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Council of Australia’, “학생 노동력, 기업 입장에서 매우 중요” 강조
연방정부의 유학생 제한 방침과 학생비자 수수료 인상으로 학생은 물론 고등교육 부문의 강한 반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정부 조치를 지적하는 호주 경제계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경제 관련 공공정책을 토론, 협의하는 비즈니스 로비 그룹 ‘Business Council of Australia’(BAC)는 이달 첫 주, 연방의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국제학생 감축 조치가 호주 고등교육 부문을 마비시키고 경제에도 지속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BCA의 이 같은 입장은 논란의 여지가 많은 유학생 정책에 대해 연방의회가 논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BCA의 브랜 블랙(Bran Black) 의장은 국제학생들이 호주의 주택 부족 및 가격 경제성 악화 논쟁에서 ‘붉은 청어’(red herring)로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본래의 주제에 대한 본질을 흐리게 만들기 위한, 잘못된 주장이라는 얘기다.
또한 호주 최대 고용 기업 중 하나인 대형 슈퍼마켓 체인 ‘울워스’(Woolworths)가 학생비자 소지자들에게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면서 “외국인 학생들은 호주 노동력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블랙 의장은 “우리 경제가 점차 정체되고 있는 와중에 정부가 유학생 수를 감축함으로써 잘못된 결정을 내릴까 우려된다”며 “이는 호주 경제에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이는 결국 전체 호주인에게도 파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유학생들은 현재 주택 문제 논쟁에서 ‘붉은 청어’가 됐으며, 특히 각 주 및 테러토리 정부의 주택 건축 승인이나 건설 방법에 대한 과오를 가리는 데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노동당 정부와 야당은 팬데믹 사태 완화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유학생을 호주 현지인들의 ‘주거 스트레스’(housing stress)와 연관시키고 있다. 두 거대 정당 대표 모두 임시 이주를 억제하는 주요 핵심 수단으로 호주의 4대 수출산업 중 하나인 3차 부문(고등교육)에 제한을 두겠다고 밝힌 상태이다. 현 집권 정부는 2022-23년 52만8,000명에 달했던 해외 순이주 규모를 내년 7월까지 절반으로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연립(자유-국민당) 야당은 지난 2년 사이 해외 순이주가 거의 100만 명에 달함으로써 주택 공급 부족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이민과 주택 문제에 대한 현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정부 공격을 위한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이미 알바니스 총리는 2029년 중반까지 120만 채의 신규 주택을 건설하기 위한 320억 달러 규모의 주택 계획을 시작했으며 3만 채의 공공 주택 및 저렴한 주택 건설 투자를 목표로 하는 ‘미래주택기금’(Housing Australia Future Fund)을 입법화했다.

지난해 12월 연방정부가 새 이민전략의 일환인 유학생 수 제한 방침을 밝히자 각 대학 및 주 정부들(state governments)은 이 조치가 호주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일 미치고 교육 목적지로써의 호주 명성에 손상을 입히며, (상당 부분 유학생 등록비 수입에 의존하는) 대학 연구 및 중요한 기술 개발을 무력화시킬 것이라며 반발했다. 또한 연방정부가 호주 주택 위기의 원인으로 국제학생을 희생시킬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정부는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일(월), 학생비자 신청 수수료를 1,600달러로 두 배(이전 710달러) 이상 인상하겠다고 기습 발표해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클레어 오닐(Clare O’Neil) 내무부 장관은 “더 공정하고 더 적은 수의 유학생을 수용하며, 보다 나은 이민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방정부의 국제학생 제한 결정과 관련해 연방의회에서의 논의를 앞두고 제출한 의견에서 BCA는 “주택 위기에는 유학생 수 외에 다른 요인이 많다”는 점을 밝혔다. 이어 “부실한 규제, 실패한 개발 계획, 건설기술 인력 부족, 높은 건축 비용으로 인해 신규 주택건설이 크게 감소했다”면서 “유학생 수를 제한하는 단기적인 정책 대응은 이 문제(주택 부족)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며, 오히려 실질적인 해결책을 방해하고 경제 전반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견서와 함께 제출한 실제 사례 조사에서 BCA는 “슈퍼마켓 체인인 울워스의 경우 전국적으로 20만 명의 직원 중 5,700명이 학생비자를 소지하고 있다”며 “이들로 인해 슈퍼마켓 진열대에 재고가 확보되고 공급망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BCA는 의견서에서 △(국제학생 수용을 제한하는) 상한선을 완전히 폐지하거나 또는 각 대학으로 하여금 외국인 학생 수용 한도를 초과할 수 있는 5% 완충장치를 제공하고, △교육 제공업체를 제재하기 전, 2회의 경고를 주는 등 몇 가지 권장 사항을 제시하면서 “현재 초안이 작성된 이 법안은 호주에서 네 번째로 큰 수출 부문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는 둔기(blunt instrument)”라고 덧붙였다.
연방 교육부 제이슨 클레어(Jason Clare) 장관은 국제학생 한도에 대해 “우리(정부)는 이 문제에 관해 협의 중이며 이해관계자들과 계속 협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직업훈련 기술 교육기관 규제 당국인 ‘Australian Skills Quality Authority’는 의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교육부의 데이터 시스템이 교육 제공자 상한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하며, 규제 당국이 수동으로 이 상한을 관리한다면 ‘매우 비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