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즈 정부가 재선 공약의 일환으로 여성 건강을 위한 5억 7천3백만 달러 규모의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장기 지속형 피임법 도입을 장려하는 새로운 지원 정책이 포함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정부는 장기 지속형 피임법(IUD-자궁내장치, Intrauterine Device는 자궁 내에 삽입하여 장기간 피임 효과를 제공하는 작은 기구로,호르몬이 포함된 IUD와 구리로 만들어진 비호르몬 IUD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메디케어(Medicare) 환급 혜택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호주 내에서 이러한 피임법의 사용률은 다른 유사한 상황의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으며, IUD와 같은 기구는 생리통 및 자궁내막증(endometriosis)과 같은 질환을 관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장기 지속형 피임법은 최대 12년 동안 효과가 지속되며, 가장 효과적인 피임 방법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메디케어 환급 확대
현재 IUD 삽입 시 메디케어 환급액은 $91 수준이지만, 정부는 이를 $215 이상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IUD 제거 시 환급액도 $61에서 $134로 상향 조정된다. 일반의(GP)들은 IUD 삽입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지만 비용이 높아 환급액 인상이 필요하다고 오랫동안 주장해왔다. 이번 조치는 2023년 발표된 호주의 생식 건강 관리에 관한 의회 조사 보고서의 주요 권고 사항 중 하나였다. 새로운 피임약 PBS 등재정부는 피임 선택권 확대를 위해 ‘Yaz’와 ‘Yasmin’이라는 새로운 경구 피임약 두 종을 의약품 혜택제도(PBS)에 추가할 예정이다. 이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PBS에 등재되는 새로운 피임약으로, 선거 전까지 시행될 예정이다. 마크 버틀러(Butler) 보건부 장관은 “이번 발표는 오랜 기간 여성들이 건강권 확대를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더 많은 선택지, 더 낮은 비용,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것” 이라고 말했다.
연립야당(Coalition)도 이번 여성 건강 지원 공약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앤 러스턴(Ruston) 야당 보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여성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올바른 정책을 마련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며 “여성의 만성 건강 질환, 폐경, 난임 치료 지원을 위해 더 나은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알바니즈 노동당 정부 하에서 여성들이 필수적인 1차 의료 서비스를 받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비용도 증가했다” 며 현 정부의 의료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폐경 치료 지원 확대여성 건강 지원 공약에는 폐경기 여성들을 위한 새로운 지원책도 포함됐다. 정부는 폐경 건강 평가를 위한 신규 메디케어 환급 항목을 신설하고, 의료진을 위한 관련 교육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전국적으로 운영 중인 자궁내막증 및 골반 통증 치료 클리닉을 기존 22곳에서 33곳으로 확대하며, 해당 클리닉에서 폐경 관련 지원도 제공하도록 할 방침이다. 요로감염(UTI) 치료 접근성 개선정부는 요로감염(UTI)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총 1억 달러(약 1,000억 원) 규모의 새로운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해당 사업을 통해 의료보조(concession) 카드를 소지한 환자들은 무료로 약사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필요한 약제만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아울러, 폐경기 여성들을 위한 호르몬 치료제 ‘Prometrium’, ‘Estrogel’, ‘Estrogel Pro’가 오는 3월 1일부터 PBS에 등재된다. 이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PBS에 추가되는 폐경 치료제다. PBS에 등재된다는 것은 의약품 혜택 제도(PBS, Pharmaceutical Benefits Scheme)에 포함된다는 뜻으로, 호주에서는 PBS를 통해 정부가 의약품 비용을 일부 또는 대부분 보조해 주기 때문에, PBS에 등재된 약은 환자들이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으며, 위에서 언급된 피임약과 폐경 치료제들이 PBS에 추가된다는 것은, 정부가 그 약들의 가격을 보조해 환자들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뜻이다.
■그 외 호주의 여성 건강 지원 정책은?
호주는 여성 건강을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운영하며, 정부 차원의 재정적 지원과 의료 서비스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특히 생식 건강, 폐경 치료, 정신 건강, 암 예방 등 여성 건강과 관련된 분야에서 적극적인 정책 변화가 이루어졌다.
□여성 암 예방 및 조기 진단 프로그램-호주 정부는 유방암 및 자궁경부암 조기 발견을 위한 국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유방암 검진(BreastScreen Australia)
50~74세 여성에게 2년마다 무료 유방암 검진을 제공.
검진 대상 연령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
-자궁경부암 검진(National Cervical Screening Program)
HPV(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접종 및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진을 통해 예방 및 조기 발견 강화.
기존의 세포 검사(Pap test) 대신 5년마다 한 번 HPV 검사를 받도록 변경.
□정신 건강 및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호주는 여성 정신 건강과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여성을 위한 심리 상담 및 정신 건강 지원 서비스 제공.
가정폭력 피해 여성 지원 센터 및 보호소 확대.
긴급 주거 지원 및 법률 지원을 통해 가정폭력 피해 여성의 자립을 돕는 프로그램 운영.
□원주민 및 취약 계층 여성 지원
-원주민(First Nations) 여성 건강 지원 강화
원주민 여성들의 산전 및 산후 관리 서비스 확대.
지역사회 기반 건강 프로그램을 통해 의료 서비스 접근성 향상.
-농촌 및 외곽 지역 여성 지원
대도시보다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 여성 건강 클리닉 운영.
원격 진료(telehealth) 서비스를 확대해 의료 격차 해소 노력.
호주 정부는 앞으로도 여성 건강 정책을 강화할 계획이다. 여성 건강과 관련된 의료 서비스 확대, 연구 투자, 교육 프로그램 지원을 늘릴 예정이며, 여성들이 보다 쉽게 필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추가적인 개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경미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