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명손실지수’ 측면에서 지난 20년간의 자연재해 합산보다 규모 커…
“생명을 구하는 것-생계를 유지하는 것 사이, 효과적 절충안 없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전 세계가 잃은 것은 무엇일까. COVID-19가 세계적 전염병(pandemic)으로 선포된 지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감염자 수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로 인한 손실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분석이 한 미디어에 소개돼 눈길을 끈다.
최근 뉴질랜드 웰링텅에 있는 빅토리아대학교(Victoria University of Wellington)의 ‘Economics of Disasters and Climate Change’를 이끄는 일란 노이(Ilan Noy) 교수 연구팀은 온라인으로 발행되는 호주 비영리 학술-과학 미디어 ‘The Conversation’에 기고한 분석에서 “COVID-19로 인한 손실은 지난 20년간 전 세계 모든 자연재해를 합친 것보다 규모가 크다”면서 “최악의 피해를 입은 많은 국가 및 지역이 있지만 전 세계 언론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다”고 지적했다.
노이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재해로 인한 손실은 사망자 및 부상자 수, 그로 인한 재정적 피해(직접 또는 간접) 등 별도의 범주로 측정된다. 이러한 다양한 조치들을 종합적 총계로 통합해야만 전염병을 포함해 재난 부담에 대한 완전한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와 관련, 일반적인 접근방식은 사망과 질병에 가격표를 붙이는 것으로, 많은 정부가 이 ‘통계적 인간 생명의 가치’(value of statistical life)를 계산한다. 다시 말해 사람들에게 위험을 줄이기 위해 얼마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 묻는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하거나(예를 들면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도로의 개선 등), 고위험 직업을 택할 때 요구하는 추가 보상(예를 들어 석유 굴착기의 잠수사 등)을 계산한다.
이렇게, 사람들이 사망 위험의 작은 변화와 관련된 비용의 규모를 관찰함으로써 평균적인 사람이 평가하는 ‘통계적 생명’(statistical life)의 전체 가격을 계산할 수 있다. 손실된 생명(또는 부상당한)의 ‘책정된 가격’(priced) 값에 자산손실의 달러 가치를 더하면 전체적인 이상 현상(지진이나 전염병 등)의 비용 계산이 가능한 것이다.
‘잃어버린 수명’(lost life years) 계산
하지만 ‘생명의 가치’(value of life) 비용은 국가간, 또는 한 국가 내에서도 매우 다양할 수 있다. 인간의 생명에 가격표를 붙이는 것에 대한 대중의 혐오감도 이해할 수 있다. 정부는 일반적으로 이러한 계산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않기에 정당성을 평가하기가 어렵다.
노이 교수는 그 대안이 ‘수명손실지수’(life years lost index)라고 설명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장애조정수명’(disability-adjusted life years. DALY) 측정치를 기반으로 하며, 긴 질병 목록에 대해 계산되고 관련 인건비에 대한 연간 계정으로 게시된다.

재해 위험의 영향에 대한 기존 측정에서 사용되는 단위는 달러이다. 이 대체 지수의 경우 측정 단위는 ‘상실된 수명’(lost life years)이며, 이는 1년의 완전 건강 손실에 해당된다. 이것은 전염병의 영향에 대한 세 가지 주요 측정값의 합계이다. 즉 질병으로 인한 사망, 질병으로 인한 수명 손실, 경제 활동 감소로 인한 동등한 손실 수명이다.
<표 1>(맨 하단)은 국가별, 이를 보여주는 수치이다. 이 <표>를 보면 호주의 평생 수명 손실 수치는 0.02이다. 이는 평균적으로 호주의 모든 사람들의 COVID-19 전염병으로 인해 평생 7일이 조금 넘는 수명을 잃었음을 의미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에서 사망자 수가 적은 뉴질랜드의 경우, 이 수치는 0.01이다. 이는 NZ 국민 1인당 4일 미만의 수명을 잃은 셈이다.
호주나 뉴질랜드와 대조적으로 인도(0.04)는 평균적으로 거의 15일에 달하는 수명 손실을 입었으며 페루(0.07)는 무려 25일에 이른다. 이 수명손실 일수는 급격한 경기침체, 바이러스로 인한 직접적 사망과 질병의 조합을 기반으로 계산된 것이다.
그렇다면, 25일이라는 수명손실은 우리가 전 세계에서 보아온 (전염병에 대한) 공공 조치들을 정당화하는 치명적 손실일까? 노이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COVID-19의 영향을 다른 재난과 비교하여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다.
