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심리학자 주장… 호주의 ‘16세 미만 소셜미디어 금지’ 법률 지지
호주 정부가 각계의 지적에도 불구, 전 세계에서는 최초로 16세 미만 아동 및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법률로 금지(11월 마지막 주 의회에서 법안 승인)한 가운데 미국의 한 사회심리학자가 14세 미만의 어린이들에게 있어 스마트폰(태블릿 PC 포함)과 소셜미디어의 광범위한 사용을 하나의 ‘광기’(insanity)로 규정하면서 호주가 ‘대담한’(bold) 법률로 아동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선도하고 있다’(leading the way)고 주장했다.
뉴욕대학교에서 윤리적 리더십을 강의하는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 교수는 스마트폰이 아동 및 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해친다고 보고, ‘전화 기반의 유년기’(phone-based childhood)를 되돌리는 사회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최근 ABC 방송이 각계 저명인사를 초청해 대화를 나누는 ‘ABC listen’s Conversations’ 팟캐스트에서 “미국 의회를 포함해 더 많은 정부가 호주의 선례를 따라 소셜미디어에 접속할 수 있는 나이를 16세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자신이 참여하는 사회운동의 스마트폰 관련 기준에 대해 “우리는 대략 네 가지 이유로 스마트폰이나 소셜미디어 접속의 최소 연령을 정했는데 노골적인 성적 표현, 극심한 폭력, 중독, 신체적 위험이 그것”이라며 “하지만 아이들이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를 갖게 되면 이 네 가지를 모두 손에 넣게 되는데, 이는… 광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우리(부모들)는, 현실 세계에서는 자녀를 과도하게 보호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그렇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호주 보건복지연구원(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 데이터에 따르면 2011년 이후 12~17세 청소년의, 정신과 치료를 위한 입원 비율은 거의 두 배로 늘어났다. 이는 주로 여학생의 입원 치료가 급격하게 증가한 데에서 기인한다.
임상심리학자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신 건강 치료 및 연구를 제공하는 시드니공과대학교(UTS) ‘The Kidman Centre’ 책임자 레이첼 무리히(Rachael Murrihy) 박사는 이와 다른 의견이다. 그는 “호주의 주요 정신 건강 기관에서 나온 종단 연구(longitudinal study)는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의 정신 건강 문제를 증가시키고 있다는 개념을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무리히 박사는 “여러 면에서 이는 반대 방향으로 기울어지고 있는데,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정신 건강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는 많지 않다”면서 “소셜미디어를 청소년 정신 건강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지금의 이야기는 지나친 단순화이며, 오랫동안의 연구는 여러 가지 요인이 결합된 것이라고 매우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 사용 관련,
‘변화’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무리히 박사는 일부 어린이들에게는 소셜미디어가 ‘치명적 영향’(catastrophic impact)을 미쳤으며, 추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개인적으로, 제 직업상 끔찍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는 그녀는 “내 생각에, 이로 인해 한 명의 사망자라도 나온다면, 이는 너무 큰 문제”라며 “다수가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해도 모든 당사자는 소셜미디어 회사의 보다 적극적인 입장이 이 문제(소셜미디어가 청소년에게 주는 부정적 영향) 해결의 필수 부분이라는 데에는 동의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이트 교수는 정부가 소셜미디어 사용에 대한 최소 연령을 의무화함으로써 부모는 자녀의 디지털 화면 시간을 더 엄격하게 설정할 수 있고, 어린이와 청소년은 온라인 동료 그룹에서 배제된다고 느낄 가능성이 적다고 의견이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모두 소셜미디어에 접속하는 이유는 또래의 모두가 이를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집단행동 문제”라며 “부모들이 이를 막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이트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는 딸이 16세가 될 때까지 소셜미디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자 딸은 ‘나는 유일무이한 사람이다, 모든 아이들이 스냅챗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즉각 반박했다. 그는 오랜 시간 딸에게 소셜미디어 사용 문제를 이야기했고, 궁극적으로 아이도 동의했다.
14세까지 스마트폰 금지?
