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C의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 조사, “서비스 접속 위해 이용약관 ‘수락’ 불가피”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타인의 의해 매일 수집되는 본인 개인정보의 ‘정도’(extent)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우려이다.
해당 서비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호주 공정경쟁소비자위원회(Australian Competition and Consumer Commission. ACCC)의 최근 중간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디지털 플랫폼 사용자(소비자)들이 접하게 되는 서비스 업체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살펴보는 데에는 한 달에 거의 46시간이 소요된다.
평균적으로, 일반적인 개인정보보호 정책에는 6,876단어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를 다 읽는 데에는 약 29분이 소요된다.
ACCC는 “이에 따라 대개의 소비자들은 이 정책에 신경 쓰지 않으며 ‘어떤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에 액세스하려면 이용 약관을 수락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ACCC는 “개인정보보호 정책에는 소비자 데이터를 제3자와 공유하도록 촉구하는 광범위한 이용 약관이 포함되어 있다”며 “(공유받는 당사자가) 식별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에 소비자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누구와 공유되었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개인정보보호 약관의 모호한 언어와 함께 ‘수락하거나 아니면 사이트에서 나가라’(take-it-or-leave-it)는 문구로 인해 소비자는 자신의 데이터와 관련하여 본인이 ‘동의’한 내용을 이해하기도 어렵다.
여기에는 데이터 회사에 대한 공급과 ‘데이터 제품 및 서비스’를 공급하는 기업이 포함되어 있다. 보고서는 이 경우, 고객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회사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했다.
ACCC 카트리오나 로우(Catriona Lowe) 부의장은 ‘중요한 상품’으로써의 데이터 중요성은 인공지능 기술 발전과 함께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많은 경우 데이터 회사는 정보가 사용될 수 있는 소비자와 직접적인 관계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데이터 회사가 이미 수집한 각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공유하거나 판매되는 범위를, 대다수 소비자는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우 부의장은 “소비자가 임대 부동산 신청이나 보험상품 구매 견적 받기 등 온라인으로 중요한 서비스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접속한 사람의 개인정보나 기타 데이터를 더 많이 요구함에 따라 우리(ACCC)는 소비자가 본인의 데이터가 어떻게 공유되고 사용되는지에 대한 선택권 또는 의미 있는 통제권을 행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데이터 ‘세그먼트’로
취약계층, 위험에 빠질 수도
이번 중간 보고서는 취약계층 사람들이 데이터를 통해 식별될 때 표적이 될 위험이 더 높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데이터 회사는 잠재 고객을 분류-식별하기 위해 소비자를 각 ‘세그먼트’(segments)에 배치한다. 즉 ‘어린 자녀가 있는 가구’ 또는 ‘저렴한 휴가 패키지를 구매할 가능성이 있는 가구’ 등 공통 특성을 기반으로 사람들을 그룹화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세그먼트는 할인 가격의 애완동물 사료에 대한 타겟 광고를 전달하는 데 사용되는 ‘반려동물 소유자’ 그룹과 같이 무해한 목적을 위한 것일 수 있다”며 “하지만 소비자 부문이 잠재적으로, 해로운 방식으로 취약 집단을 표적으로 삼는 데 사용될 위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처럼 민감한 세그먼트를 사용할 수 없더라도 유사한 결과를 얻기 위해 다른 데이터를 결합하는 방법이 있을 수도 있다”고 언급한 보고서는 “예를 들어 특정 사이트를 방문하는 접속자에 대한 위치 데이터를, 해당 주소가 예배 장소임을 나타내는 데이터와 결합하면 특정 신앙을 가진 이들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세그먼트에 대한 프록시 역할(serve as a proxy)을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검색 엔진, 소셜미디어, 개인 메신저, 온라인 쇼핑 등을 포함한 디지털 플랫폼에 조사는 2020년 2월 처음 시작됐다.
현재 진행 중인 ACCC의 이번 조사에 대한 최종 보고서는 2025년 3월, 공개될 전망이다.
■ 노출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 이용자 데이터
이름
주소
이메일
생일
전화 번호
생활(또는 가계) 수준
가족관계
자녀/애완동물의 수와 연령
고용 상태
소득
Centrelink 복지혜택 수혜 상황
교육 수준
생체정보
범죄/의료 이력
사회경제적 지위
(기존 온라인) 구매 및 거래 내역
소셜 미디어 계정 및 LinkedIn 데이터
모바일 장치 식별자를 포함한 고유 ID
실시간 위치 정보
디지털 장치 정보
TV를 통해 소비되는 콘텐츠
Source: ACCC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