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율 인상 등에 따른 입찰자들의 신중한 ‘여전’… 경매 매물 641채-낙찰률 60%
전반적인 시장 침체 속에서 시드니 주말 경매 낙찰률은 60%대를 이어가고 있지만 예비 구매자들의 신중함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달 둘째 주인 지난 주말(12일), 로즈베이(Rose Bay) 소재 3개 침실 아파트 경매는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였다.
뉴카슬 스트리트(Newcastle Street) 상에 자리한 이 주택에는 4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했으며, 이들의 조심스러운 입찰가 제시가 긴 시간 이어졌다. 다만 이 같은 경매 과정에서 입찰가는 크게 높아져 잠정가격(300만 달러)보다 21만 달러가 더 오른 금액에 낙찰이 이루어졌다.
이 아파트는 지난 주말 시드니 전역에서 경매가 진행된 641채의 주택 중 하나였다. 이날 저녁,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Domain)에 보고된 384채의 경매 낙찰률은 60%로 잠정 집계됐다. 당일 아침, 경매가 철회된 매물은 107개 주택이었다.
이날 경매가 진행되기 이틀 전인 10일(목)에는 NSW 주 정부가 추진한 인지세 개혁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어, 이날(12일)부터 첫 주택구입자는 부동산 구입시 납부해야 하는 상당 비용의 인지세(stamp duty)를 분할 납부하는 방식의 연간 재산세(기본 세율 400달러에 토지가격의 0.3%)로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부동산 에이전트들에 의하면 이날부터 재산세 규정이 변경되었음을 알고 있는 첫 주택구입자는 거의 없었다.
이 주택 매매를 진행한 부동산 중개회사 ‘BresicWhitney’ 사의 섀넌 위트니(Shannan Whitney) 에이전트는 로즈베이 소재 주택 경매에 대해 “모기지 이자율의 급격한 상승이 예비 구매자들에게 어떤 부담을 주는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매 과정에 대해 “모든 이들이 입찰가를 제시하는 과정에서 매우 신중하게 생각하고 느리게 진행됐으며 조심스러웠다”면서 “구매자가 현 시장 상황을 인정한 아주 좋은 본보기”라고 덧붙였다. “예비 구매자들은 현재의 주택가격을 생각하기보다 향후 기준금리 변동과 경제성을 고려하는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점이 현재 주택시장의 모든 가격 부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기록에 의하면 이 주택은 지난 2013년 마지막으로 거래됐으며, 당시 매매가는 182만5,000달러였다.
로즈베이의 현재 중간 주택가격은 지난 9월까지 12개월 사이 0.8%가 하락, 175만 달러로 집계되어 있다.
스탠모어(Stanmore)의 한 건축업자는 지난해부터 위축되기 시작한 시장 상황에서 약 20개월 만에 본인의 주택을 410만 달러에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지난해 3월 해로우 로드(Harrow Road) 상에 자리한 4개 침실 주택을 256만 달러에 구매한 바 있으며, 이를 대대적으로 개조해 시장에 내놓았었다.
편리성을 강조한, 독일 건축 디자인 양식인 바우하우스(Bauhaus) 스타일로 개조된 이 주택에는 2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했으며, 350만 달러에서 입찰이 시작돼 410만 달러에 매매가 결정됐다.
매매를 맡은 ‘Ray White Surry Hills’ 사의 에르칸 에산(Ercan Ersan) 에이전트에 따르면 이 주택의 리모델링에는 약 100만 달러가 소요됐다. 그는 “1년 전만 해도 430만 달러에 판매했을 이 주택에 많은 예비 구매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 예비구매자들이 신중해졌다”는 그는 “경매에서 유찰되기를 기다렸다가 이후 부동산 중개회사를 통해 조금이라도 더 낮은 가격을 협상하는 이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스탠모어의 중간 주택가격은 9월까지 16.8%가 상승, 223만 달러에 머물고 있다.
스탠모어에서 멀지 않은 루이샴의 쿡 스트리트(Cook St, Lewisham) 상에 자리한 3개 침실 주택은 112만5,000달러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애초 가이드 가격이었던 85만 달러보다 크게 낮은 70만 달러에서 입찰이 시작된 이 주택 경매에는 4명의 예비구매자가 입찰했으며, 이 주택에서도 신중한 가격 제시가 이어진 끝에 잠정가격(92만5,000달러)을 크게 상회한 금액에 거래가 마무리됐다.
노스라이드(North Ryde)에서는 5개 침실 주택이 322만 달러에 판매됐다. 켄트 로드(Kent Road) 상에 자리한 이 주택은 아파트에 거주하다가 주택 규모를 늘리려는 이 지역 거주민에게 돌아갔다.
320만 달러의 잠정가격이 책정된 이 주택에는 5명의 예비구매자가 입찰에 등록했으며, 입찰이 시작되기 직전, 잠정가격이 315만 달러로 조정됐다.
경매를 맡은 ‘쿨리스’(Cooleys) 사의 마이클 가로폴로(Michael Garofolo) 경매사는 “주택가격이 하락하기를 기다려 온 구매자들이 이 주택을 낙찰받고자 초조함을 느낀 듯 했다”고 말했다. 허지만 낙찰가는 애초 책정했던 잠정가격(320만 달러)에서 2만 달러 오르는 데 그쳤다.
기록에 의하면 이 주택은 지난 2006년, 37만5,000달러에 마지막으로 거래된 바 있다.
노스라이드의 현재 중간 주택가격은 9월까지 14.2%가 오른 222만7,500달러로 집계되어 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