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관세의 정의
백악관은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 기자들에게 “상호 관세는 각 국가와 미국 간의 무역 불균형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세금 비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무역대표부(USTR)는 그와 비슷한 수학적 공식을 제공했다.
트럼프 정부의 새 관세 기준
트럼프(Trump) 정부의 새로운 관세는 다른 국가들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에 맞춰 설정된 것으로 보인다. 많은 경우, 해당 관세는 국가와의 무역 불균형 규모를 미국이 그 나라에서 수입하는 금액으로 나눈 값에 기반한 기본 공식을 따르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대해 약 23%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미국의 2024년 중국과의 상품 무역 적자는 약 2950억 달러에 달한다. 이에 대한 수입액은 4390억 달러로, 이를 나누면 67%에 해당하는 관세 비율이 나온다. 이는 백악관에서 발표한 67%의 관세 비율과 일치한다.
기타 국가들의 관세 계산 방식
미국이 발표한 184개 국가와 유럽연합(EU)에서 중국 외에도 71개 국가에서 같은 방식의 관세 산출이 이루어졌다. 대체로 이러한 국가들에 대해서는 미국이 새로 부과한 관세는 계산된 관세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남은 국가들, 즉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모두 10%의 상호 관세가 부과됐다. 이는 미국이 해당 국가에서 수입하는 금액에 비례한 세금으로, 10%의 상호관세가 적용되었다.
호주 농업 피해 예상, 미국소비자에게도 타격
미국은 호주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구리, 의약품, 반도체, 목재 제품, 금속 및 에너지 자원과 같은 특정 자원은 면제되었다.
미국은 호주 농산물의 두 번째 큰 수출 시장으로, 매년 68억 달러 규모의 쇠고기, 양고기, 유제품, 와인 등 다양한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호주 농산물에 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농업계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사진: Pixel-Sepp
자유무역협정 무시한 결정
이번 결정은 양국 간의 자유무역협정을 무시한 것으로, 호주 농업 관련 단체들은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러한 피해가 다른 시장에서의 성장으로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내 가격 상승과 공급 불안
미국에서의 주요 영향은 버거 가격 상승과 함께, 적색육 공급의 불안정이 예고되고 있다. 농업계는 이번 관세 부과가 미국 내 소비자에게 부담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호주산 쇠고기는 미국 내 연간 약 60억 개의 햄버거에 사용되고 있다. 호주산 쇠고기의 수출이 줄어들면 미국 소비자들은 추가적으로 1억 8천만 달러를 지불하게 될 것이다.

쇠고기 산업 외교적 노력 촉구
미국 대통령이 호주산 쇠고기를 특정해 언급한 가운데, 호주 쇠고기 산업은 외교적 대응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쇠고기 산업은 향후 추가적인 관세 부과나 수출 금지의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여전히 주요 시장으로 남아
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총리는 이번 10%의 고율 관세가 쇠고기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으나, 호주산 쇠고기만이 아닌 전체적으로 미국 시장이 여전히 중요한 시장임을 강조했다.
정육업계 추가적 피해 우려
레드 미트 어드바이저리 카운슬(Red Meat Advisory Council) 의장인 존 맥킬롭(John McKillop)은 이번 관세 부과로 미국 소비자에게 약 6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호주산 쇠고기의 수출은 미국 내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현재 미국의 소 사육 마릿수가 7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호주산 쇠고기 수출이 더욱 중요한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회
미국이 주요 수출 시장이긴 하지만, 호주는 여전히 다른 시장에서 강력한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호주산 적색육 수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중국, 일본, 한국을 비롯한 100개 이상의 시장에서 높은 수요를 얻고 있다.
또한, 중동과 북아프리카 시장은 호주 농산물의 수출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특히 이 지역은 약 20억 달러 규모의 수출을 자랑하고 있어, 향후 이 시장에서의 성장이 기대된다.
