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소용돌이(와渦) 속을 꿰뚫는 예리한 도끼(부釜)날 논평
블랙은 아름답다?
문학 평론가 출신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따르면,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은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 작가였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을 쓴 뒤 블랙리스트에 올라 온갖 정부 지원에서 노골적으로 배제됐다는 것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한강의 작품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강 작가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자에 뽑힌 이유는 역설스럽게 그가 지난 날 한국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정과 맥을 같이 한다. 바로 문학이라는 여리고 약한 무기를 들고 5.18광주와 제주4.3 같은 ‘역사적 트라우마’를 피하지 않고 온몸으로 맞섰기 때문이다. 이는 동시에 그 역사적 트라우마를 거부하고 외면하는 힘에 의해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려져 불이익을 받은 빌미가 됐다.
역사 속에서 발생한 참극에 대한 시각은 현재 이해관계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공동체가 겪는 트라우마를 대하는 방식도 사람마다 여러 형태를 띨 수 있다. 문제는 옹졸한 폭력으로 상처를 더 후벼 파느냐 아니면 아픔을 직면하고 이떻게든 이겨내려고 몸부림 치느냐가 아닐까.
한강 작가는 문학인으로 용감하게 후자를 택했다. 권력에 의해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불이익을 받았다. 한때 그 이름에 드리워져 있던 ‘블랙’은 노벨문학상이라는 빛나는 옷을 입었다.
블랙은 마침내 아름다움을 이루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