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공공정책 연구소 ‘Australia Institute’, ‘고소득 계층에 압도적 혜택’ 문제 지적
평생 일을 하며 가족을 부양해 온 데브라 목슨((Deba Moxon)씨는 60세가 되었을 때 은퇴한 뒤 여행을 즐기는 삶을 꿈꿔 왔다.
하지만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그녀는 자신이 생각했던 나이를 훌쩍 지난 지금도 간호사로 일을 하며 노후 자금인 퇴직연금(superannuation)을 비축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성별 격차 악화시키는
‘Super’ 세금 정책
고령연금(age pension)을 받을 수 있기까지 약 7년이 남아 있는 목슨씨는, 그 때가 되더라도 자신이 비축해 놓은 퇴직연금은 노후 자금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의 이야기는 성별 임금격차로 인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퇴직연금이, 부의 불평등을 초래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대부분 여성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문제이다.
여기에다 독립 공공정책 싱크탱크 ‘The Australia Institute’가 내놓은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연방정부의 새 퇴직연금 세금 감면(‘Better Targeted Super Concessions Bill’)이 소득 및 성 불평등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Australia Institute가 제기한 문제는, 퇴직연금에 자발적으로 자금을 비축하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세제 혜택이 고소득자에게 압도적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기관의 수석 경제학자 그렉 제리코(Greg Jericho) 연구원은 현재의 세금 감면 시스템이 조만간 연방정부가 부담하는 고령연금 비용을 앞지르게 되어 궁극적으로 저소득층, 여성, 중소기업 소유자를 곤경에 빠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제리코 연구원은 “(호주의 경우) 우리는 소득에 관한 한, 매우 낮은 수준에 있으며 불행하게도 65세 이상 빈곤 인구 비율에서는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인다”면서 “1980, 90년대 상황을 기반으로 한 은퇴 정책을 갖고 있다면, 이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바꿔야 할 때일 것”이라고 제시했다.
또한 그는 상황이 변하지 않는다면, 빈곤 상태로 은퇴한 이들과 부유한 퇴직자 사이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뿐이라며 “우리는 중-저소득자에 비해 정부가 부유한 이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데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다소 터무니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제 시스템,
실패하는 경유가 많다”
약 20년 전, 간호사가 되기 전에 목슨씨는 노인간병 분야에서 일했다. 이후에는 두 딸을 키우면서 남편과 함께 카페를 매입해 개조하여 되파는 일로 10년을 보냈다.
그녀는 당시를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간이었으며 또한 아쉬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 주에 100시간씩 일을 했지만 그 일이 너무 좋았다”는 그녀는 “하지만 그 일로 10년을 보내는 사이, 퇴직연금을 비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재 그녀의 수퍼 잔액은 아주 적은 편이다. 그녀가 간호사 일을 그만 두고 은퇴했을 때, 이후의 삶을 보장할 수 없기에 그녀는 불안감을 안고 있다.
제리코 연구원은 현재의 생활비 위기(팬데믹 사태 당시 스콧 모리슨 정부는 수퍼 잔고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일시적으로 허용했으며, 이로 인해 호주인의 퇴직연금 평균 잔고는 이전에 비해 상당 부분 감소했다)에다 호주 인구의 고령화와 같은 다른 요인들이 작용하기에 퇴직연금 세금 감면 시스템은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도 무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사망세(death tax)가 아니며 퇴직에 따른 세금(tax on retirement)도 아니다”고 언급한 그는 “이 문제는 공정성과 더 관련된 것으로, 우리가 매우 부유한 이들의 세금 회피 차단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스티븐 존스(Stephen Jones) 재정부 차관은 성명을 통해 퇴직연금에 대한 정부의 세금 감면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우리의 ‘Better Targeted Super Concessions Bill’은 이를 목표로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제리코 연구원이 지적한 퇴직연금 세금 감면으로, 2025년 7월 1일부터 수퍼 잔액이 300만 달러를 초과하는 특정 소득에 대해 세금을 줄여준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2월 발표된 이 법에 따라 내년(7월 1일)부터 300만 달러를 초과한 수퍼 잔액에 대한 향후 소득은 30% 감면 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은퇴 후에는
더 나은 삶이 있을까…”
퇴직 후의 안정적 삶(재정 부문에서)에 대한 걱정에 더해 목슨씨는 간호사 경력 마지막을 보내는 가운데 연령차별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게다가 타운즈빌(Townsville)의 주택 임대료 대폭 인상으로 그녀의 재정은 또 한 번 타격을 입었다.
목슨씨는 “그럼에도 나는 일에 몰두해야 했고, 이제는 완전히 지친 상태”라고 말했다. 은퇴 이후 안정적인 재정을 갖고 호주 전역을 여행하는 바람을 가져왔지만 부족한 퇴직연금 잔액은 그녀의 ‘은퇴 결정’을 뒤로 미루게 만들었다.
그녀는 “나이 60이 넘으면 점차 생의 남은 시간을 생각하게 되는데, 아직도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무엇일까’를 걱정한다”고 토로했다. 어쩌면 이는 목슨씨와 같은 대다수 여성, 저소득 고령자들이 갖고 있는 고민일 것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