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택 구입자 대상으로 정부가 30-40% 구매 자금 지원, 자산은 공동소유로
“Help to Buy 계획은 주택 부족 위기를 완화하는 데 있어 ‘유용한 요소’(useful ingredient)였지만 세금 개혁과 함께 진행됐어야 했다.” 호주 주택 및 도시계획연구소인 ‘Australian Institute of Housing and Urban Research’(AHURI) 원장 마이클 포더링엄(Michael Fotheringham) 박사의 지적이다.
지난달 정부가 상원에 상정했던 ‘Help to Buy’ 계획이 ‘논의 연기’로 미뤄진 가운데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내각이 이를 다시 의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이 계획은 2022년 연방선거를 앞두고 노동당이 내놓은 주요 정책 중 하나였지만 지난달 상원에서 ‘일단’ 좌초됐다. 녹색당과 연립(자유-국민당) 야당이 9월 상원 회의에서 이 법안의 심의를 연기하고 결정했던 것이다. 하지만 노동당 정부는 이달 둘째 주 이 법안을 다시 상정하기로 했다.
노동당의 ‘Help to Buy’ 법안은 약 4만 명의 주택 구매자와 함께 정부가 주택을 공동 매입하는 방식으로 내집 마련을 지원한다는 방안이다.
하지만 ‘정부 공동 자산’이라는 이 개념은 호주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며 대부분의 정부관할 지역이 이를 시행하고 있다.
■ 연방정부 방안과의 차이점
노동당 정부는 이 법안이 승인될 경우 어떻게 시행되는지에 대한 세부 정보를 공개한 상황이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적격 참여자에게 신축 주택 구매 가격의 40%, 기존 주택 구매 가격의 30%를 제공하며, △이 제도를 이용해 내집을 마련하는 이들은 최소 2%의 보증금이 있어야 하고, △4년 동안 매년 최대 1만의 적격 가구를 대상으로 이 제도을 시행하며 △각 주 및 테러토리 정부는 해당 관할권에서 Help to Buy 시행을 위해 자체 법률을 통과시켜야 한다.
아울러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이들은 △18세 이상의 시민권 소유자, △연소득이 싱글 9만 달러 이하, 부부 12만 달러 이하여야 하고, △이 제도를 통해 구매한 주택에 거주해야 하며, △현재 호주나 해외에 다른 토지, 또는 기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야 한다. 또한 첫 주택 구입자들만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NSW
연방정부 방안과 유사한 공동자산 제도가 있었지만 2024년 6월 30일 마감된 시범 프로그램으로, 지난 2022년 당시 연립 주 정부의 도미닉 페로테트(Dominic Perrottet) 정부에서 도입한 바 있다.
연방정부의 Help to Buy 계획과 유사한 반면 NSW 주 정부 프로그램은 보다 구체적으로 특정 그룹을 대상으로 했다. 즉 홀부모, 필수 근로자인 첫 주택 구입자, 50세 이상 싱글 거주자가 이용하도록 했던 것이었다.
■ Victoria
‘Victorian Homebuyer Fund’라는 공동 자산 제도가 있다. 이는 △주 정부가 주택 가격의 최대 25%를 제공하는 반면 첫 주택 구입자는 최소 5%의 보증금을 마련해야 하고, △이 제도를 이용하는 원주민은 3.5%의 보증금에 공동 자본 기여금의 최대 35%를 받을 수 있으며, △제도 이용자가 구매할 수 있는 최대 주택 가격은 멜번(Melbourne)과 질롱(Jeelong) 등 대도시권에서는 95만 달러 미만, 지방 지역에서는 70만 달러 이하여야 한다.
Victorian Homebuyer Fund를 이용할 수 있는 이들은 △호주 또는 뉴질랜드 시민, 호주 영주비자 소지자로 △만 18세 이상, △연소득은 싱글 13만5,155달러 이하, 부부는 21만6,245달러 이하의 신청자에게 해당된다.
