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매 비율 낮은 교외지역은 Bidwill, 주택 보유 기간 최다는 Castle Cove
캐시 카오(Cathy Cao)씨는 지난해, 광역시드니에서 매물로 나오는 주택이 가장 적은 교외 지역 중 하나인 로즈빌 체이스(Roseville Chase)에서 새 주택을 구입하게 된 것을 가장 큰 행운으로 여기고 있다.
그녀는 “가족을 위해 더 큰 규모의 주택을 원하면서 채스우드(Chatswood)에서 멀지 않은 교외지역에서 찾고 싶었다”면서 “또한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거주민들의 평판이 좋은 곳을 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가 원하는 조건의 주택 매물은 찾기 힘들었다. 로즈빌 체이스에서 매물이 있다는 소식을 듣기 전까지, 그녀는 킬라라(Killara), 린필드(Lindfield), 로즈빌(Roseville) 등 더 인기 있고 주택가격도 더 높은 인근 지역의 매물을 보면서 6개월을 보냈다.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하는 카오씨는 “로즈빌 체이스는 업그레이드를 하는 데 있어 완벽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 교외지역은 주택 구입을 고려하는 이들에게 덜 주목 받았기 때문”이라는 그녀는 “로즈빌 체이스는 내가 원하던 모든 조건을 충족하면서도 린필드, 로즈빌에 비해 부동산 가격은 다소 낮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카오씨를 만족하게 한 것은, 이 교외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이 이곳에 자리잡으면 최소 20년 이상을 거주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친절한 이웃과 거주 편의성이 좋다는 뜻이다. 그녀는 로즈빌 체이스에서 업그레이드를 하게 된 것에 매우 행복해 하면서 “시드니 어퍼노스쇼어 지역(upper north shore region)에서 가장 아름다우며 숨겨진 교외지역(suburb)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로즈빌 체이스에서 새 주택을 갖게 된 것에 대해 “행운이었다”는 카오씨의 말은 실제 관련 데이터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부동산 분석회사 ‘코어로직’(CoreLogic)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한 해(2023년) 동안 이 교외지역에 있는 주택 가운데 소유자가 바뀐 부동산은 2%에 불과하다. 그만큼 이곳에 주택을 마련한 이들은 오래도록 거주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지난해 광역시드니 전체 부동산 매매 회전율(Sydney-wide turnover rate of properties) 4.6%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코어로직의 관련 집계를 보면 이 비율(주택거래)이 가장 낮은 곳은 블랙타운 카운슬 지역에 있는 비드윌(Biswill)로, 20203년 한 해 사이 부동산 거래 비율은 1.2%에 불과했다. 비드윌과 함께 밀러스 포인트(Millers Point, 2%), 브라이튼 르 상드(Brighton-Le-Sands, 2.3%), 나라위나(Narraweena, 2.4%), 라벤더 베이(Lavender Bay, 2.4%) 또한 낮은 거래비율을 보였다.
코어로직의 엘리자 오웬(Eliza Owen) 선임연구원은 “거주민의 낮은 이주율은 인기 교외지역임을 뜻한다”며 “이는 몇 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그녀에 따르면 그 하나는 주택 보유자의 거주 의지, 그리고 구매자의 높은 주택수요이다.
코어로직 데이터에 따르면 보니리그 헤이츠(Bonnyrigg Heights)와 밀러스 포인트(Millers Point)를 포함해 지난해 낮은 매매 비율을 보인 교외지역은 실제 주택 소유자들의 오랜 거주기간과 겹친다. 올해 3월 분기까지 보니리그 헤이츠 및 밀러스 포인트에 주택을 보유한 이들의 중간 거주기간은 각각 18.7년, 15년이다. 또한 두 교외지역의 지난해 주택 매매비율은 2% 미만이었다.
시드니에서 주택 소유자가 해당 주택을 가장 오래 보유한 교외지역은 카슬 코브(Castle Cove)와 데이빗슨(Davidson)으로, 중간 보유기간(median hold periods)은 각 21.3년이었다.
