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데이터… 6월 3.8%에서 3.5%로, ‘trimmed mean inflation’ 수치도 하락
연간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6월 3.8%에서 지난달(7월) 3.5%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7월 인플레이션 수치 둔화는 상당 부분 예상됐던 것으로, 중앙은행(RBA)으로 하여금 조만간 금리 인하를 결정하도록 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통계청(ABS)이 8월 28일(수) 내놓은 월별 인플레이션 지표에 따르면 근원 인플레이션(underlying inflation. 경제적 침체나 공급 충격 등 특이한 가격 변화 또는 기타 장애가 없을 때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플레이션 비율)의 중요한 척도인 절사평균 인플레이션(trimmed mean inflation. 물가 세부 항목을 나열하여 하위 부분과 상위 부분을 제거한 뒤 남은 자료를 가중 평균하여 산출한 수치)도 6월 4.1%에서 지난달 3.8%로 낮아졌다.
RBA는 근원 인플레이션 척도가 계속 하락해 2.5%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범위는 2~3%)로 한다. 하지만 2026년 말이나 2027년 초까지 이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은 배제하고 있다.
ABS의 물가통계 책임 대행인 리 메링턴(Leigh Merrington) 부국장은 7월 인플레이션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주택(+4%), 식품 및 무알코올 음료(+3.8%), 알코올 및 담배(+7.2%), 교통(+3.4%)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그녀는 전기사용료 할인이 제공되면서 지난달 에너지 가격이 상당히 하락했다며 “2024-25 연방 에너지 법안 구제 기금 할인의 첫 번째 분할 지급은 2024년 7월부터 퀸즐랜드(Queensland)와 서부호주(Western Australia)에서 시작되었으며 다른 주 및 테러토리는 8월에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WA와 QLD, 타스마니아(Tasmania)의 경우 주 정부 자체적으로 가격 할인을 제공한다. 메링턴 부국장은 “이 같은 지원으로 인해 7월에는 에너지 가격이 6.4% 하락했으며, 이것이 없었다면 7월 전기 인플레이션은 0.9% 상승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 가격, 기록적 하락
7월 전기 가격 하락은 상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6월에는 연간 7.5%의 속도로 상승했지만 7월에는 –5.1%로 빠르게 하락했다.
연방 재무부 짐 찰머스(Jim Chalmers) 장관은 “정부의 책임 있는 생활비 구제가 없었다면 인플레이션률은 더 높았을 것”이라며 “임대료는 7월까지 1년 사이 6.9% 상승한 가운데 30년 만에 가장 큰 임대료 지원 증가가 아니었다면 상승폭은 8.8%에 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전기 가격도 7월까지 1년 동안 5.1% 하락했다.
반면 경제학자들은 바로 그 전기료 할인 제공 때문에 월간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더 주의해서 보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컨설팅 사인 EY의 수석 경제학자 폴라 갯스비(Paula Gadsby) 연구원은 정기 경제 브리핑에서 “일시적인 생활비 구제 조치가 인플레이션 수치를 인위적으로 낮추면서 물가지수(CPI)를 해독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경제 전반에 걸쳐 낮은 물가 압력의 증거가 흐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RBA는 가격 압박이 완화되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 위해 향후 몇 개월 동안 인플레이션 데이터와 함께 보다 포괄적인 분기별 CPI 자료에서의 추가 증거를 확인할 것”이라며 “RBA가 올해 남은 기간 현금 금리를 제한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우리(EY의 경제학자들)가 예상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월별 데이터 집계의 문제
지난달 전기 가격의 인위적 하락은 경제학자들의 분석을 복잡하게 만드는 ‘유일한’ 문제가 아니다. 이달(8월) 초, 미셸 불록(Michele Bullock) RBA 총재는 “ABS의 월별 인플레이션 지표에서 너무 많은 ‘신호’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면서 “분기별 데이터가 더 양질이며 포괄적”이라고 말했다.
불록 총재의 이 논평은 월별 인플레이션 지표를 둘러싼 최근의 논란에 대한 것이었다. 몇 달 전, 이 지표(월간)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 추세임을 시사하는 듯했으며, 이로 인해 일부 분석가들은 RBA에 금리를 더 인상해야 한다고 압력을 가했었다.
하지만 보다 포괄적인 분기별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공개되었을 때 근원 인플레이션이실제로 6월 분기에 하락했고, 또한 2022년 12월 이후 하락세에 있음을 보여주었다.
불록 총재는 “우리(RBA)는 항상 월별 CPI에 대해 약간 조심해 왔다”면서 “월별 CPI 데이터에서 약간의 신호를 받았지만 일부 분석가들이 그랬듯 너무 많은 신호를 받았기에 일부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률이 얼마나 높을지에 대해 다소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말하는 것이 공평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Y의 갯스비 연구원은 이날(8월 28일) 나온 7월 월별 인플레이션 수치에 또 다른 문제가 있다고 보았다. “분기의 첫 달은 서비스와 국내 요인보다는 의류와 가정용품 같은 내구재 가격에 초점을 맞추므로 데이터를 주의해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한편 웨스트팩(Westpac) 은행 팻 버스타만테(Pat Bustamante) 선임 경제연구원은 7월 인플레이션 수치에 여전히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고 분석하면서 “우리(Westpac 경제학자들)의 예측과 비교했을 때 에너지와 식품은 예상보다 높았지만 이는 의류와 신발, 가정용품 및 레크리에이션 서비스 가격 하락으로 일부 상쇄됐다”고 설명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