아울러 이 제도를 이용해 주택을 마련한 이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부 지분을 상환해야 한다. 이 비용에는 이자를 부과하지 않지만 정부는 자산 지분에 비례해 자본이득 또는 손실을 공유한다.
VIC 주 정부는 연방정부가 Help to Buy 계획을 제시함에 따라 이것이 의회에서 승인될 경우 내년 6월 말부터는 Victorian Homebuyer Fund 신청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Queensland
퀸즐랜드 주에는 주택 공동지분 제도가 없다. 다만 주 정부는 연방정부의 Help to Buy 정책을 지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최초의 정부관할 지역임을 밝혔다.
QLD 정부 주택부 메건 스캔론(Meaghan Scanlon) 장관은 “QLD 거주민들이 내집 마련을 하지 못하도록 연립 야당과 녹색당이 이 제도(Help to Buy)의 의회 통과를 막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주택 문제는 정치인들의 축구 경기장이 되어서는 안 되며 더 많은 주택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위한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말로 이 법안 지지를 촉구했다.
■ South Australia
주 정부 소유의 주택 구입 자금 대출기관 ‘HomeStart’가 운영하는 공동 자산 제도가 있다. 이 제도를 통해 이용자는 부동산 매입 가격의 최대 25% 비용을 무이자 및 이후 분할 상환 없는 대출로 융자할 수 있다.
이 제도는 우선 △HomeStart가 요구하는 기본 대출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요건은 가구 순 소득이 연간 10만 달러 미만, △기존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거주할 새 주택을 건축하는 이들, 그리고 △공동 자산 기여금은 기본 대출보다 많을 수 없으며 최대 20만 달러로 제한된다.
■ Western Australia
서호주는 2007년부터 공동 자산 프로그램을 시작, 호주에서는 가장 오랫동안 이 제도를 시행해 왔다. 이 계획은 WA 주 정부 소유의 주택 대출기관인 ‘Keystart’에서 운영한다.
시행 방식을 보면 △주 정부가 주택 가격의 최대 30%를 제공하며 신청자는 최소 2%의 보증금이 있어야 하고, △싱글은 연 소득 13만7,000달러 이하, 부부는 20만6,000달러 이하이며, △이외 자격 요건은 다른 주와 유사하다. 아울러 공동 자산 계획에 따른 부동산은 현재 Opening Doors WA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부동산으로 제한한다.
WA 지역사회부(Department of Communities) 대변인은 Keystart에 대해 “거주민들의 주택 소유 지원을 목표로 하는 과도기적 대출기관”이라면서 “이 제도 이용자가 부동산에서 충분한 자산을 쌓으면 시중 은행 등 전통적인 대출기관에서 재융자를 하도록 권장,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 Northern Territory
노던 테러토리에는 공동 자산 제도가 없지만, 대신 NT 정부는 ‘HomeGrown Territory Grants’를 도입, 시행한다.
NT 정부 대변인에 따르면 이 보조금은 신규 주택 구매자에게 약 5만 달러를 제공하고 기존 주택 구입자에게는 10만 달러를 지원한다. 그는 “NT 정부는 공동 자산 제도를 시행하지 않지만 정부의 대출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자격을 갖춘 NT 거주민이 저렴한 주택을 소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 Australian Capital Territory
공동 자산 제도가 있지만 다른 정부 관할권의 계획과는 상당히 다르다. 이는 공공 주택 세입자에게만 해당되며 특히 이 세입자들에게 대체 주택을 소유할 수 있는 기회 제공을 목표로 한다.
이 제도는 △부동산 매입 가격의 70%를 선불로 지불해야 하는데, 이는 ACT 정부와 계약을 맺은 IMB은행에서 지원하며, △ACT 정부는 주택 가격의 나머지 30%를 제공하고, △제도 이용자는 최소 2회에 걸쳐 정부 자금을 상환해야 한다. 이는 ACT 정부가 정산 후 5년 이내에 제공한 자본금의 15%, 나머지 15%는 15년 후 정부에 반환해야 한다.