소셜미디어 사용을 제한하는 것 외에도 하이트 박사는 어린이가 이른 나이에, 부모나 다른 누군가의 감독 없이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오늘날 유년기의 정상적인 부분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 기기 사용 연령에 대해 “기준은 14세 이전까지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주지 않는 것인데, 그렇다고 이를 위한 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영국에서는 판매 금지에 대한 논의가 있지만 나는 그것이 올바른 방법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이트 교수는 전국 공립학교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한 교육부의 정책에 대해서도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언급하면서 “미국의 학교들도 교내에서 휴대전화 없는 환경을 만들어 학생들이 학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학교 규정은, 수업 시간에 휴대전화를 꺼낼 수 없도록 되어 있지만 학생들은 책상 아래에 휴대전화를 놓고 사용한다”며 “교사들은, 학생들이 예전보다 더 자주 화장실에 가 휴대전화를 확인한다고 토로하는데, 호주는 이 부분에서 바람직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셜미디어의 영향
그렇다면 소셜미디어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왜’ 해로울 수 있는 것일까. 하이트 교수는 특히 인스타그램(instagram)이 나이 어린 소녀들을 끊임없는 사회적 비교에 노출시켜 정신 건강 문제를 만들어내는 데 기여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10대 소녀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끔찍할 정도”라고 주장했다. “(인스타그램 등을 사용하는 경우) 같은 반에 있는 20명의 동료 학생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에 의해 가장 완벽한 삶을 사는 것으로 선택된 수백만 명 소녀들과 젊은 여성을 자신과 비교하게 된다”는 게 하이트 교수의 우려이다.
이어 그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떠나게 하는 것만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어떤 학생이라도 플랫폼에서 떠난다면 그녀는 완전히 ‘혼자’가 된다”는 것이다.
반면 무리히 박사는 “소셜미디어가 모두 부정적인 것은 아니며 온라인에서 특별히 (각자가) 관심 있는 커뮤니티를 찾는, 신경 발달 장애가 있는 젊은이들에게는 생명선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들은 자신의 틈새 관심사를 공유하는 다른 이들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통할 수 있는데, 이런 온라인 커뮤니티는 오프라인에서 찾기 어려울 수 있는 소속감과 지원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리히 박사는 “소셜미디어의 전면적인 ‘금지’는, 일부 어린이에게는 (온라인 상에서의) ‘연결’ 및 학습에 필요한 주요 경로를 없애게 함으로써 불균형적으로 해를 끼칠 수 있다”면서 “온라인을 통한 상호 작용은 대면(face-to face)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복잡성, 감성적 과부하가 없다”고 말했다.

변화는 가능하다
디지털 기술의 빠른 발전,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제 소셜미디어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 기회는 없어졌다(the train’s left the station)는 광범위한 체념에도 불구하고 하이트 교수는 이것(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이 어린이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되돌리는 것이 ‘결코 늦지 않았다’고 낙관하고 있다.
다만 그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디지털 기기 스크린 시간을 없애는 데 있어 ‘훨씬 더 많은 독립성, 실제 놀이 및 현실 세계에서의 책임감’을 통해 매력적인 대안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이트 교수는 “이미 우리(기성세대)는 아동 및 청소년을 해치고 있으며, 그러기에 성인 세대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하이트 교수의 청소년 스크린 타임 권장
-14세 이전 스마트폰 사용 제한: 앱(app)을 제한하고 인터넷 브라우저가 없는 기본 휴대전화만 제공
-16세 이전 소셜미디어 접속 금지: 아동-청소년기 두뇌 발달 시기를 소셜미디어 접속으로 이것이 방해받을 수 있음
-학교 내에서의 휴대전화 금지: 학습 주의력 분산을 막는 방법으로 동료 또는 다른 이들과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는 개인 디지털 기기 차단
-현실 세계에서의 더 많은 독립성, 자유로운 놀이, 책임감 제고: 자연스럽게 사회적 기술을 개발하고 불안감을 줄일 수 있음
■ 12~17세 청소년의 야간 정신 건강 병원 치료
(연도 : 남성 / 여성 / 전체-명)
2010-11 : 2,085 / 3,779 / 5,864
2011-12 : 2,151 / 4,503 / 6,654
2012-13 : 2,299 / 5,775 / 8,074
2013-14 : 2,352 / 5,335 / 7,687
2014-15 : 2,361 / 5,495 / 7,856
2015-16 : 2,468 / 5,595 / 8,063
2016-17 : 2,576 / 6,069 / 8,646
2017-18 : 2,850 / 6,330 / 9,182
2018-19 : 2,915 / 6,730 / 9,654
2019-20 : 2,930 / 6,864 / 9,808
2020-21 : 2,929 / 8,544 / 11,526
2021-22 : 2,491 / 7,806 / 10,377
Source: 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