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승인 거부에 대한 이의 폭증, 합법적 체류 위해 ‘망명’ 신청 유학생 수도 증가
올 1월 이후 학생비자 관련 행정 소송 1만3천 건… 광범위한 이민 시스템으로 확대
매월 점점 더 많은 국제학생들이 호주로의 망명을 신청하고 있으며, 학생비자 신청을 거부당한 수천 명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노동당 정부가 지난해 12월, 해외 유학생 감축을 포함한 새 이민 전략을 내놓은 이후 올해 들어 호주로 들어오는 국제학생 제한이 이민 시스템의 다른 부분에서 문제를 야기한다는 신호이다.
지난 8월에는 학생비자를 갖고 호주에 체류 중인 유학생 500명 이상이 망명을 신청했다. 이는 지난 6년 동안, 월 신청 건수로는 가장 많은 수치이다. 학생비자나 비자 연장 신청이 까다롭게 적용됨에 따라 해외 유학생들이 호주에 계속 체류하고자 다른 옵션을 찾고 있는 것이다.
전 이민부 차관보로 일했던 압둘 리즈비(Abul Rizvi)씨는 1989년 중국 천안문 사태가 발생한 후 당시 밥 호크(Bob Hawke) 총리가 4만 8,000여 명의 중국인 학생비자 소지자에게 망명을 허용한 1990년대 초반 이후, 현재의 유학생 망명 신청 비율은 가장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 이후, 신청된 학생비자 거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행정항소재판소(Administration Appeals Tribunal. AAT) 소송은 1만 3,003건이 새로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 4년 동안의 전체 건수를 넘는 수치로, 정부의 보다 엄격한 학생비자 단속 효과가 광범위한 이민 부문의 문제로 이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상원 위원회에 제출된 새 자료를 보면, 정부가 학생비자 신청의 4분의 1 이상을 거부해 순 이민 수준을 낮추고자 하는 가운데 이미 호주에 체류 중인 국제학생들이 비자 문제로 인해 자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을 피하려 여러 방법을 강구하고 있음을 알게 해 준다.
이는 정부가 호주의 임시 이민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또한 영주 이민의 가장 큰 공급원인 국제학생을 대상으로 학생비자 발급 조건을 강화하고, 학업을 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유학생을 단속하며, 학생비자 신청 수수료를 인상(올 7월 1일부터 710달러에서 1,600달러로 두 배 이상 높였다)함으로써 유학생들이 계속해 어려움에 직면한 것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내년 연방선거를 앞두고 과다한 이민자 유입에 대해 연립(자유-국민당) 야당은 집권 여당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당 피터 더튼(Peter Dutton) 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학생비자를 재신청하여 호주 체류 기간을 연장하려는 유학생을 ‘현대판 (난민) 보트 도착’이라고 묘사한 바 있다.
상원 위원회에서 관련 자료를 요청한 자유당 사라 헨더슨(Sarah Henderson) 상원의원은 이 같은 상황(비자 거부에 대한 이의제기 및 유학생 망명 신청 증가)에 대해 “국제학생 제한에 대한 정부의 무차별적이고 무모한 접근 방식, 게다가 남아시아 학생 수 및 지방 지역 대학의 유학생 등록을 크게 줄인 ‘장관 지시 107’(Ministerial Direction 107)로 인해 발생한 혼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최근 해외 학생의 보호비자 신청이 급증한 것은 노동당이 재앙적으로 이민 문제를 잘못 처리한 직접적인 결과”라고 주장했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정부의 학생비자 단속 강화에 따라 비자 신청 건수는 감소했지만 호주 내 신청은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 7월과 8월의 호주 내 유학생 비자 신청은 3만 5,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 건을 훌쩍 넘었다.

이는 3월 이후 기존 학생, 호주 방문 입국자 또는 워킹홀리데이 메이커 비자로 호주에 체류 중이었던 이들의 학생비자 신청에 대한 거부율이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서 나온 수치이다.
학생비자 승인 조건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데 대한 이의도 늘어나고 있다. 신청된 비자 거부 비율이 2월 10%에서 3월 22%로 두 배 이상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AAT 이의제기도 2월 402건에서 3월 850건으로 늘었다. 망명 신청 수 또한 274건에서 396건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 들어 계속되어 왔다. 가장 최근(데이터가 집계된)인 8월에는 호주 내 체류 중인 학생의 비자 신청 가운데 25% 이상이 거부되었으며 2,154명이 AAT에 비자 거부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또 학생비자를 갖고 있던 516명이 망명을 신청했다. 특히 8월에 망명을 신청한 학생 수는 전체 보호비자 신청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이민부 전 차관보 리즈비씨는 1990년대와 현재의 차이는 대부분 학생의 망명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망명을 신청했지만 승인받지 못한 이들이 증가하는데, 문제는 그들이 ‘무엇 때문에 이렇게 하는가’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리즈비씨에 따르면, 비자가 거부된 학생들은 AAT 소송이나 망명 신청을 통해 오랜 기간, 호주에 체류하는 것이 가능하다. 행정재판소에 비자 거부 사안을 제기하는 경우, 이를 판결하기까지는 최대 743일이 소요된다. 망명 신청을 하면 더 오래 체류할 수 있으며, 망명이 거부되면 다시 항소할 수도 있다. 그 결정이 나오는 데에는 또 오랜 시간이 걸린다.
리즈비씨는 “이런 과정을 거쳐 이들은 10년 정도를 호주에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데, 지금 우리(호주)가 직면한 상황이 바로 그것”이라며 “하지만 (학생비자가 거부된) 국제학생들의 이 여정(AAT 이의 제기 또는 망명 신청)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내무부는 학생비자가 거부된 유학생들이 자국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며 또한 걱정을 할 터인데, 최악의 상황에서 이들이 망명을 신청하는 등 온간 수단을 다할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학생비자를 받지 못한 이들의 출국 비율은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입국자 수에 비하면 크게 적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최근의 AAT 수치를 보면 8월까지 학생비자 거부에 대한 항소는 1만 3,003건으로, 2023년 전체 이의제기(거의 1만 건)보다 많다. 올해 남은 기간(9-12월)을 감안하면, 행정소송 건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학생비자 거부 및 이의제기 현황
(2024년. 월 : 신청 비자 거부율 / 학생비자 소지자의 망명신청 건 / 비자 거부에 대한 AAT 이의제기 건)
1월 : 11% / 236 / 257
2월 : 10.1% / 274 / 402
3월 : 21.7% / 396 / 850
4월 : 25.2% / 303 / 1128
5월 : 31.8% / 422 / 2178
6월 : 27% / 428 / 3441
7월 : 26.5% / 452 / 2593
8월 : 25.3% / 516 / 2154
Source: Documents tabled to the Senate; Home Affairs data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