부 개입, 표현의 자유 침해인가
틱톡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소셜미디어 규제를 넘어 정보 시장의 공정성과 국가 안보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과거 냉전 시기, 소련이 미국 내 라디오 방송을 조작하려 했을 때 미국 정부가 이를 좌시하지 않았던 것처럼, 오늘날 틱톡이 특정 정치적·이념적 목적을 위해 사용된다면 민주주의 국가들은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정보 시장의 규제 필요성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운영하는 엑스(X, 구 트위터)는 자유로운 의견 교환의 장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동시에 허위 정보 유포의 온상이기도 하다.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겠다”는 명목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허용하지만, 일부 게시물은 조작된 정보로 판명되기도 한다.
틱톡의 문제는 단순한 허위 정보 차원을 넘어선다. 미국 정보기관과 연구자들은 틱톡이 특정 정치적 이슈에서 중국 정부에 유리한 콘텐츠를 강화하고, 반중(反中) 콘텐츠는 노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여론을 조작한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틱톡은 단순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아니라 ‘디지털 심리전(Digital Psychological Warfare)’ 도구로 볼 수 있다.
정부 개입이 자유를 지키는가
미국 부통령 JD 밴스(JD Vance)는 뮌헨 안보회의(Munich Security Conference)에서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보 시장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 시장과 마찬가지로 정보 시장 역시 규제가 없다면 특정 세력이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 역시 최근 “외국 세력이 미국의 핵심 기술과 데이터를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국인 투자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 정책의 핵심은 ‘투자가 항상 국익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는 점이다.
기술은 도구, 문제는 사용 방식
포스트먼은 “미디어는 위험하지 않다. 다만, 사람들이 그것의 위험성을 이해하지 못할 때 위험해진다”고 말했다. 틱톡을 비롯한 기술 발전이 반드시 사회를 해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기술은 자유의 도구가 될 수도, 통제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
틱톡 금지 논란은 단순히 ‘하나의 앱을 차단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정보가 어떻게 유통되고 조작될 수 있는지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하며, 기술이 우리의 자유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사용되도록 감시하고 논의해야 한다. 포스트먼이 경고한 ‘오락 속의 통제’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기술을 대하는 태도와 정책을 신중히 고민해야 할 때다.
이경미 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