농업계, 불확실성 속에서도 강한 자신감
내셔널 파머스 페더레이션(National Farmers Federation) 회장인 데이빗 조킨크(David Jochinke)는 이번 결정이 양국 관계와 글로벌 경제에 있어 후퇴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호주 농업 생산자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회복력이 뛰어난 분야로, 세계에서 가장 적은 보조금을 받는 농업을 기반으로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성장해왔다”고 덧붙였다. 앤소니 알바니즈 총리와의 대화에서 보복 관세에 반대하면서도, 호주의 생물안전 시스템을 보호하는 데 강력한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호주 적육 자문위원회(RMAC)의 존 맥킬롭(John McKillop) 회장은 “호주 적육 수출이 10% 관세를 부과받게 되었지만, 미국에 대한 수출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며, 양국 간의 무역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결정은 불필요한 불확실성을 초래하지만, 우리는 호주 농업의 강력한 경쟁력을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사실상 금지 아니다
미트 앤 라이브스틱 오스트레일리아(Meat & Livestock Australia, MLA) 측은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주장한 “호주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마이클 크로울리(Michael Crowley) MLA 사장은 “호주에는 현재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금지가 없다”며, 미국이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사육된 소의 쇠고기를 호주에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절차가 진행 중임을 밝혔다.
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총리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호주 내 우려를 언급하며, 광우병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
새로운 10%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호주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제 성장 둔화 우려와 함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무역 전쟁이 호주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경제 성장 둔화가 우려된다고 보고 있다.
AMP의 수석 경제학자 셰인 올리버(Shane Oliver)는 미국이 주요 교역국에 대해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면서 호주로 수입되는 상품이 저렴해져 물가 상승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번 관세 부과가 금리 인하를 더 부각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리버는 5월과 8월에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관세의 영향으로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미국 대신 다른 나라에서 더 저렴한 제품을 수입할 가능성이 있으며, 예를 들어 중국산 자동차가 더 저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호주에서 물가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립 경제학자 솔 에슬레이크(Saul Eslake)는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일본, 한국 등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수출을 줄이고, 대신 우리나라에서 수입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정책은 미국에서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불경기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발표 후 몇 시간 만에 호주 주식 시장은 이미 하락세를 보였다.
핵심 광물의 상황
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총리는 호주가 핵심 광물 산업 덕분에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RZ 리소스의 데이브 프레이저(Dave Fraser) 대표는 자사 광물이 관세 부과에서 면제되었다며, “많은 자원이 관세 면제 대상이 된 것은 호주와 미국 간의 강력한 무역 관계를 나타내는 명확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베트남에 46% 관세, 한국기업 1만개 우려
한편, 이번 상호 관세 발표에서 베트남은 46%의 고율 관세를 부과받게 되면서, 베트남을 중요한 생산기지로 삼고 있는 한국 기업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베트남은 미국 제품에 9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에 대해 46%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 상호관세가 오는 9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베트남 내 한국 기업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1만 개 이상의 중소기업들도 즉각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북부 박닌과 타잉응우옌에서 갤럭시 스마트폰의 약 50%를 생산하고 있으며, LG그룹도 주요 전자 제품을 베트남에서 생산한다.
이들 기업들은 베트남에 대한 46%의 고율 관세가 지속되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 생산을 다른 국가로 옮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 다른 나라로의 생산 이전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 품목을 조정할 때 원자재 수급, 물류비용, 각 국가의 세금 제도와 치안 등을 고려했었는데, 이제는 관세라는 새로운 변수도 추가됐다”며 “그동안의 전략을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미국 방문 예정
베트남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대응해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호득퍽 베트남 부총리는 주말에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베트남은 최근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록히드마틴 군 수송기 도입, 보잉 737 맥스 200대 구매 등의 약속을 통해 무역 불균형 해소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금 중국의 경제 영향력을 견제하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압박을 통해 중국의 동남아 수출을 제한하려는 의도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가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이유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발표 직후 “무역 상대국이 보복할 경우 관세를 더 인상할 수 있으며, 반대로 비상호적 무역협정을 시정하기 위해 상당한 조치를 취할 경우 관세를 인하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반도체, 양자컴퓨터, 6G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협상의 여지가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정부의 새로운 관세 정책은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호주와 한국 경제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호주는 농업 분야에서 타격을 입을 우려가 커지고, 한국 기업들은 베트남에서의 생산 이전을 검토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이번 상호관세로 인한 불확실성과 경제적 부담은 세계 각국에 예기치 못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향후 각국은 이를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이경미 기자 kyungmi@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