신청인은 △최소 3년간 공공 주택에 계속 거주한 이들로, △구매를 신청한 주택의 현재 실 거주자여야 하며, △임대료 체납, 기타 임대와 관련해 법원에 계류 중인 법적 조치가 없어야 한다.

■ Tasmania
‘MyHome’이라는 이름의 공동 자산 제도가 있다. 이를 신청하는 이들은 △2%의 보증금을 갖고 있어야 하고, △신규 주택 및 토지 패키지의 경우 한 사람이 빌릴 수 있는 최대 금액은 30만 달러 또는 부동산 매입 가격의 40%이며, △기존 주택의 경우에는 한 사람이 빌릴 수 있는 최대 금액이 15만 달러, 또는 부동산 매입 가격의 30%, △기존 주택의 경우 가격 상한은 750,000달러이다. 아울러 이 제도 이용 자격은 대부분 주 정부의 요건과 유사하다.
타스마니아 주택부(Homes Tasmania) 대변인에 따르면 TAS 정부는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이들의 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대변인은 “Help to Buy에서 제안된 것보다 자격 기준이 높은 MyHome은 이용자에게 더 매력적인 상품”이라며 “주 정부는 연방의 Help to Buy 계획을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주택 전문가들의 의견
AHURI 원장인 마이클 포더링엄 박사의 의견은, 공동 자산 프로그램이 주택 위기의 해결책은 아니지만 유용한 요소라는 것이다. 그는 연구 결과를 인용해 “(주택) 구매 지원 제도나 공동 자산 계획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으며 주택 가격을 끌어올리지도 않는다”면서 “반면 첫 주택 구입자 보조금은 주택 가격을 상승시키는데, 간단한 논리는 모든 첫 주택 구입자에게 1만 달러나 1만5,000달러, 또는 다른 지원으로 자금을 제공하면 그 혜택이 모두 판매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공동 자산 프로그램은 더욱 타게팅 되었으며, 특정 적격 가구에만 제공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포더링엄 박사는 “이런 점에서 유용한 방안으로 우리 시스템의 일부에 포함해야 한다”며 “부동산 관련 세금 부분도 논의해야 하지만 네거티브 기어링 변화 등 세금 개혁을 위해 이 프로그램을 인질로 잡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포더링엄 박사가 언급한 세금 개혁에는 지난 2019년 노동당이 연방선거에서 내놓았던 네거티브 기어링 및 자본 이득세 변경 사항이 포함된다.
하지만 그해 선거에서 노동당은 패배했고 이후 해당 정책은 폐기됐다. 당시 많은 이들은 노동당의 패배 원인으로 이 정책(부동산 세금 개혁)을 꼽았다.
RMIT대학교(Royal Melbourne Institute of Technology) 도시계획 학자인 리암 데이비스(Liam Davies) 박사는 모든 이들이 주택을 가장 큰 자산으로 여기기에 정부가 주택 위기를 해결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주택 가격을 하락시키는 것은 실제로 많은 호주인의 부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함을 의미한다”는 그는 “사람들로 하여금 주택을 소유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그 어떤 정부 조치도 거부하지 않을 만큼 가격이 높은 주택을 유지하는 것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하며, 공동 자산 제도는 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데이비스 박사는 “정부가 공동 자산 등의 제도를 통해 고려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재판매할 수 있는 금액을 제한하는 일종의 계약 또는 그 계약을 부동산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이팅게일 모델(Nightingale model. 부동산 자본 이익이 아닌, 사람을 위해 지어진 주택으로, 환경-재정-사회적 지속 가능성을 통해 개인과 집단의 웰빙을 가능하게 하는 주택을 의미)을 제안하면서 구매자가 비영리 주택 제공자로부터 부동산을 구매할 때 특정 조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타이틀에는 제한적 약정(restrictive covenants)이 있는데, 시장 가격 이상으로는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조건이다. “이로써 투기를 없애지도 않고 또한 주택가격 상승을 억제하지 않지만 누군가 얻을 수 있는 (가격 상승에 따른) 횡재를 제한한다”는 것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