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4 회계연도, 순 이민 유입 44만 5,638명… 202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
통계청 데이터, 올 6월 분기에만 해외 유입 35% 감소… 출국자는 7.9% 증가에 그쳐
전염병 대유행 기간을 제외하고 해외에서의 순 이민 수치가 분기별로 가장 크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9개월 만에 나타난 최저 수준의 감소이며, 이로써 알바니스(Anthony Albane) 정부는 순 이민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
호주 인구와 순 이민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달(12월) 둘째 주 통계청(ABS)이 내놓은 데이터에 따르면 해외에서의 순 이주는 올 6월 분기 3개월 동안 6만 3,000명이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3월 분기 13만 3,500명 및 6월 분기 12만 명과 크게 비교되는 수치이다.
지난 회계연도(2-23-24년), 호주로 유입된 임시 이민자 수도 44만 5,63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이후 가장 적은 이민자 수이다.
올 6월 분기에만 호주로 입국한 순 이민이 35% 감소한 반면 호주에서 체류하다 자국으로 돌아간 이들은 7.9% 증가에 그쳤다. COVID 팬데믹 대처의 첫 단계, 즉 호주 국경 폐쇄를 결정했을 당시를 제외하면 순이민자의 (자국으로의) 출국은 가장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 같은 임시 이민자 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순 해외 이민은 연방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았다. 정부는 2023-24년, 39만 5,000명의 순이주를 예상했고, 이번 연도(2024-25년)에는 26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연방 재무부 짐 찰머스(Jim Chalmers) 장관은 이번 ABS 데이터에 대해 “해외 순 이민이 감소하고 있으며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장관은 “올해 5월 예산 계획에서 예상했던 것에 비해 임시 이민자의 자국 출국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해외에서의 입국자가 보다 용이한 관리 수준으로 감소하기 시작했고, 더 많은 제한 정책이 발효됨에 따라 이 수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면서 “우리(정부)는 이민자 유입을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되돌리고 이민 시스템이 모든 호주인의 이익을 위해 작동하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터 더튼(Peter Dutton)이 진정으로 순 이민 감축에 관심이 있다면, 그는 정부 정책을 반대하기보다 유학생 상한선을 지지할 것”이라는 말로 야당 대표의 ‘말 바꾸기’(집권 여당의 국제학생 상한선 정책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가 최근 이를 철회)를 비꼬았다.
ABS 데이터를 통해 드러난 순이민 감소는 정부가 유학생 입국을 위한 조건을 강화하기 시작한 이후 발생했지만 임시기술이민 소득 한도 증가와 7월 1일부터 시작된 대학 졸업자의 임시 졸업비자 자격 연령을 낮춘 것을 포함해 여러 가지 이주 제한이 시작되기 이전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이번 ABS 데이터는 단기 비자 소지자가 자국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데 있어 정부가 안고 있는 어려움을 보여준다. 연간 호주 입국자는 지난 5월 예산 계획에서 예측한 것보다 5,300명 적었지만 호주에 머물다가 자국으로 출국한 수치는 예상보다 5만 3,000명 낮았다.
지속적인 문제는, 임시 졸업비자로 호주에 입국한 뒤 국내에 계속 머무르는 유학생, 망명을 신청하거나 망명 비자 승인 거부에 항소하면서 여전히 국내에 체류하는 임시비자 소지자의 증가이다.
야당 내각 이민부를 담당하는 단 테한(Dan Tehan) 의원은 지난 2년 사이 거의 100만 명이 호주로 유입됐음을 강조하면서 “노동당은 다시 한 번 이주 목표를 초과했는데, 이번에는 5만 600명의 추가 이주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테한 의원은 특히 난민 신분이 거부되어 추방을 기다리는 이들의 수가 9만 명에 달하는 것은 집권 여당인 노동당이 이민 시스템을 관리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노동당이 이민을 담당하면서, 날이 갈수록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야당(자유-국민당 연립)은 연방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순이주 정책에 대한 신뢰를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했다. 애초 여당의 국제학생 상한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가 최근 노동당의 이 법안에 반대를 표하면서 이를 차단했기 때문이다.
