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조코비치 우승 다툼 속 ‘황태자’ 페더러 복귀
세계 4대 테니스 메이저 대회로, 가장 먼저 시작되는 2017 호주 오픈(Australian Open Tennis Championships) 테니스 대회가 다음 주 월요일(16일) 멜번 주 경기장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Rod Laver Arena)를 비롯해 히센스 아레나(Hisense Arena) 등에서 시작된다.
올해로 105회째를 맞는 호주 오픈 총상금 5천만 달러로, 남녀 단식 우승자에게 각 370만 달러가 상금으로 주어지며 단식 본선 1회전에서 탈락하더라도 5만 달러를 받게 된다.
올해 대회 남자단식에서는 앤디 머리(Andy Murray, 세계랭킹 1위. 영국)와 노바크 조코비치(Novak Djokovic, 2위. 세르비아)의 경쟁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시즌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로저 페더러(Roger Federer, 17위. 스위스)와 라파엘 나달(Rafael Nadal, 9위. 스페인) 등이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어 우승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머리는 지난해 윔블던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정상에 오르며 조코비치가 갖고 있던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빼앗았다.
그러나 올해 첫 맞대결이었던 지난 일요일(8일) 카타르 엑손모바일오픈 결승에서 조코비치가 2-1(6-3 5-7 6-4)로 승리하며 호주 오픈에서 세계 1위 탈환에 욕망을 드러냈다.
이 대회에서 조코비치가 우승하고, 머리가 4강에 들지 못하면 세계 1위는 다시 조코비치가 차지하게 된다.
특히 호주 오픈은 조코비치와 머리의 희비가 가장 명확하게 엇갈려온 대회이기도 하다. 조코비치는 2008년과 2011년, 2012년, 2013년, 2015년, 2016년 등 호주 오픈에서 여섯 차례 정상에 올랐다. 반면 머리는 2010년과 2011년, 2013년, 2015년, 2016년 등 다섯 번 결승에 오르고도 끝내 호주 오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2011년, 2013년, 2015년, 2016년 등 네 차례 열린 조코비치와 머리의 단식 결승은 모두 조코비치의 승리로 끝났다.
조코비치가 올해 대회에서도 우승을 거머쥐면 대회 3연패와 함께 호주 오픈 남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세우게 된다. 지난해 대회까지 호주 오픈에서 6회의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조코비치와 로이 에머슨(Roy Emerson. 호주) 등 두 명뿐이다.
지난해 7월 윔블던을 끝으로 무릎 부상 때문에 잠시 코트를 떠나 있었던 페더러도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대회에 복귀한다. 페더러는 이달 초 서부 호주 퍼스(Perth)에서 열린 이벤트성 대회 호프먼컵에 출전, 몸 만들기를 시작했다.
아시아 선수로 랭킹 상위인 니시코리 게이(5위. 일본)도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대회 남자단식 우승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US오픈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꺾은 스탄 바브링카(Stan Wawrinka, 4위. 스위스) 또한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호주 오픈 예선 대기 순번에 들어 있던 한국의 정현(104위. 삼성증권 후원) 선수는 랭킹 상위 선수들이 부상 등의 이유로 대회 출전을 포기한 덕에 본선에 직행했다.
정현이 메이저 대회 본선에 출전하는 것은 2015년 윔블던과 US오픈, 지난해 호주 오픈과 프랑스오픈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이 가운데 2015년 US오픈에서만 2회전에 올랐고 나머지 대회에서는 모두 1회전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호주 오픈에서 정현은 불행히도(?) 본선 1회전에서 조코비치를 만나 0-3(3-6 2-6 4-6)으로 졌다.
지난주 인도 첸나이에서 열린 첸나이오픈에 참가하며 2017 시즌을 시작한 정현은 당시 1회전에서 보르나 초리치(Borna Coric, 57위. 크로아티아)를 꺾었으나 2회전에서 두디 셀라(Dudi Sela, 87위. 이스라엘)에게 패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여자부에서는 안젤리크 케르버(Angelique Kerber, 1위. 독일), 서리나 윌리엄스(Serena Williams, 2위. 미국) 등이 우승 후보로 꼽힌다. 지난해 호주 오픈에서 우승한 케르버는 그러나 올해 들어 출전한 2개 대회에서 모두 8강에도 들지 못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디트’ 공동 창업자 알렉시스 오하니언(Alexis Ohanian)과 약혼 사실을 발표한 윌리엄스 역시 올해 첫 대회에서 2회전 탈락의 부진을 겪었다.
윌리엄스는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22차례 우승해 슈테피 그라프(Steffi Graf. 독일)와 함께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윌리엄스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에서 사상 최초로 23번째 우승을 차지하는 선수가 된다.
카롤리나 플리스코바(Carlona Pliskova, 5위. 체코), 도미니카 시불코바(Dominika Cibulkova, 6위. 슬로바키아), 가르비녜 무구루사(Garbine Muguruza, 7위. 스페인) 등도 왕좌를 위협할 만한 기량을 가진 선수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