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18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지난 1월 19일 하마스와의 휴전 이후 최대 규모의 공격으로, 현재까지 220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백악관은 이번 공격을 두고 “하마스가 휴전을 연장할 기회를 거부한 결과”라며 이스라엘을 옹호했다.
네타냐후 “하마스가 휴전 거부”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는 공습을 지시한 이유로 “하마스가 휴전 연장 협상에서 진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 브라이언 휴즈(Brian Hughes)도 “하마스는 인질을 석방함으로써 휴전을 연장할 기회를 가졌으나 이를 거부하고 전쟁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하마스의 테러 공격 준비를 포착했으며, 이와 동시에 인질 석방 거부가 이어지고 있어 공습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IDF는 하마스의 사령관과 정치 조직 요인들, 군사 인프라를 타격 대상으로 삼았으며 “필요한 만큼 공격을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이스라엘은 앞으로 하마스를 향한 군사적 대응을 더욱 강력히 진행할 것”이라며 “IDF의 작전 계획이 지난 주말 승인되었으며, 이스라엘 정치 지도부의 목표는 모든 인질을 구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습으로 인한 가자지구 피해 심각
가자지구 민방위국에 따르면 이날 공습으로 최소 220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는 수십 명에 이른다. 현지 의료 관계자들은 가자지구 곳곳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으며, 특히 어린이와 여성, 노인 피해가 크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Khan Yunis) 소재 나세르 병원(Nasser Hospital)에는 부상자들을 태운 들것이 계속해서 도착했고, 병원 영안실에는 희생자들의 시신이 줄지어 안치되었다.
36세의 무함마드 자르군(Mohammed Jarghoun)은 “잠을 자고 있다가 거대한 폭발 소리에 깨어났다. 친척들의 집에 불이 붙었고, 어린이와 여성이 포함된 20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했다”고 전했다.
25세의 라메즈 알아마린(Ramez Alammarin)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다시 지옥의 불을 퍼부었다. 시신과 사지들이 땅에 나뒹굴고 있지만, 부상자들은 치료받을 의사조차 찾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스라엘 “하마스, 인질 석방 거부”
이스라엘 국방장관 이스라엘 카츠(Israel Katz)는 “가자의 지옥문이 열릴 것”이라며 “하마스가 59명의 남은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지금까지 본 적 없는 힘으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공격과 동시에 가자 접경 지역의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익명의 이스라엘 관계자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군사 작전은 필요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며 공습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확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 “이스라엘, 휴전 협정 위반”
한편, 하마스는 즉각 반발하며 “네타냐후와 그의 극단적 정부가 휴전 협정을 뒤집었으며,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포로들의 운명을 불확실하게 만들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이스라엘이 전쟁을 재개한 것은 점령된 자국 포로들에게 사형 선고를 내린 것과 다름없다”며 네타냐후가 국내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쟁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이스라엘과 사전 협의”
미국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을 사전에 통보받았다고 확인했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리빗(Karoline Leavitt)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히 밝혀왔다. 하마스, 후티(Houthis), 이란과 같은 테러 세력들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위협이 된다. 그들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며, 모든 지옥이 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휴전 협상 교착 상태
지난 1월 19일에 시작된 휴전 협정은 카타르, 이집트, 미국의 중재로 성사되었으며, 그 첫 단계에서 하마스는 33명의 인질(사망자 8명 포함)을 석방했고, 이스라엘은 1,800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줬다. 이후 두 번째 단계 협상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바이든(Joe Biden) 전 미국 대통령은 “두 번째 단계에서 남은 인질 석방과 함께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지속 가능한 휴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이스라엘은 “휴전 연장을 위해 가자의 완전한 비무장화와 하마스 제거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원조 및 전력 공급을 차단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이번 교착 상태가 지속된다면, 군사적 충돌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신문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