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gative gearing’ 논쟁 속, 제도 변화 반기지 않지만 세금처리 방식 재검토 여지 남겨
최근 연방 재무부에서 네거티브 기어링(nerative gearing. 부동산 투자자의 손실을 개인 세금에서 감면해주는 제도) 변화를 위한 모델링 작업에 착수한 것이 알려지고, 이에 대한 오랜 논쟁이 다시 점화되는 가운데 앤서니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총리가 “그 어떤 계획도 주택 공급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캔버라 일각에서는 총리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지난 2016년과 2019년 연방선거에서 노동당이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네기터브 기어링 제도 개혁에 대한 열의가 식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총리는 지난달 마지막 주, ‘재무부가 옵션(네거티브 기어링 제도 개혁)을 작성하라는 주문을 받았다’는 주요 언론들의 보도 내용을 부인하지 않음으로써 투자용 부동산에 대한 세금 처리 방식의 재검토 여지를 남겨두었다.
하지만 그 직후 총리는 “정책 개발(투자용 부동산 세금 제도 개혁)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덜 관대한 세금 조치는 신규 주택 공급을 줄이게 된다’는 한 부동산 로비단체의 연구 보고서를 인용, 제도 개혁의 이점에 대한 의구심을 표명했다.
총리는 지난 9월 26일(목) ABC 방송 ‘News break’와의 인터뷰에서 “네거티브 기어링에 대한 사안은 (주택) 공급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주택) 공급을 늘리게 되는지, 아니면 감소시키는지의 문제”라고 다시금 밝힌 총리는 “‘Property Council’ 등의 연구를 보면 공급이 감소해 주택 위기 문제 해결에 기여하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바로 그것이 문제로, 우리(정부)는 더 많은 주택 건설을 지속하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연구, ‘공급 줄지만
저렴한 주택은 증가’
총리가 언급한 연구는 Property Council의 의뢰로 컨설팅 회사 ‘Deloitte’가 작성한 연구 보고서이다. 이 연구는 2019년 연방선거를 앞두고 노동당이 내놓은 선거 정책에서 네거티브 기어링 개혁에 대해 ‘향후 10년 동안 주택 공급을 0.4% 감소하게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동당의 네거티브 개혁안은, 기존 투자와 신규 주택을 제외하고 정기적 소득에서 투자자에게 제공되는 임대 손실 탕감을 막고, 또 자산을 매각할 때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해 납부하게 되는 자본 이득세(capital gains tax. CGT) 할인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내용이다. 결국 주택 공급에 대한 영향의 대부분은 자본 이득세 구성 요소에서 비롯되며, 네거티브 기어링 변경으로 인한 주택 감소는 0.1%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딜로이트 분석은 주택 구입 가능성(이는 정부가 공급에 관심을 갖는 이유이다)이 여전히 개선될 것임을 보여준다. 부동산 투자자 수요가 공급에 비해 훨씬 더 많이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딜로이트는 다른 정책이 없는 경우에 비해 네기티브 기어링으로 인해 향후 10년 동안 주택 가격이 4.6%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공공정책 싱크탱크 ‘Grattan Institute’ 및 재무부가 산출한 추정치보다 더 큰 수치이다.
그라탄연구소의 경제-주택 부문 책임자인 브렌든 코츠(Brendan Coates) 연구원은 대부분의 주택 공급 정책이 각 주 및 테러토리 정부에서 설정되기 때문에 네거티브 기어링과 자본 이득세에 대한 개혁은 주택 소유율 개선을 위해 연방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NSW 재무부 마이클 월터스(Michael Warlters) 사무처장이 2023년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네기티브 기어링 변경은 투자자에서 주택 소유자로 재분배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주택 소유율을 5%까지 높일 수 있다.
이 보고서에서 월터 처장은 “이는 전 연립 정부에서 내놓은 ‘Super Home Buyer Scheme’, 이후 노동당 정부가 제시했던 ‘Help to Buy scheme’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영향”이라고 말했다.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
“크지 않을 것…”
그라탄연구소의 코츠 연구원은 이와 대조적으로 가격 및 확장된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작을 것이라고 보았다. 전체 가격 하락은 10조 달러 규모의 주택 시장에서 70억 달러에 불과하므로 투자자 수익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세금 변경이 아니기에 공급에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네거티브 기어링)는 실제로 주택 소유를 늘리는 것에 관한 정책”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이어 코츠 연구원은 주택 공급 문제의 경우 주로 투자자의 의욕 부족이 아니라 주택계획 제한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호주 주택에 투자하려는 자본은 부족하지 않았다”며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지역 주변에 더 많은 주택을 건설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주택 가격이 저렴하지 않는 첫 번째이자 두 번째, 세 번째 이유”라고 말했다.
딜로이트와 그라탄연구소는 모두 관련 연구에서 네거티브 기어링과 자본 이득세 개혁이 임대료에 미미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딜로이트 연구에 따르면 10년 동안 임대료 상승은 0.5% 수준의 작은 영향을 미칠 뿐이다.
코츠 연구원 또한 “임대료에 대한 ‘작은’ 영향은 ‘장기적으로만 발생할 것’이며 임대주택 공급 감소는 임차인 수 감소와 함께 발생하기에 임대주택 부족 문제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