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가격에서 36만 달러 높은 가격에 구매… 659채 매물, 낙찰률 68.5% 기록
시드니 주말 경매가 높은 낙찰가는 물론 거래 비율 또한 70%에 달하는 기록을 이어가면서 부동산 시장 회복 조짐이라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이달 넷째 주 주말 경매 또한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게 강세를 이어갔다.
NSW 주 선거가 치러진 지난 주말(25일), 화제가 된 경매 중 하나는 레드펀(Redfern) 소재 테라스였다. 버크 스트리트(Bourke Street) 상에 자리한 3개 침실의 이 주택은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한 투자자가 186만 달러의 높은 입찰가를 제시, 이 주택의 열쇠를 차지했다.
투자자, 첫 주택구입자, 건축업자 등 11명이 입찰한 이 주택은 ‘4개 침실, 2개 욕실의 테라스 주택’으로 개조할 수 있도록 승인된 상태여서 매물로 공지된 이후 예비 구매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137만5,000달러의 가격 가이드로 공지된 이 주택 경매에서 첫 주택구입자는 구입시 인지세 대신 연간 토지세를 선택할 수 있는 기준액(150만 달러)에 낙찰받기를 희망했지만 최근의 경매 시장이 지난해의 침체기 이전처럼 뜨겁게 되살아났음을 간과한 듯했다.
이 주택은 지난 주말 시드니 전역에서 예정된 659채의 매물 중 하나였다. 이날 저녁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Domain)에 보고된 438채의 경매 낙찰률은 68.5%로 잠정 집계됐다. 이날 아침 86채는 경매가 철회됐다.
130만 달러에서 시작된 입찰은 5명의 예비구매자들이 적극적으로 가격을 제시하면서 금세 150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입찰 경쟁은 같은 거리에 사는 첫 주택구입자와 투자자로 좁혀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86만 달러를 제시한 투자자에게 낙찰이 결정됐다. 판매자가 원한 이 주택의 잠정가격은 150만 달러였다. 가격 가이드에서 50만 달러 가까이, 또 잠정가격에서 36만 달러가 높아진 낙찰가였다.
이 주택을 차지한 데인 브루직(Dane Brujic)씨는 “현재 경매시장이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어 첫 주택구입자나 젊은 부부가 주택시장에 발을 디디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브루직씨와 마지막까지 입찰 경쟁을 이어갔던 첫 예비 주택구입자 이모젠 백스터(Imogen Baxter)씨는 인지세 개혁(150만 달러 이하의 첫 주택구입자에게 부담이 큰 인지세 대신 매년 재산세를 납부하도록 한 NSW 주 정책)이 내집 마련 계획에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이다.
그녀는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임차인으로 살았고 그 기간 동안 꾸준히 주택 구입을 위한 보증금을 저축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인지세 대신 연간 토지세 납부가 가능하기를 바라며 광범위한 주택 위기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진보적 조치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백스터씨는 “호주에는 더 많은 사회주택, 저렴한 가격의 주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첫 주택 구입자를 희생시키며 투자 기회를 장려하는 세금 정책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록에 의하면 이 테라스 주택은 2012년 마지막으로 거래됐으며, 당시 매매가는 82만5,000달러였다. 11년 만에 두 배로 가격이 오른 셈이다.
‘도매인’ 자료를 보면 현재 레드펀의 중간 주택가격은 165만 달러로 집계되어 있다. 이는 지난해 11.3%가 하락한 수치이다.

어퍼노스쇼어(Upper North Shore)의 로즈빌 체이스(Roseville Chase)에서는 4개 침실의 풀브릭 주택이 처음으로 주택을 마련하는 한 가족에게 낙찰됐다. 이 가족이 지불한 금액은 284만 달러였다.
로우 스트리트(Rowe Street) 상에 있는 이 주택은 245만 달러의 가격 가이드로 공지됐으며, 이날 경매에는 9명의 에비 구매자가 입찰했다. 230만 달러에서 시작된 입찰은 더디게 이어졌지만 3명의 예비 구매자가 적극적으로 입찰에 가세하면서 잠정가격인 260만 달러를 넘어섰고, 얼마 지나지 않아 20만 달러가 더 오른 284만 달러에서 거래가 이루어졌다.
매매를 맡은 부동산 중개회사 ‘Ray White Upper North Shore’의 제시카 카오(Jessica Cao) 에이전트는 “현재 로즈빌 체이스 지역의 부동산 거래는 매우 활발한 편”이라며 “현재의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높은 이자율을 감안할 때 매우 강력한 경매 결과”라고 말했다.
‘도메인’ 자료에 따르면 현재 로즈빌 체이스의 중간 주택가격은 375만 달러이다. 이는 지난 12개월 사이 0.2%가 상승한 것이다.
미란다에 거주하는 미술가 조엘 무어(Joel Moore)씨는 칼리오페 로드(Calliope Road) 상에 있는 본인의 주택을 217만 달러에 매각했다.
4개 침실을 가진 이 주택은 185만 달러의 가격 가이드로 경매 매물 리스트에 올랐으며, 이날 경매에는 8명이 입찰했다. 이들 중 5명의 예비 구매자가 적극적으로 입찰 경쟁을 이어갔으며, 마로브라(Maroubra)의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업사이징을 원하던 젊은 부부에게 낙찰이 결정됐다. 이는 잠정가격(200만 달러)에서 17만 달러가 높아진 것이다.
매매를 진행한 ‘Pulse Property Agents’의 벤 파이크(Ben Pike) 에이전트는 “현재 서덜랜드 샤이어(Sutherland Shire) 지역의 주택시장은 침체기를 극복하고 있으며, 가격대비 가치를 추구하는 다른 지역 구매자들의 주택 매입이 활발하다”고 소개했다.
기록에 의하면 이 주택은 지난 2016년 126만 달러에 마지막으로 거래됐다. 현재 미란다의 중간 주택가격은 지난해 3.5%가 하락한 146만 달러에 머물러 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