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8일은 세계여성의 날이다. 여성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질병은 무엇일까? 그 답은 심혈관질환(CVD)이다. 매년 여성사망의 약 35%는 심혈관질환이 원인이다. 이는 암으로 인한 전체 사망률보다 더 높은 것이다. 호주의 경우, 2022년 한 해에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한 여성은 21,900명이었으며, 이는 여성 사망의 약 25%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차제 보고 데이터에 따르면, 호주의 18세 이상 여성 중 약 58만명이 하나 이상의 심장 및 뇌졸중 또는 혈관질환을 앓고 있다.
심뇌혈관질환은 전통적으로 중년 남성들의 질환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50세를 기점으로 여성들의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남성을 추월할 정도로 급증한다. 이는 폐경으로 인한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감소와 관련이 있다.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기능이 있어 혈관을 탄력 있고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이완시킨다. 하지만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이 줄어들며 혈관벽이 두꺼워지고 탄력을 잃으며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등이 발생하면서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실제로 폐경 이후 여성들의 대사증후군 발병위험은 3.54배 더 높아지고, 고혈압 위험은 3.95배, 고중성지방혈증 위험은 3.2배 더 높아진다.
중년 여성, 콜레스테롤의 급습에 대비해야
폐경 이후 심혈관질환이 급증하는 원인 중 하나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빠른 속도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국인 1천 280만명을 대상으로 10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대에서 40대까지는 전반적으로 남성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타났지만, 폐경 즈음의 50세를 기점으로 여성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더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은 50-51세에 평균 총콜레스테롤이 201.4mg/dL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이와 달리 여성은 56-57세에 평균 총콜레스테롤 212.4mg/dL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호주에서 폐경 전 여성 6만8천395명과 폐경 여성 4만6천261명 등 모두 11만4천665명을 대상으로 한 논문 66편을 분석한 결과, 폐경 여성들이 폐경전 여성들에 비해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 22mg/dL 더 높았으며, LDL콜레스테롤수치는 평균 17mg/dL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중년 이후 여성들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격히 변화하는 이유는 갱년기를 지나 폐경에 이르면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은 혈관을 부드럽게 이완시키고, 혈관에 콜레스테롤을 쌓고 혈관을 막히게 하는 나쁜 콜레스테롤 LDL을 수치를 감소시키며, 혈관을 깨끗하게 하는 좋은 콜레스테롤 HDL의 양을 증가시킨다. 그런데, 갱년기에 여성호르몬이 갑자기 줄어들게 되면 혈관을 막히게 하는 나쁜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며, 좋은 콜레스테롤은 줄어들게 된다.
건강한 혈관을 위해서 HDL콜레스테롤은 높이고, LDL콜레스테롤은 낮춰야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을 구성하는 성분이며, 호르몬과 비타민D 합성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성분이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많을 경우 심혈관질환의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된다.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LDL과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HDL은 콜레스테롤을 실어 나르는 운반체이다. LDL은 콜레스테롤을 싣고 필요한 조직과 세포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LDL이 많아지면 쉽게 산화되어 혈관 내막으로 침투해 콜레스테롤이 쌓이고 플라크를 만들어지면서 혈관이 좁아지고 막히게 된다. 이와는 달리 또다른 콜레스테롤 운반체인 HDL은 사용하고 남은 콜레스테롤이나 혈관내막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되돌려 보내거나 몸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혈관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LDL콜레스테롤은 낮게, HDL콜레스테롤은 높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