오웬 연구원은 수십 년 전, 젊은 베이비 부머(baby boom 세대)들이 이 교외지역에서 내집 마련을 했으며, 이제 자녀들이 독립해 나가고 빈 둥지(사용하지 않는 침실)가 늘어도 좀처럼 작은 주택으로 이주(downsizing)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거주 환경 및 편의성 등에서 인기 있지만 주택 구입자들 입장에서 진입하기 어려운 이런 교외지역은 주택의 잘못된 배치를 의미한다는 지적이다. 오웬 연구원은 “젊은 커플이 20년 넘게 4개 침실 주택에서 거주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만약 그렇다면 노년층이 다운사이징을 할 주택이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런 한편 오웬 연구원은 일부 교외지역의 경우에는 ‘투기성 요인’으로 인해 소유자가 오랜 기간 부동산을 보유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가령 인프라 프로젝트 계획이 있지만 아주 더디게 진행되는 경우, 넓은 주택 부지를 갖고 있으며 이를 분할할 수 있다면 소유자가 더 오랜 기간, 해당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캐시 카오씨의 말처럼, 이 지역 기반의 부동산 중개회사 ‘Ray White Upper North Shore’의 제시카 카오(Jessica Cao. Cathy Cao씨와는 무괌함) 에이전트는 로즈빌 체이스 지역에 대해 “다른 곳에 비해 예비 주택 구입자들에게 인지도는 낮지만 좋은 이웃과 편의시설 접근성 측면에서 주택 구입이 권장되는 교외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은 드러나지 않는 것을 좋아한다”는 카오 에이전트는 “기차 노선을 따라 자리해 있으면서도 로즈빌, 킬라라, 린필드에 비해 가격이 다소 저렴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녀에 따르면 로즈빌 체이스에서 매물로 나오는 주택은 대부분 거주자가 사망했기 때문이거나 주택 규모를 축소(downsizing)하려는 이들의 보유 주택들이다.
한편 비드윌은 로즈빌 체이스와 유사하게 낮은 거래비율을 기록했지만, 이는 서부 지역에 자리해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지역 부동산 중개회사 ‘Ray White Diamantidis Group’의 피터 다이아만티디스(Peter Diamantidis) 에이전트는 “블랙타운 카운슬 구역의 작은 교외지역으로, M7 및 M2와 빠르게 연결되기에 노스시드니(North Sydney)까지 45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비드윌에 있는 그의 고객(판매를 의뢰한) 대다수는 은퇴하면서 퀸즐랜드 지역으로 이주한 다운사이저이며, 구입 고객은 첫 주택 구입자들이다. 다른 교외지역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비용으로 내집 마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이아만티디스 에이전트는 “10명 중 8명은 처음으로 부동산 시장에 진입한 이들로, 이는 100만 달러 미만으로 구입 가능한 가격 적합성과 관련이 있다”며 “하지만 이곳에서 불과 3km 거리에 있는 마스든 파크(Marsden Park)에서는 그 가격으로 단독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약 600스퀘어밑 부지를 가진 주택의 경우 65만 달러에서 75만 달러로 구입이 가능하다.
■ 주택 매매비율 낮은 시드니 교외지역
(Suburb : 매매 비율-2023년도)
Bidwill : 1.2%
Alfords Point : 1.4%
Bonnyrigg Heights : 1.9%
Roseville Chase : 2.0%
Millers Point : 2.0%
Ramsgate Beach : 2.0%
Heckenberg : 2.0%
Angus : 2.1%
Mulgoa : 2.2%
Pagewood : 2.2%
Brighton-Le-Sands : 2.3%
Clemton Park : 2.4%
Narraweena : 2.4%
Wakeley : 2.4%
Lavender Bay : 2.4%
Hassall Grove : 2.5%
Sydney : 2.5%
Ashbury : 2.5%
Willoughby East : 2.5%
Woronora Heights : 2.5%
Mount Lewis : 2.5%
Source : CoreLogic
■ 주택 보유 기간 최다 교외지역
(Suburb : 중간 보유 기간-2023년 12월 매각 부동산까지 집계. 단위-year)
Castle Cove : 21.3
Davidson : 21.3
Bonnyrigg Heights : 18.7
Cecil Hills : 18.0
Cabarita : 17.1
Erskine Park : 16.7
North Turramurra : 16.6
Glen Alpine : 16.3
Clontarf : 16.1
Belrose : 15.6
Abbotsbury : 15.4
Cheltenham : 15.3
Cherrybrook : 15.2
Longueville : 15.1
Millers Poin : 15.0
Wakeley : 14.9
Killarney Heights : 14.8
Wattle Grove : 14.7
Prairiewood : 14.6
Busby : 14.5
Source : CoreLogic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