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프레드릭 베크만 (Fredrik Backman) 작으로 주인공 오베는 59세 남자이다. 그가 세상에서 싫어하는 게 하나 있다면 그건 누가 자기를 속이려는 것이었다. 오베의 아내 소냐는 독서광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화학 공장에서, 아버지는 철도회사에서 일했다. 오베가 회사 파티에 참석했을 때 아버지가 팔씨름 시합에서 200kg 넘는 동료와도 이겼다. 그 후에 아버지가 한 말은 “오베, 돼지 새끼들이나 덩치와 힘이 맞먹는다고 생각한다. 꼭 기억해라.” 철도회사에서 인기가 있고 친절한 아버지였다. ‘엔진은 받은 만큼 준다. 존중해서 다루면 네게 자유를 준다. 네가 바보처럼 행동하면 네게서 자유를 빼앗을 것이다’라는 말을 기억한다. 기차 안에서 서류 가방을 주운 후 주인에게 되돌려 주었고,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을 떠벌리는 사람들이 아니다’라던 그는 오베가 16살 때 돌아가셨다. 오베는 아버지의 선불 월급에 대신 5년 동안 일을 했다. 그리고 학교는 그만 두었다. 기차를 탄 어느 날 아내를 만났다. 아버지가 죽고 난 후 처음 웃은 게 바로 그 날이었다. 인생이 다시는 전과 같지 않게 되었다. 그의 아내는 가끔 오베가 아는 최악의 문장이 바로 ‘베터리는 포함되지 않습니다’라고 농담을 했다. 사람들은 오베가 세상을 흑백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오베가 볼 수 있는 색깔의 전부였다.
오베는 친구가 없었다. 반면 적도 두지 않았다. 톰이 돈을 훔치는 모습을 본 후 조사받는 중에 “저는 다른 사람이 하는 행동을 일러바치는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누명을 쓰고 직장에서 쫓겨나던 날 아버지의 낡은 부츠를 신고 꿋꿋이 걸어 나왔다. 그로 인한 부끄러움이 그의 가슴속에서 새빨간 부지깽이처럼 타올랐다. “남자는 행동으로 보여 주기 때문에 남자인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 세상은 한 사람의 인생이 끝나기도 전에 그 사람이 구식이 되어 버리는 곳이었다. ‘뇌는 죽어 갈 때 훨씬 빠른 속도로 돌아간다’라며 자살을 상상하기도 한다.
시간은 묘한 것이다. 사람들은 늘 오베가 까칠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빌어먹을 까칠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내내 웃으며 돌아다니지 않았을 뿐이었다. 옳은 건 옳은 것이고 틀린 건 틀린 것이길 원했다. 그는 사는 동안 항상 죽음, 즉 자살을 생각하고 실천하려 하면서도 일상적 생활을 이어갔다. 마지막에는, 야단법석을 떨어서는 안 되고 소냐옆에 묻어 주기만 하면 된다고 한 오베의 장례식에 삼백 명 넘는 사람이 참석할 정도로 잘 살아온 그였다. 원칙을 어기지 않고 정의롭고 사랑이 많은 사람이었다. 주택가 골목에 차량을 진입금지하고 말이 없고, 정직하고 정의롭게 남을 도울 줄 아는, 그러나 티내지 않았으며 까다로운 듯 따뜻한 사람이었다. 사랑으로 모든 것을 가슴으로 품어 안고 살아온 남자였다. 그를 통해 내가 살고 있는 모습은 어떠한지 자화상을 그려보았다.
신은 항상 나보다 내 이웃을 먼저 사랑하라고 했지만 실천하기에는 쉽지 않다. 까칠한 듯 그러나 따뜻한 남자 오베 이웃들의 아름다운 삶에 대해 어떤 고집이 그 인과 관계와 이어졌는지 그를 그리며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영원한 우리 이웃의 따뜻한 아저씨로 남아 있길 바래본다. 인생이란 참으로 기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