세계적 전염병의 비용
노이 교수는 “이번 COVID-19 팬데믹의 총 비용(2020년 한해)과 지난 20년간 전 세계에서 발생한 다른 유형의 모든 재난 관련 평균 연간 비용을 비교하면, 이번 전염병은 사실상(수명 손실-lost life years 측면에서) 엄청난 규모”라고 설명했다.
2000년 이후 지난 20년 동안 인도네시아(2004년)와 일본(2011년)에서 발생된 끔찍한 쓰나미, 미국의 치명적인 허리케인(2005년과 2017년), 높은 사망률을 보인 미얀마(2008년)의 사이클론,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인도(2001년), 파키스탄(2005년), 중국(2008년), 하이티(Haiti. 2010년), 네팔(2015년)의 지진보다 더 큰 비용이 소요됐다는 것이다.
<표 2>는 2000년에서 2019년 사이 전 세계 모든 재해의 평균 연간 비용과 비교해 COVID-19로 인한 대륙별 1인당 상실된 수명을 보여준다. 이 집계에서 드러나듯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의 비용은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아시아 지역은 3배 이상, 유럽은 30배 이상이다.
가장 취약한 국가는 서비스, 특히 관광산업에 크게 의존하는 피지, 몰디브, 벨리즈(Belize)와 같은 작고 개방된 경제를 지향하는 나라이다. 이들 국가의 경우 이번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 손실은 상당하다.
보다 구체적으로, COVID-19와 관련된 1인당 손실은 라틴 아메리카, 남아프리카, 남부 유럽, 인도 및 일부 태평양 제도에서 특히 높은 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치명적 타격으로 전 세계 미디어의 관심이 쏠렸던 미국, 영국, EU 국가들에 비해 이 피해지역은 전 세계 주요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한 곳들이다.
“팬데믹의 비용, 계속 상승할 것”
이 비용 측정은 2020년 한해를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앞으로 한동안 계속 기승을 떨칠 것이며, (현재의 백신개발 및 접종 상황을 감안할 때) 2022년까지는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영향이 향후 수년간 개개인에게 피부로 느껴지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우려되는 것은, 이미 가장 큰 경제적 타격을 받은 국가들 중 일부는 자국민을 위한 충분한 양의 백신을 확보하지 못해 접종이 더디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부유한 국가들이 백신을 먼저 확보할 수 있는 자원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국가의 경제적 타격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과 미디어의 관심은 COVID-19로 인한 사망자 수,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적 영향에 초점을 두어 왔다. 하지만 그 경제적 손실과 관련된 인적-사회적 비용은 잠재적으로 특히 가난한 국가에서 훨씬 크다.
물론 경제적 손실로 인한 인적 비용이 건강 손실과 관련된 비용에 비해 크게 높다는 결론이라 하더라도 이것이 록다운(lockdowns), 국경 개방 제한, 검역을 위한 격리 등 공공 방역대책의 부당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보다 큰 보건 위기를 겪은 국가들도 더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경험했다. 생명을 구하는 것과 생계를 유지하는 것 사이에 효과적 절충안은 없었던 셈이다.
■ <표 1> COVID-19로 인한 수명 손실
-Afghanistan : 0.02
-Angola : 0.02
-Albania : 0.04
-United Arab Emirates : 0.03
-Argentina : 0.05
-Armenia : 0.06
-Antigua and Barbuda : No data
-Australia : 0.02
-Austria : 0.04
-Azerbaijan : 0.03
-Burundi : No data
-Belgium : 0.06
-Benin : 0.01
-Burkina Faso : 0.02
-Bangladesh : 0.01
-Bulgaria : 0.04
-Bahamas : No data
-Bosnia and Herzegovina : 0.05
-Belarus : 0.01
-Belize : 0.08
-Bolivia : 0.04
-Brazil : 0.04
-Barbados : No data
-Bhutan : 0.01
-Botswana : 0.04
-Central African Republic : 0.01
-Canada : 0.03
-Switzerland : 0.03
-Chile : 0.04
-China : 0.01
-Côte d’Ivoire : 0.01
-Cameroon : 0.02
-Congo, Dem. : 0.02
-Congo, Rep. : 0.04
-Colombia : 0.05
-Comoros : 0.02
-Cape Verde : No data
-Costa Rica : 0.03
-Cuba : No data
-Cyprus : No data
-Czech Republic : 0.04
-Germany : 0.02
-Djibouti : 0.02
-Dominica : 0.04
-Denmark : 0.02
-Dominican Republic : 0.04
