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re for Western Sydney’, 시드니 서부 vs 도심 및 동부 여성 소득 도표화
벨린다 채프먼(Belinda Chapman)과 미셸 불(Michelle Bull)씨는 박사 후 과정을 이수한 후 미생물학 분야에서 30년 넘는 경험을 갖고 있지만 두 과학자는 시드니 서부(Western Sydney)에서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높은 교육 이수에도 불구하고 두 여성은 기회가 없자 자신들의 전공을 살린 연구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루티힐(Rooty Hill)에 거주하는 채프먼 박사는 서부 지역 여성들이 출퇴근 시간이나 업무 유연성 부족으로 인해 일자리를 거절하거나 또는 일지라 지원을포기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출퇴근 시간 측면에서 시드니 서부에 거주하는 경우 많은 단점이 있다”는 그녀는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로, 나 개인적으로도 삶 전체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그녀가 말한 출퇴근 문제는, 일하고 싶은 회사까지 이동하기 위해 도로 상에서 또는 기차에서 보내는 시간의 양이다.
시드니 서부에서 채프먼과 불 박사가 겪는 일은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웨스턴시드니대학교 산하 싱크탱크 ‘Centre for Western Sydney’가 최근 내놓은 새로운 연구는 서부 지역 여성과 시드니 도심 및 동부 여성들 사이의 상당한 소득격차를 보여준다.
가장 최근의 인구조사 자료인 2021년 센서스 및 지역사회 복지협의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이번 연구 결과 시드니 서부 여성들은 그외 지역 여성에 비해 연 평균 2만233달러 적은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고용도 적어
연구에 따르면 시드니 서부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여성이 다른 지역 여성과 동일한 조건을 갖는다면 8만3,160명이 추가로 노동시장에 합류하게 되고, NSW 주 경제에 연간 346억 달러를 추가할 수 있다.

이번 연구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론다 이타우이(Rhonda Itaoui) 박사는 우편번호 지역별 소득 격차가 실제 급여뿐 아니라 고용 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시드니 서부 여성의 경우) 장소 기반 장애물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직면해 있다”면서 “제한된 고용 옵션, 부적절한 보육, 열악한 교통망 등 전반적인 측면에서 시드니 서부 지역 여성들에게는 이런 문제들이 더욱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호주에 새로 도착한 이주민, 원주민 여성, 싱글맘(single mother)이 경우 이 같은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40세의 고라타 카켓소(Gorata Kaketso)씨는 1년 전 보츠와나에서 이주한, 세 아이를 가진 여성이다.
아프리카에서 그녀는 보건 및 안전에 대한 교육을 이수했지만 그 자격은 호주에서 인정되지 않았다. 이 부문에서의 경력이 있어 취업을 하는 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의 남편은 기계공으로, 호주에서 부족한 기술인력이기에 취업이 어렵지 않았다.
간호사 공부를 하며 이 분야에서 경험을 갖고자 하는 그녀는 여성의 노동참여 비율이 낮은 페어필드(Fairfield)에 거주하고 있다. 현재 그녀는 자녀보육, 교통비, 적은 소득으로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육아 및 교통의 어려움
이타우이 박사는 페어필드와 같은 시드니 서부 교외지역이 여성을 위한 ‘공간적 제약’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보육과 교통 문제로 많은 인력이 노동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녀는 “하지만 이런 문제가 조금씩 해결되고 더 많은 여성 인력이 노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려는 시도가 없다는 게 문제”라면서 “서부의 일부 교외지역은 제2의 도심인 파라마타(Parramatta)처럼 시드니 기준에 부합하지만 그 외 다른 교외지역에서는 노동시장에 참여하려는 여성에 대한 제약이 너무 많아 풀타임 또는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시드니 서부 여성의 노동 참여율은 나머지 지역 여성에 비해 11%나 적다. 물론 시드니 서부의 모든 교외지역이 동등하게 대표되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4개 지방정부구역(local government area)은 노동 참여 수준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페어필드와 함께 캔터베리 방스타운(Canterbury-Bankstown), 컴벌랜드(Cumberland), 리버풀(Liverpool)은 모든 도시 여성 근로자 평균보다 낮은 참여율을 보인다.
이타우이 박사와 함께 보고서를 공동 작성한 웨스턴시드니대학교 사회과학대학원 케이트 후파츠(Kate Huppatz) 교수 또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는 접근방법에 따라 결정된다”면서 자녀 돌봄을 비롯해 일부 교외지역에서는 인프라 및 지원 시스템 부족으로 여성의 노동참여가 어렵다는 점을 전했다.

후파츠 교수는 또한 시드니 서부 여성들이 그 외 지역과 거의 동일한 정규 시간(주 32시간 vs 33시간)을 보내지만 임금은 훨씬 낮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 일자리 찾기에 어려움을 느끼고 사업(Quantal Bioscience P/L)을 시작한 채프먼과 불 박사는 여성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미생물 연구 및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제공하는 이 회사의 직원 72%는 여성이다. 또한 이들의 지속적인 노동참여를 위해 업무 유연성을 강조한다. “시드니 서부 여성들에게 필요한 것은 일자리이며 또한 이들의 ‘일’을 방해하는 요소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