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소용돌이[渦] 속을 꿰뚫는 예리한 도끼[釜]날 논평
■ 유학생은 돈인가? 피인가?
호주 노동당 정부가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학생비자 발급 기준을 강화함으로 이미 호주 경제에 43억 달러 (약 3조9천억원)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은 지난 2일 호주대학연합 보고서를 인용해 작년 유학생 등록이 5만9천410명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유학생 4명당 1개 창출된다는 일자리가 무려 1만5천개나 증발한 셈이다. 지난 6월 실업률이 전달 4%에서 4.1%로 상승하는데 유학생 숫자 감소 역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여당과 야당이 다음 총선을 겨냥해 이민 축소를 경쟁적으로 공약하는 가운데 만만한 학생비자가 유탄을 맞았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호주든 경제에 정치가 끼어들면 수많은 서민들이 애매한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호주 교육계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가운데 올 연말이나 내년초에 예상되는 총선은 너무나 아득할 뿐이다.
■ 집은 돈이 아니라 인권이다
한 끼 아니 하루 정도는 굶을 수 있다. 하지만 당장 오늘 밤 잠 잘 집이 없다면? 배고픔을 뒤로 하고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다. 4일 호주 공영 ABC 방송에 따르면, 케빈 벨 전 빅토리아주 대법원 판사는 ‘위기’라는 말로는 호주가 직면한 집 부족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집을 돈 버는 수단으로 여기는 세태는 ‘국가적 수치’라고 규정한다. 집은 돈이 아니라 ‘가정’이요 ‘인권’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태어나 배우고 자라는 모든 생명 활동이 집에서 이루어진다. 집이라는 공간이 없으면 가정도 없다. 최소한의 인권을 유지하고 실현할 기회 자체가 봉쇄된다. 벨 전 판사는 부동산 정책은 이제 경제가 아니라 인권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부동산 부자가 되기 위해 광분하고 이런 흐름을 아무렇지 않게 용인하는 세상은 어쩌면 공동체 전체의 기본권을 판매대에 올리고 상업적으로 유린하는 인권 말살 현장인지도 모른다.
■ 테러와의 전쟁은 생각에서 시작된다
지난 5일 호주 공영 ABC 방송은 앤서니 앨버니지 연방총리와 마이크 버저스 호주안보정보원(ASIO) 원장 등이 호주의 테러 위험을 ‘발생 가능 수준’으로 상향했다고 보도했다. 버저스 ASIO 원장은 당장 테러 위험이 있다는 정보는 없으나 과거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폭력을 허용할 수 있다’는 복합 사상에 치우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ASIO는 종교, 국가주의, 인종주의가 뒤섞여 폭력을 용인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앨버니지 총리 역시 “젊은이를 중심으로 온라인 극단주의와 위험한 이념이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끔찍한 테러 생각도 평소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질 때라야 위험은 현실이 시작된다. 참혹한 테러로부터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생각 싸움에서 먼저 승리해야 한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테러를 허용하는 사상이 퍼지는 것은 이만저만 위험이 아니다. 사랑하는 자녀들이 테러리스트로 돌변한다면 악몽이 아닐 수 없다. 생각 싸움은 언어라는 매개를 통해 이루어진다. 자녀들과 대화하고 소통하지 않으면 자신은 물론 가족과 세상을 망치는 극단 사상이 아무도 모르는 사이 그들의 머리속에서 악성종양처럼 자랄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 싸움에서 승리해야만 비로소 눈에 보이는 테러와의 전쟁에서도 이길 수 있다. 젊은 세대에게 마음과 귀와 입을 여는 것이 공동체를 테러 안전지대로 만드는 첫걸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