-Algeria : 0.03
-Ecuador : 0.05
-Egypt : 0.01
-Eritrea : 0.01
-Spain : 0.06
-Estonia : 0.02
-Ethiopia No data
-Finland : 0.01
-Fiji : 0.07
-France : 0.04
-Micronesia : No data
-Gabon : 0.02
-United Kingdom : 0.04
-Georgia : 0.04
-Ghana : 0.01
-Guinea : No data
-Guinea-Bissau : 0.02
-Equatorial Guinea : 0.02
-Greece : 0.04
-Grenada : 0.04
-Guatemala : 0.02
-Guyana : 0.13
-Honduras : 0.04
-Croatia : 0.05
-Haiti : 0.01
-Hungary : 0.04
-Indonesia : 0.02
-India : 0.04
-Ireland : 0.02
-Iran : 0.02
-Iraq : 0.06
-Iceland : 0.02
-Israel : 0.03
-Italy : 0.05
-Jamaica : 0.03
-Jordan : 0.02
-Japan : 0.01
-Kazakhstan : 0.02
-Kenya : 0.02
-Kyrgyzstan : 0.04
-Cambodia : 0.02
-Kiribati : No data
-Saint Kitts and Nevis : No data
-Korea : 0.01
-Kuwait : 0.04
-Laos : 0.02
-Lebanon : 0.14
-Liberia : 0.01
-Libya : No data
-St. Lucia : No data
-Sri Lanka : 0.03
-Lesotho : 0.02
-Lithuania : 0.02
-Latvia : 0.02
-Morocco : 0.03
-Moldova : 0.04
-Madagascar : 0.02
-Mexico : 0.05
-Macedonia : 0.05
-Mali : 0.02
-Myanmar : 0.01
-Mongolia : 0.03
-Mozambique : 0.01
-Mauritania : 0.02
-Mauritius : 0.05
-Malawi : 0.01
-Malaysia : 0.03
-Namibia : 0.03
-Niger : 0.01
-Nigeria : 0.02
-Nicaragua : 0.01
-Netherlands : 0.02
-Norway : 0.02
-Nepal : 0.02
-New Zealand : 0.01
-Oman : 0.05
-Pakistan : No data
-Panama : 0.05
-Peru : 0.07
-Philippines : 0.04
-Palau : No data
-Papua New Guinea : 0.02
-Poland : 0.03
-Puerto Rico : No data
-North Korea : No data
-Portugal : 0.03
-Paraguay : 0.02
-French Polynesia : No data
-Qatar : 0.01
-Romania : 0.04
-Russia : 0.02
-Rwanda : 0.02
-Saudi Arabia : 0.03
-Sudan : 0.02
-Senegal : 0.02
-Solomon Islands : 0.02
-Sierra Leone : 0.02
-El Salvador : 0.03
-Somalia : No data
-Suriname : 0.06
-Slovakia : 0.03
-Slovenia : 0.05
-Sweden : 0.03
-Seychelles : 0.07
-Syria : No data
-Turks and Caicos : No data
-Chad : 0.02
-Togo : 0.01
-Thailand : 0.02
-Tajikistan : 0.01
-Turkmenistan : No data
-Timor-Leste : No data
-Tonga : No data
-Trinidad and Tobago : No data
-Tunisia : 0.04
-Turkey : 0.01
-Taiwan : No data
-Tanzania : 0.01
-Uganda : 0.01
-Ukraine : 0.03
-Uruguay : 0.02
-United States : 0.03
-Uzbekistan : 0.01
-St. Vincent Grenadines : No data
-Venezuela : No data
-Virgin Island : No data
-Vietnam : 0.01
-Vanuatu : No data
-Yemen : No data
-South Africa : 0.04
-Zambia 0.02
-Zimbabwe : 0.04
-Gambia : 0.02
-Hong Kong : No data
-Luxembourg : 0.03
-Macao : No data
-Maldives : 0.09
-Marshall Islands : No data
-Montenegro : 0.07
-Palestine : 0.04
-Singapore : No data
-Serbia : 0.02
-South Sudan : No data
-Tuvalu : No data
-Samoa : No data
*이 데이터에는 사망, 질병 및 2020년 한해 경기침체로 인해 손실된 수명(life years lost)가 포함된다.
*Source : Authors
■ 대륙별 수명 손실(lost life years) 비교
(COVID-19로 인한 1인당 LLY / 다른 재해로 인한 1인당 LLY)
-Asia : 0.025 / 0.008
-Americas : 0.041 / 0.004
-Europe : 0.035 / 0.001
-Africa : 0.016 / 0.002
-Oceania : 0.018 / 0.002
*Source : Authors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