야당의 더튼 대표는 이달 첫 주, 순이민 수치를 연간 16만 명으로 줄이겠다는 야당 정책을 철회했다. 하지만 새로운 수치는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정책도 없는 정당”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한편 호주 총 인구는 지난 회계연도(2023-24년)에 55만 2,00명이 증가해 2,720만 명이 됐다. 이는 2.1%가 늘어난 것으로, 모든 주와 테러토리(State and Territory)에서 인구 증가율은 둔화됐다.
NSW는 올 6월 분기, 1만 9,476명의 거주민이 추가됐다. 이는 2021년 12월 분기 이후 가장 적은 증가이며, 이로써 NSW 전체 인구는 약 850만 명에 이르렀다.
빅토리아(Victoria)는 이 기간(6월 분기) 2만 4,679명이 늘어났으며, 이 또한 2022년 6월 이후 가장 적은 수의 분기별 증가이다. 현재 VIC 인구는 약 700만 명에 약간 못 미친다.

호주 전체 인구의 약 60%를 차지하는 NSW와 빅토리아는 2022년 초, 폐쇄를 이어오던 호주 국경에 재개된 이후 처음으로 분기별 순이민 유입이 1만 9,000명 미만으로 기록됐다.
백분율을 기준으로, 가장 빠른 인구 성장을 보인 지역은 서호주(Western Australia)였다. WA는 6월 분기, 1만 3,360명이 늘어났으며 지난 6월 분기 이후 12개월 사이에만 8만 1,400명이 증가했다.
한편 이번 ABS 데이터는 또한 호주 출산율(fertility rate. 여성 한 명이 평생 출산하는 자녀 수)이 1.49명이라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음을 보여준다. 올 6월 분기, 전국적으로 7만 2,100건의 출산이 기록되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0.8% 감소한 것이다.
아울러 인구 고령화도 지속되고 있다. 처음으로 75세 이상 고령자가 호주 전체 인구의 8%, 즉 210만 명에 달했다. 호주 평균 연령은 39.9세로 기록상 가장 높다. 특히 NSW 거주민의 평균 연령은 처음으로 40세에 도달했다.
■ 각 주(State) 인구 증가
(State : 2022년 6월 / 2023년 6월 / 2024년 6월-명)
NSW : 8,166,704 / 8,341,199 / 8,484,357
VIC : 6,630,631 / 6,816,241 / 6,981,352
QLD : 5,320,941 / 5,460,477 / 5,586,322
SA : 1,821,215 / 1,852,972 / 1,878,029
WA : 2,791,794 / 2,883,762 / 2,965,159
TAS : 571,051 / 573,738 / 575,366
NT : 250,228 / 253,061 / 255,100
ACT : 456,915 / 466,359 / 474,132
Source: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 순이민 수-예산 예측 비교
(회계연도: 예상 계획에서 예측한 순이민 / 실제 순이민 / 초과 순이민 수)
2019-20년 : 2020 : 154,000 / 192,700 / 38,700
2020-21년 : -97,000 / -85,000 / 12,000
2021-22년 : 150,000 / 203,500 / 53,500
2022-23년 : 400,000 / 535,500 / 135,500
2023-24년 : 395,000 / 445,700 / 50,700
Source: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 지역별 인구 자연증가
(2024년 6월 30일까지 지난 1년 사이. State : Births / Deaths-명)
NSW : 90,179 / 58,629
VIC : 76,770 / 45,182
QLD : 58,258 / 37,225
SA : 18,562 / 15,209
WA : 31,173 / 17,600
TAS : 5,554 / 5,189
NT : 3,421/ 1,251
ACT : 5,113 / 2,313
Source: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